1. 실험물은 잘 다뤄야 합니다




뚜벅 뚜벅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 소리가 넓게 울려퍼진다.


실험복 의상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기분 나쁜 미소를 가진 한 연구원이 수갑이 채워지고 가면이 씌여져 있고 수술 자국이 무수히 많은 실험체에게로 가고 있다.


가면을 쓰고 있는 남자는 철저히 갇혀 있다. 카드키로만 열 수 있는 문 안에 다시 자물쇠를 따야만 하는 철장 속 손목에 두껍고 무거운 수갑이 걸려 있다. 초인이 아닌 이상은 풀기 만만치 않은 곳이다. 마치 감옥처럼 그 남자는 여기에 갇혀 있다.


저벅 저벅, 하고 울려퍼지는 소리에 졸던 남자는 눈을 뜨고 연구원을 바라보며 제자리에 앉는다.


삐삑_ 끼익-


하며 문이 열리는 그 순간까지 침묵이 이어졌다.


실험체인 남자가 물었다.


"오늘은 또 무슨 짓을 하실 거죠? 연구원님"
하고 눈웃음을 지으며 무섭게 웃었다.


"뭘 할 거라 생각해?"


"어디 보자~ 뭐 이상한 거라도 몸 안에 넣으려나?"


"어라? 반은 맞췄어. 대단해."


"독극물이라도 넣으려고?"


"다른 의미로 독극물이긴 하지. 아주 약~한 거지만,"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주머니에서 액체가 들어있는 주사기를 꺼냈다.


"....저 색깔은...최음제? 요즘 발정이라도 나셨대?"


"아니, 발정한 네 모습을 한번 보고 싶어서 말이야. 두손 다 묶인 채 안절부절 못하는 네 몸뚱아리를"


"악취미네."


저벅저벅 이라는 소리가 나며 다시 연구원은 남자에게 다가간다. 아마도 저 주사를 주입하려는 것이지. 정말로 성격 나쁘네, 라고 생각하며 남자는 한숨을 쉬며 힘을 뺐다.


저벅



저벅



저벅







콰당-



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효과음이 들리며 발을 헛딛으며 넘어지고 말았다.


"..."


"..."


"..."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푸핰ㅋㅋㅋㅋㅋ풉ㅋㅋㅋㅋㅋㅋ 뭐얔ㅋㅋㅋㅋ 연구원씨 내가 이래서 당신을 미워할 숰ㅋㅋㅋ 없다니깤ㅋㅋㅋ 너무 귀엽잖아, 아무것도 없는뎈ㅋㅋㅋㅋㅋ"


"...닥쳐 덩치만 큰 새끼야, 시발 바닥이 미끄러웠을 뿐이라고 누가 이렇게 빤딱하게 닦아놨어? 조져버릴거야."


"크핰ㅋㅋㅋㅋ 진짜 뭐얔ㅋㅋㅋ"




TAKE 2



"악취미네"

라고 중얼거린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몸에 힘을 뺴고 앉았다.


저벅 저벅하고 남자는 약간 벌려져있던 거리를 서서히 좁히며 다가 오고 있었다.


두근, 두근 최음제를 먹어본 적, 맞은 적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몇 년간 안 맞아 본 터라 무슨 느낌이였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약간의 기대감이라도 있는 걸까


저벅



저벅



저벅


저- 쿵!!!


요란한 효과음과 함께 연구원은 넘어지고 말았다.


"기회를 줘도 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씹ㅋㅋㅋㅋㅋㅋ 너무 하넼ㅋㅋㅋㅋㅋ 솔직히 말해봐 웃겨 죽이려고 온 거지??ㅋㅋㅋㅋㅋ 진짜로 바닥 잘 닦았나 보넼ㅋㅋㅋ"


"...시이바아아알........ 죽여버릴 거야 닥쳐 주둥이 다물어라고 새끼야..."


연구원이 궁시렁 대는 사이 남자는 연구원 손에서 떨어져 나간 주사를 보고는 말을 걸며 태연히 자신의 품 안에 숨겼다. 아마도 유용하게 쓰려고 하는 것일 것이다.


"망할, 기분 잡쳤어. 어차피 약도 엄~청 약한 거였고."
라는 말을 남기고는 연구원이 밖으로 나가 버렸다.


남자는 저런 연구원이 얼마나 귀여운지 생각하고 있던 남자는 연구원이 간 문을 쳐다보며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주사도 놓고 가냐 띨띨이 연구원'





오늘 기분은 망한 연구원은 빨리 연구복을 갈아입고 분을 삭히고 있었다.


"젠장할...기분 나쁘게 웃기나 하고 말이야... 내가 그 놈은 꼭 망하게 할테다."


"선배, 또 실험체 72호랑 싸웠어요??"


"싸웠긴 뭘, 걔가 일방적으로 다 잘못한거야."


"큭, 귀여우시네요 매일마다 그쪽만 가시면 사람이 바뀌신다니깐요"


"귀엽다니 시벌 장난하냐? 와 씨 소름돋아."
장난이 아니라 정말로 소름돋는 말이였다. 그런 낮깐지러운 말을 내뱉을 수가 있냐 그것도 남자한테 여자한테 해도 부끄럽잖냐 라는 말을 속사포처럼 내뱉고 싶었지만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연구원은 참았다.


"왜요, 귀여운거 맞으시잖아요?? 그리고 역시 선배는 마스크 벗은 게 어울리시네요"
하는 이상한 말을 하며 마스크를 살짝 벗기는 이 미친 놈을 보며 연구원은 기겁하며 소리를 질렀다.


"이런 미친 놈아!! 뭔 짓이야?! 돌았냐?? 나한테 그딴 장난 치지 말랬지! 너 게이야?!"


"남자한테 최음제도 많이 뿌리는 분이 게이라고 기겁하는 거 보면 순진한 거 맞지 않으세요?"


"이런 미친...닥치고 연구복 갈아입어 32호한테 갈거야. 준비나 해."
기분 나쁜 느낌이다, 라고 연구원은 저 녀석이 위험하다 감지했지만 어디서나 봐도 훨씬 후배이기 때문에 봐줬다.


"네에 네에-"





#





"흑...하앗!!! 윽, 제바, 제발... 싫어요"
욕망에 못 이기고 자기 동생과 관계를 맺고 있는 저 남자 둘을 보자면 역시나 욕망의 힘이란 엄청 나구나라고 연구원은 저 형제를 보며 생각한다.


"우와...아무리 형제라도 최음제 한 방이면 콱! 이네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니 즐기고 있는 것 같은 후배는 주사에 나오는 액을 조금씩 내보내며 관람하듯이 보고 있었다.


"근데 웬일로 선배가 남자를 맡으시나요?"


"여자는 요즘 보는 게 질려서...이거 보니까 토나온다, 역시 여자가 짱이지."
남자끼리 하는 걸 보는 게 그렇게 혐오감이 들진 않지만 연구원은 역시 여자가 취향이였다.


"에~이, 이 참에 그냥 이쪽으로 오는 게 어때요? 제가 잘 리드를-"





주먹으로 머리를 치며 단호하게 말했다.


"꺼져, 이런 미친 놈아."


"선배는 그게 매력이죠~ 데헷."


아오 진짜 어떻게 저걸 죽이지 하며 진지하게 연구원은 생각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약으로 빨리 실험체 72호를 망가트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내일이다. 이 약만 있으면 완전 꼴이 볼 만하겠네.






2
이번 화 신고 2016-07-09 00:53 | 조회 : 11,492 목록
작가의 말
지루한

다음 화에 수위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걱정입니다... /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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