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내적갈등

“그래서 하려던 말이 뭐였어?”

“…….”



연우는 궁지에 몰려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 좋아해?”


대답이 없자, 민운은 다르게 질문을 했다.
연우는 고개를 홱 돌려 그의 눈을 피했다.


“그럼 싫어?”

“……꼭 둘 중 하나를 골라야겠어요?”



연우는 여전히 눈은 마주치지 않고 손으로 얼굴을 쓸어 내렸다.
이제 보니 귀까지 빨갛다.





“그럼 아까 하려던 말을 알려주던지. 궁금하단 말이야.”



민운은 그를 보챘다. 보통 고집이 아니었다.



“아……그러니까, 그……저도…….”



연우는 여전히 땅바닥만 보며 어렵게 말했다.
민운은 눈을 반짝거리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저도 도련님을 좋아한다고요…….”



민운은 얼굴에 급 화색이 돌았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꼬리는 이미 실컷 위로 올라가서 내려올 생각을 안했다.
너무 기뻐서 웃음을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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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때든 행복할 때든 같이 있어 달라는 얘기다.”



어제 회장이 연우를 만나 부탁을 했을 때,
연우는 조금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회장은 자신이 무리한 부탁을 한 것인지 걱정이 되려는 순간, 연우가 말했다.




“……사실 잘 모르겠어요.”



회장은 그의 대답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슨 소리냐?”

“물론 제가 도련님을 조, 좋아하는 건 맞긴 한데…….”



그는 부끄러움을 타며 말했다.



“제가 옆에 있어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요. 자신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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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전히 도련님과 사귀고 싶지 않아요.”



연우의 그 한마디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아주 급격하게 얼굴빛이 납빛이 되었다.


“대체 왜……?”


그는 침착하게 물었다.


“무서우니까요.”



연우의 손이 조금 떨렸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완전히 극복하기엔 너무나도 큰 상처였고 아직까지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민운은 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이게?”



그리고 손을 잡고 들어올려보았다.



“네.”



이제야 연우는 그와 천천히 눈을 마주치기 시작했다.
눈썹이 축 쳐져 있었다.

민운이 본 그의 표정은 많이 복잡했다.
미안하고, 걱정스럽고, 겁이 난 표정이었다.





“괜찮은데? 깍지 껴볼까?”


민운은 이번엔 깍지를 껴보았다.
그러자 연우의 그 표정은 싹 날라가고, 당황하고 부끄러운 표정만 남았다.


“힉!!! 뭐하는 거에요!”

“괜찮잖아.”


“제가 말하는 건 이게 아니잖아요!”


연우는 화끈거리는 얼굴로 버럭 소리쳤다.
그가 뭘 말하는 건지 알 것 같았다.

민운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한번 해보고 결정해.”

“뭐……뭘…….”


연우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키스.”


“으아아아!!”

2
이번 화 신고 2017-02-09 01:55 | 조회 : 2,949 목록
작가의 말
로렐라이

에이 뭘 새삼...... 해봤잖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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