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늑대는 여전히 어려요




“김선생님 시험문제 출제 다 하셨어요?”
“ㅇ…아! 지…지금 다 해서 메일로 보냈습니다!”
“사람이 느릿느릿 움직이면 사회생활 적응 못해요 쯧쯧”


교생이었던 내가 어쩌다 보니 선생이 되어 이 학교에 다시 온지도
3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날 싫어하는 교감선생님의 눈초리도 적응이 될 만도 한데
적응은커녕 스트레스 받아서 죽을 거 같다.


‘강이한 보고싶다’


교장선생님의 꾸중을 들을 때 마다 생각나는 나의 사랑스런 애인 강이한이
너무 미치도록 보고 싶어 죽겠다 아침에도 봤는데 말이야.
봐도 또 보고싶고 또 보고싶고 또또 보고싶은 중독성이 강한 강이한


“쌤!!! 아 진짜 몇 번을 불렀는데”
“ㅇ…어어?! 미안…지금…중간고사…문제…출제중이라…들어오면…안돼…나와”


교무실 내 자리에 언제와 내게 소리를 지르는 우리반 문제아 남궁진
꼭 이 녀석을 보면 강이한이 생각나서 더 보고싶어 죽겠다.
진이를 데리고 나와 상담실로 향했고, 상담실로 들어서 의자에 앉은 꼴도
삐딱하니 더욱 강이한 같았다.



“1학년 내신이… 많이 포함이 안 돼 보여도 주…중요해…진아”
“대학 안가요”
“…이…출석률…로…는…졸업도…못…해…”
“알아서 할 테니까 사람 좀 그만 귀찮게 해요!”


소리를 빽! 지르곤 상담실을 뛰쳐나가는 남궁진 저 싸가지를 잡지도 못하고
어찌나 빠른 걸음인지 내가 뒤쫓아 나갔을 때는 보이지도 않았다.
키만 멀대 같이 커서 걸음은 왜 저렇게 빨라!


퇴근을 한 후 집으로 와 씻고나 서 바로 뛰어간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어 바로 따고선 입으로 직행했다.



“으~ 맥주 맥주!”
“맨날 술만 마시면 돼지된다.”
“돼지…되면… 나 안좋…아해줄…거야?…”


초롱초롱 한 눈빛으로 한 마리의 순한 양처럼 이한을 바라보는
지호의 시선에 이한은 지호를 품에 안고서 이마에 짧게 키스를 하곤
더 세게 지호를 껴안았다.


“돼지 되면 굴려야지 오동통하고 작고 귀여우니까 잡아먹기도 맛있겠네.”
“구…굴리긴…ㅇ…왜…굴려!”
“지금도 굴리고 싶어 죽겠는데 참고 있다. 맥주 딱 한 캔만이야.”
“…칫”


이한이가 대학에 입학 한 후로부터 매일 우리집에서 먹고 자고 하다 보니
아예 눌러 앉아서 같이 사는 꼴이 되어버렸고,
전세였던 우리집을 이 돈 많은 늑대 놈이 사버려서 이놈에게 매달 월세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같이 살자는 어이없는 말로 우리 둘의 동거가 시작됐다.
그래도 싫은 것 보단 좋아 죽겠다 매일 보고 같이 자서.


“이 시간에 누구한테 전화 오는 거야”
“그러게 누구지?”


함께 소파에 앉아 TV에 나오는 축구에 집중을 하던
내 집중을 깨는 진동소리에 핸드폰을 봤지만 모르는 번호에다가
공중전화라 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 결국 받았다.


“누구세요?”
[…쌤 저 태우인데요 그… 진이가 많이 다쳐서 그런데 보호자가 필요하데요
병원비는 안내주셔도 되니까 병원에 와주실수 있으세요?]
“어디 병원인데 뭐 때문에 그렇게 다친 거야? 너희 오토바이 탔니?”
[…일단 오셔서… 수술해야 해서…]
“후… 알겠어”


옆에서 축구를 보던 이한의 시선은 TV가아닌 진지한 표정의 지호에게로 옮겨갔고,
지호는 맥주를 내려놓고 소파에서 일어나 가디건을 들고선 신발을 신었다.
그런 지호의 모습에 인상을 쓰며 짜증을 부렸다.


“게네 부모 없어? 왜 니가 가”
“응 없어 아버지 있는데 알콜 중독이셔 수술해야하는데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니가 게 보호자는 아니잖아. 고작 담임이잖아”
“고작이 아니야. 어린애처럼 굴지마 강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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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6-10 16:43 | 조회 : 2,834 목록
작가의 말
모근님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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