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떨리는 손끝에 반대편 손등을 덮었더니 그나마 봐줄만했다. 세삼스레 이렇게 멀찍이 앉은 것은 내 탓이기도 했지만, 그의 눈빛에는 당해내지 못하였다. 안그래도 남자에 약한 내가. (남자에 약하다는 것은 좋은 감정이 아니다.) 아무렇지 않게 나와 눈을 마주치는 그와 거리를 넓혀놓지 않으면 내가 원치 않은 상황이 오리란걸 난 잘 알기에, 조금은 풀이 죽어보는 그에게 한마디 내뱉는다. "말 걸지 말아줄래?" 툭 내뱉듯 말한 이말에는 수만가지의 뜻이 담겨있으니 어떻게 그걸 받아 들일지는 그의 몫이였다. 조금은 두근거리기도 했다. 다른사람과 넌 다를까? 하지만 그의 눈은 다시는 나와 마주치지 않았다. 내가 원하던 일이니 후회는 하지 않을것이다. 항상 그래왔지만 좀더 찜찜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밤은 정말 길었다. 정말로, 너무 길었다.

0
이번 화 신고 2016-05-20 23:47 | 조회 : 1,626 목록
작가의 말
시불개

.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