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3일

오늘 집 앞마당에서 놀았다. 풀밭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는데 새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새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그곳에는 새장이 있었고, 새는 그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나는 읽던 책을 덮고 새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새야 안녕?"


인사를 했지만 그 새는 내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 내 인사도 받지 않고 계속 노래를 부르기만 할 뿐이였다. 흥미가 떨어진 나는 다시 책을 읽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새의 노랫소리가 귀에 거슬리기 시작하였다. 나는 다시 새에게로 다가가서 말하였다.


"새야 새야, 조용히 하지 않으면 영원히 노래 부르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꺼야."


그래도 새는 조용히 하지 않았다. 짜증이 났던 나는 집안으로 들어가 가위를 들고 나온 뒤 다시 새에게 말하였다.


"새야 새야, 내 손에 들린 이 가위가 보이니? 이제 그만 조용히 해주렴"


그래도 새는 끝까지 내 말을 듣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 나는 새장 문을 열고 새를 꺼내, 그 새의 혀를 잘라 버렸다. 그러자 그 새는 더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만족한 나는 새를 다시 새장 안에 집어 넣었다. 다시 책을 읽고 있는데 무었인가 어딘가에 부딫이는 소리가 들려 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그 새가 새장 안에서 날아 올라 새장에 부딫이는 것이였다. 시끄러웠다.


"새야 새야 가만히 있어, 내가 책을 읽을 수 없잖아?"


나는 새를 물끄럼히 쳐다 보았다. 그 새의 입에서는 피가 흘렀고 새는 여전히 새장에 브딫히고 있었다. 나는 새를 꺼내 날지 못하도록 날개를 잘라 버렸다. 힘줄을 끊으니 힘도 별로 들지 않았다. 몸에 새의 피가 흥건히 묻었다. 그 붉은 피를 보고 있으니 정말 짜릿했다. 기분이 좋아 웃고 있었는데, 나를 돌봐 주시는 분이 나를 보더니 기겁 하였다.


"아 아주머니, 저좀 도와 주실래요?"


상냥히 물어 봤는데도, 그 아주머니는 벌벌 떨기만 하였다. 그 표정 정말이지 마음에 들었다. 몇분 서 계시더니 새는 담장 밑에 묻었고 나를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 왔다. 아주머니는 내 옷을 빨고 나는 화장실에서 온몸에 붇은 피를 씻어 냈다. 다 씻고 옷을 입으니 아주머니 께서 내 방으로 다시 들어 오셨다.


"아가씨"


내 이름이 아닌 아가씨라고 불렀다. 음..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참기로 하였다.


"네?"


아주머니는 머뭇 거리시더니 입을 열었다.


"아까 그 새... 왜 그러셨요?"


예상했던 질문이다.


"시끄러워서요"


내가 대답을 하며 방긋 웃어보이자, 불쌍한 그녀는 다시 표정이 굳어 졌다. 아 저 표정..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저런 표정을 보는 것이 정말 즐겁다.


"아, 다른 사람들 에게는 비밀인 거에요 아시겠죠?"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아시겠죠 아.주.머.니?"


내가 다시 한번 묻자 아주머니께서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저 대답 하나 들으려고 내가 이렇게 기다렸다니.. 아 그런데 이 아주머니, 살려 두기 싫다. 분명 여기서 쫓겨나면 굶어 죽게 된다며 아버지께 매달렸다는 것 같았는데.. 아 좋은 생각이 났다. 우리집에서 쫓아내면 죽는건가?


"혼자 있고 싶어요, 나가 주세요"

"네 아가씨.."


뭐 아주머니께서도 전에 오빠를 다치게 한 적이 있어 쫓아내질 뻔 했으니, 이번에 내가 또 다치면 쫓겨 나겠지? 그리고 저 아주머니 나한테 아가씨 아가씨 할때마다 표정이 않좋았어. 뭐 딸뻘인 나한테 존댓말 쓰는게 영 좋지는 않았겠지? 아주머니를 내보낸 뒤 나는 오빠의 방으로 들어 갔다.


"오빠 나왔어"

"아 내 동생 왔어?"


그는 화색하며 의자에서 일어나 나를 꼭 안아 주었다. 내 오빠는 음... 얼마 더라... 아 그래, 5년정도 먼저 태어나 내 오빠가 되었다. 나는 내 오빠가 좋다. 내가 무슨 짓을 하면 어른들은 표정이 굳으며 무서워 하지만 오빠는 나를 전혀 무서워 하지 않는다.


"오늘은 무슨 일을 하셨을까?"

"새가 영원히 날지 못하고 노래 부르지 못하도록 만들었어"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물었다.


"이유는?"

"독서를 하는데 시끄러워서 방해가 됬어"


그는 웃어 보이며 말하였다.


"저기.. 나 유학 갈꺼 같아"

"하지만 오빠는 이제 겨우 10살 인걸?"


몇초간의 침묵이 이어지고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 받아야 해, 그러려면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오빠는 이미 똑똑하고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걸..."


오빠와 헤어지기 싫었다. 그도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나도 우리 사랑하는 동생과 헤어지기 싫어, 하지만 이 회사를 물려 받아서 우리 동생이 하고 싶은일 도와주고 싶어"


주위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오빠는 성숙하다. 몸은 어리지만 머리는 그 누구보다도 비상하다.


"언제 가는데..??"

"내일"


이런, 오빠도 나에게 미루고 미루다 오늘이 되서야 말한 것이다. 오빠는 미안 한지 곰인형 하나를 건냈다. 오빠가 나에게 종종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정말 우리 오빠는 못하는 걸 못하는 사람인 것 같다. 오늘 밤에는 마지막으로 오빠와 같이 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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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3-13 23:10 | 조회 : 695 목록
작가의 말
트위들

이야기는 사이코패스인 아이의 일기 입니다. 약간 잔인한 부분이 나올 수 있으니 주의 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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