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물(맛보기)

“하아, 어디 있는 거야.”

모자를 쓴 남자, 류은호는 추운지 몸을 한 번 부르르 떨더니 어깨에 걸치듯이 올려둔 담요를 손으로 꾹 잡고 몸을 감싸며 학교 뒤편의 코너를 돌던 그때였다.

휙 -

“윽!”

갑작스레 손목을 잡힌 은호는 화들짝 놀라 손으로 잡고 있던 담요를 떨어뜨리며 제 손목을 잡은 손에 이끌려 벽에 몸을 부딪혀 작게 고통에 찬 신음을 뱉었고, 손목을 잡은 손에 스르륵 힘이 빠지더니 그 손이 벽을 짚으며 나를 품 안에 가둬버리는 자세가 되어버렸다.

“.. 선도부는 아니네.”
“뭐, 하는.. ,!”

남자는 불쑥 모자 밑으로 고개를 틀어 얼굴을 확인하며 마치 잡아먹을 것 같은 눈동자로 은호를 잠시 응시하다가 담배를 쥔 오른손으로 툭 치자 은호가 살짝 얹어 둔 것 같은 모자가 바닥에 떨어졌고, 마치 새하얀 눈처럼 하얀 머리카락이 드러나며 귀가 나왔다.

“고양이인가,.”
“.. 씨발.”

난 사자야, 남자가 연신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는 은호의 팔을 잡아 내리더니 마치 감별사라도 된 듯이 그의 얼굴을 품평이라도 하듯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던 그는 마지막으로 은호의 목에 체취라도 맡으려는 듯이 목에 얼굴을 파묻었다.

“하으.. 뭐, 뭔 씨발.,!”

숨을 들이마시자 은호가 화들짝 놀라서 그를 밀어내었고 그는 아무런 저항 없이 밀려나 주더니 손에 쥔 담배를 입에 가져다 대더니 교복 바지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더니 은호의 패딩 안의 교복 마이 안 주머니에 라이터를 넣었다.

“류, 은호라..”

남자는 교복 마이의 가슴 주머니에 매달아둔 명찰을 보며 픽 웃음을 흘리더니 그대로 가져가 자신의 손에 쥐더니 자신의 명찰을 그의 손에 쥐여주고는, 라이터 주러 와라. 그 말만 남기고 그대로 가려던 남자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몸을 틀었다.

“...?”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자신의 볼을 검지로 톡톡 치고 웃은 남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 한 내가 그게 뭐냐는 듯이 남자를 째려보자 그는 푸흐,-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웃음을 뱉어내었다.

“안 오면, 내가 잡아먹는다.”

이게 핵심이었다는 듯이 미소를 한 번 날려주고는 제 볼일은 끝났다는 듯이 제 갈 길을 가버리는 남자의 뒷모습을 멍하니 보았다.

“신.. 현호,? 아, 진짜 뭔 저딴 또라이가 다 있어..!!”

어느새 사라진 남자의 뒷모습에 은호는 따뜻한 온기와 함께 제 손에 쥐어진 명찰의 이름을 보고는 버럭 화를 내며 바닥에 명찰을 패대기 치려다 화를 참으며 떨어진 담요를 챙겨 자신을 이쪽으로 오게 만든 사태의 범인을 만나려 교실로 올라갔다.





“야, 너 신현호 선배한테 찍힌 거 아니야?”

은호는 제 이야기를 들은 강지원의 말에 알 게 뭐냐는 표정으로 그를 보자 지원은 그렇게 한가할 게 아니라는 표정으로 은호를 보며 평소에 잘 볼 수 없던 진심으로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럴 게 아니라 빨리 라이터 돌려주러 가.”
“지가 나한테 넣었는데, 내가 왜?”

성격 좀 죽이고, 빨리. 지원이 제발 좀 가라는 듯이 힘을 써서 은호를 끌려고 했지만 은호는 절대 가기 싫다는 듯이 온몸으로 자신의 힘을 최대한으로 쓰며 가기 싫다며 버티기 시작하였다.

“아, 나도 모르겠다. 난 담배나 피러 간다..”
“.. 나도 갈래.”

지원이 체념하며 말하자 은호는 잠시 침음하다가 자신도 가겠다며 나섰다. 여기 있다가는 그 남자에게 잡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차라리 여기를 피하도록 하는 게 나을 듯 하였다.


그 시각, 2학년 4반에서 현호는 다리를 꼬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그에게서 가져온 명찰을 연신 만지며 학교 뒤에서 본 남자, 류은호를 생각하다가 자신의 머리를 쓸어 올리더니 양손을 주머니에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또 담배 피러 가냐? 같이 가, 학생 주임한테 꼰지르게.”

옆에 있던 자신의 몇 안 되는 친구인, 선도부 황수호의 말에 현호는 보기 드물게 희미하게 미소를 띠며 자신의 손목에 시계로 점심시간이 10분 정도 지난 것을 보고는 다시 수호를 보며 슬며시 입을 뗏다.

“.. 쓸데없이 개기는 아기 고양이 잡아먹으러 간다.”

현호는 그 말과 함께 반을 나가버렸고, 수호는 찰나였지만 보았다. 그런 현호의 눈에서 진짜 광기에 번들거리는 것을 보았기에 수호는 누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궁금하여 그를 따라가기로 하였다.



**



현호와 수호가 은호와 지원을 찾아내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었다. 그냥 대충 현호의 물음을 가장한 협박에 학생들은 둘이 5층 복도 끝 화장실로 갔다는 것을 순순히 불어냈다.

5층 화장실은 원래도 잘 안 쓰는데. 복도 끝이라 그런지 더욱 안 쓰는 화장실, 현호는 화장실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는 수호를 툭툭 쳤고, 수호는 한숨을 쉬며 화장실 앞에서 멈춰 섰다. 기다릴게.

끼익 -

“어..?”
“.. 미친.”

문을 열고 훅 끼치는 담배 냄새에도 별 개의치 않은 표정으로 몇 시간 전과 다르게 귀를 집어넣고 모자를 벗은 은호의 모습을 본 현호는 지원을 빤히 보자 지원은 움찔거리며 은호를 보았다.

“야, 밖에서 기다린다..”

지원이 불쌍하다는 듯이 측은하게 은호를 한 번 보고는 그대로 나가버렸고, 은호는 황당하다는 듯이 현호를 보자 현호는 다가와서 상체를 숙여 벽을 짚어 또다시 은호를 가두었다.

“.. 고양아. 개기는 것도 나름대로 귀엽긴 해.”

현호가 귀 옆에서 낮게 소곤거리며 말하자 은호는 뭔 미친 소리냐며 그를 힘껏 밀쳐내고는 기분 더럽다는 표정으로 귀를 탁탁 털었고, 밀려난 현호는 그저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그의 손목을 잡아 은호를 힘으로 제압하였다.

“내가 안 오면.. , 잡아먹는다 했는데.”
“흐,. 아, 미친. ,.놈 아니야..!”

그렇게 먹히고 싶었어?, 현호가 낮게 비소를 흘리며 은호가 목에 소리가 나도록 입술을 맞대었다. 그의 숨결이 맞닿자 눈물을 글썽거리며 허리가 간질거리는 느낌에 허리를 살짝 비틀며 신음을 뱉었다.

콰득 -

현호는 심술이라도 부리듯이 정말로 은호의 목을 물어버렸고, 은호는 아팠는지 외마디의 비명과 함께 눈 주변에 눈물이 바로 볼을 타고 흘러내렸고, 현호는 낮게 으르렁거리더니 입술을 떼더니 은호의 눈가를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아, 씨발 개 아파 진짜,. 아니, 먼저 라이터 집어넣ㄱ..!”

은호가 억울하다는 듯이 현호에게 물린 목을 손으로 가리며 울먹이며 말하자 현호는 시끄럽다는 듯이 입술을 부딪히며 바로 혀를 집어넣었다.

부드럽게 혀를 감싸고 일방적으로 그의 혀를 탐했다. 느리지만 진득하게 하지만 여운이 남게끔 길게, 현호는 원래 잠깐 혀를 섞다가 입을 뗄 생각이었지만 키스 한 번 해본 적 없는 어색한 투로 자신에게 휘둘리는 은호에 더욱 깊이 그의 혀를 탐했다.

“푸하,.- 흐, 아..”
“존나 맛있다.”

입을 떼자 급하게 숨을 헐떡이는 그에 입술은 타액으로 인하여 번들거렸다. 현호는 입꼬리를 비틀어 웃더니 자신이 만든 그의 목에 붉은 자국을 보며 만족한다는 듯이 쓸어내리자 그는 화들짝 놀라 팔을 쳐냈다.

“.. 다 했으면 꺼져요.”
“덜 했으면, 당해줄 거야?”

은호가 그를 밀어내었고, 현호는 진심으로 궁금했던 건지 이번에는 은호가 온 힘을 다해서 밀려고 해도 안 밀리는 그에 은호는 그를 째려보았고, 현호가 하하,- 알았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리며 그의 마이 안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가져갔다.

“필래?”
“난 담배 안 펴,요.”

현호의 권유에 은호는 정말 담배를 극혐하는 표정으로 거절하자 현호는 바로 입으로 가져다 대려다 멈칫거리고는 은호를 보았다.

“.. 나 너랑 키스했잖아.”

네 맛 오래 가지고 있었야겠다, 현호는 은호의 경멸하는 표정을 보고도 개의치 않은 표정을 짓더니 담배를 도로 담배갑에 넣더니 제 볼을 톡치며 웃었고, 은호는 황당하다는 듯이 혀를 차며 그를 지나쳐 화장실을 나가려고 하자 현호가 그를 잡아끌더니 거울 앞으로 데려갔다.

“너 이 꼴로 나가게? 누가 봐도 우리 둘이 한 판 했는 것 같은데.”

흰 피부라 그런지 목에 있는 붉은 자국과 잇자국은 눈에 띄었고, 빨간 눈가, 둘이서 나오는 화장실. 좀 이상한 포인트가 한둘이 아니긴 했다. 은호는 한숨을 쉬며 아침에 답답해서 풀어둔 교복 와이셔츠 단추 2개를 잠그더니 넥타이까지 위로 올렸다.

“.. 좆 됐다.”

하지만 나아지는 건 없었고, 은호는 다급히 머리를 숙여 세면대에 물을 틀고 한참을 세수를 하다가 고개를 들어 제 얼굴을 보았고, 현호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입을 가리고 웃고만 있었다.

“아, 미치겠다..”
“있지..”

은호가 제 눈가를 만지고, 목에 붉은 자국을 보더니 포기하자는 듯이 물을 끄고 가만히 거울 속으로 현호를 보고 있자 현호는 씨익 웃으며 그의 등 뒤로 가깝게 붙더니 낮게 으르렁거렸다.

“내가 너한테 나 사자 수인이라고 말 해줬잖아.”

현호가 허리에 슬며시 손을 올리려고 하자 은호가 단칼 같이 손을 쳐버리고는 경멸의 표정과 함께 화장실을 나가버렸고, 아쉽다는 듯이 거울을 보자 귀가 나온 것을 보고는 제 손을 입으로 가져다 대 송곳니로 깨물었다.

콰득 -

“하아. ,. 다음에 만나면, 진짜 잡아먹어야지.”

손에서 피가 떨어지며 작은 피 웅덩이를 만들었지만 현호는 별 개의치 않아 하며 오히려 기분 좋다는 듯이 씨익 웃으며 거울을 보았고, 연갈색을 베이스로 한 가운데 번뜩이는 검정 눈동자는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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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3-09-30 01:59 | 조회 : 2,305 목록
작가의 말
Rebels

진짜 오래전에 쓴 거 어떨지 맛보기 용으로 한 번 들고 왔슘당 후기 반응 좀 괜찮으면 나중에 본 편도 낼까 싶어서.. 헿 다들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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