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365일 남자들의 신음이 끊기지 않는 곳.
술집이지만 어찌 보면 술집이 아닌 다른 곳.
연인놀이가 시작되는 그 더러운 곳.
그 곳에 다녀온 손님들은 그 곳만의 맛을 잊지 못하고 물 흐르 듯 오간다.

나는 그 곳에 있다.



"으... 허리야...."

오늘도 아픈 허리를 잡고 영원히 깨지 않았으면 하는 잠에서 나와 일어났다. 자신이 입었던 새빨간 기모노는 필요 없는 쓰레기처럼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옆에 있는 거울을 보니 역시나 자신의 흰 피부에는 붉은 점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일찍 일어났네? 좀 더 쉬어도 되는데."

문을 열고 들어온 유성이 걱정되는 듯 울상을 지으며 동백꽃이 그려져 있는 물컵을 건네주었다.

"어제도 왜(일본) 남자였나 보네..."
"어..."

율은 유성이 준 물을 마시고 주섬주섬 옷들을 입었다.

"율아, 오늘은 쉬어! 내가 오늘 너 일까지 다 해줄게."
"그 몸으로 잘도 도와주겠다."
"치... 내가 겉으로는 약하게 보여도 한 힘 하거든?"
"마음만 받을게."

율은 웃으며 유성의 머리에 딱밤을 한 대 때리고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오니 방 안에서 났던 비릿한 냄새와 달리 향긋한 꽃 냄새가 났다. 아침을 알려주는 듯 참새들이 지저귀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오늘따라 유난히 꽃들도 더 싱그러워 보였다.

"이런 곳에서도... 좋은 일이 생기려나."

율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이 가던 길을 마저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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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22 14:49 | 조회 : 1,324 목록
작가의 말
똘끼

잘 올려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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