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공x토끼수인수 (1) 약수위

#다정공x토끼수인수 #신청글 #첫 부분 수위x 뒤에는 맛보기 식의...약수위 #부둥부둥




나는 ..귀여운.. 아기토끼!
정확히는 토끼 수인 이다.

수인들은 대부분 시내와 동떨어진 자연에서 사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몇몇 수인들은 정체를 숨기고 동물 혹은, 인간의 모습으로 사람들 속에 섞여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귀여운..(우엑...)아기토끼.. 라고는 말했지만.. 그저 몸집이 작아 아기처럼 보이는 것이지 어엿한 성체다..


...여튼 지금 나는 어째서 골목길에 버려진 상자따위에 몸을 숨기며 비를 피하고 있는 처지가 되었나.. 고 한다면.....

거기엔 아주 깊은 사정.....따위는 없고..
옆 마을 친구 하나나 호식이도 다 시내로 나가서 잘 성공해서 살고 있다는 소식에 나도 가볼까?? ..하고 무계획 무 생각으로 별 준비 없이 출발했다가 이 고생을 하게 된 것이다....

과거의 나는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으으 추워..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좀 더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


'...이대로 만약 비가 그치지 않는다면 나는...'


엄마... 아빠... 보고 싶어.....

덜덜덜.. 그렇게 작은 상자 안에서 몸을 떨고 있을 때, 갑자기 세상이 밝아졌다.


"아... 여기에 왜 토끼가..."


고개를 들자 우산을 쓰고 있는 연한 갈색 머리의 남자가 보였다.
사람에게 들켰다는 곳에 겁먹은 것도 잠시, 만약 이 사람에게 도움받지 못하면 정말 죽을 것이라는 걸 깨닫고 절박한 눈빛으로 따뜻함이 담겨 있는 것 같은 두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눈동자만큼 상냥한 목소리가 빗소리 속에서도 뚜렷하게 들렸다.


"끼..끼잉..."

"....비도 이렇게 오는데.. 역시 동물병원 같은데 가는 게 낫겠지..?"


동물병원?? 이..일단은 토끼와 완전 똑같지만, 수인이라는 것을 들키지 않을까?? 아니.. 그렇지만 자세하게 검사받지만 않는다면....


그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자, 이리 와.

조금 고민을 하다가 죽는 것보다야 낫겠지 하고 생각하며 남자가 내민 손으로 약간 경계하며 다가갔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나를 들어 품 안에 넣고 빗길을 빠른 걸음으로 나아갔다.




-


"후... 다행히 별이 상은 없나 봐.."

안도의 한숨을 쉬며 토닥이는 손길에 몸이 노곤해졌다.

"네. 다행히 약간 감기 초기증상인 것 외에는 별 이상은 없습니다. 그런데..."


검은 머리의 의사는 안경을 올리며 말을 이었다.


"길가에서.. 이 토끼를 발견하셨다고요?"

"아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음.... 저희 병원에 맡기신다면 해결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화를 듣다가 눈이 번쩍 떠졌다. 뭐라고?? 병원에 맡기면 처리(?)해 드린다고???

아..안돼!! 날 보내지마!!!

끼걍걍걍 끼걍걍!! 끼양양끼꺙!!

아까처럼 품속으로 파고들려고 소리를 치며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렇게 완전히 안착하자 소리치는 걸 멈추고 가만히 의사를 노려보았다.

후후 이제 데려갈 수 없지?? 데려갈 수 없을 것이다!


"어... 크흡.. 큼.. 얘가 서정오씨를 많이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의사도 나를 노려봤지만.. 그..그렇게 본다고 안쫄려!!


"혹시 토끼를 키울 여건은 되십니까?"

"그.. 혼자 살아서.. 상관은 없는데.."

"집은 가까우신가요?"

"네.. 가까운 편이죠..?"

"토끼를 키워보신 적은 있으십니까? 아니면 토끼를 키우는 것에 대한 지식은??"

"어..어.. 키워 본 적은 없지만.. 친구도 토끼를 키워서 키우는 방법에 대한 건 어느 정도..."

"음.. 괜찮으신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해도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지만요. 자. 토끼야. 정말 따라가도 괜찮겠어?"


속사포의 문답에 같이 정신이 혼미해졌다가 빤히 바라보는 눈을 보고 정신을 차렸다.

그..그럼! 뭐.. 여차할 때는 도망치거나.. 하면 되니까....

말은 할 수 없었기에 품 안으로 더 파고드는 것으로 대답했다.


".... 뭐 알겠습니다. 그러면 여기 이 서류 몇 가지 좀 작성해 주시고.. 여기 있는 주의사항도 같이.."

"아 네네.."


그렇게 약간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나오게 된 한 사람과 한 마리.


그나저나... 무슨 의사가 그렇게 질문을 많이 해.. 여기에서 의사들은 다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게 보통인가..?


"후.. 의사 선생님이... 정말 동물을 아끼시나 보다. 이렇게 신경을 많이 써주실줄은..."

남자- 서정오의 손에는 사료나 여러 가지 키울 때 필요한 용품들이 들려있었다.


'이렇게 많이 챙겨주실 필요는...'

'아닙니다. 앞으로 어딘가 아픈 것 같으면 우리 병원을 꼭 찾아주시라는 뜻으로 드린 것이니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그래도..'

'사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토끼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꼭 필요한...'


블라블라블라블라

결국 해탈한 표정을 지은 주인(임시)이 다 가지고 나오게 되었다.


저 선생도 대단하지만.. 주인도 좀... 호구인 것 같다.


"그.. 음.. 그러면.. 앞으로 잘 부탁해..?"

"끼잉"
(오냐)


-그렇게 해서 둘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

(약 수위)
(맛보기...?)



"아림아-"

처음 만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리 와"

왜 이렇게 되었나...


자근자근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윗옷을 꾹꾹 밑으로 내리며 소파에 앉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자 목줄 위로 턱을 슬슬 긁었다.

아..아읏...

끼잉...


동물화 때처럼 그의 손길에 완전히 함락돼서 그의 무릎에 고개를 올린 채 천천히 숨을 쉬었다.


처음에 인간 모습에서 발정기가 왔을 때는 허둥지둥하면서 뭘 해줘야 하지 병원에 전화해야 하나 하며 당황했었는데..

자신이 몽롱하게 그의 다리에 얼굴을 비볐을 땐 붉어진 얼굴로 얼음이 돼서... 그때는 귀여웠는데....


"우리 아림이.. 너무 귀엽다.."

쪽-쪽..

"읏..으응..."

"키스해도 될까..?"

".....응"


유리를 대하듯 조심스럽게 손을 대고 입을 맞췄다.


숨이 막힐 때쯤에는 한 번씩 공기를 들이마시게 해주면서.

차마 삼키지 못해 흘러내리는 침까지 상냥하게 닦아주면서.


"하고 싶어?"

"....네... 주인님..."

"...읏.. 그 주인님이라는 말.. 부끄럽다니까..."


....그래도 아직도 다정하고 귀여우니까.. 됬나.


그렇게 침실의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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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2-01-29 12:26 | 조회 : 2,312 목록
작가의 말
오레오레오난지금웃고있어

시리즈의 다음편은 나오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냥 신청되면.. #극악연재주의# 그...만족하셨나요..? 처음은 조금 순한맛으로 가야겠다 싶어서.. 매운맛(?)은 다음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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