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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짚으며 힘겹게 지나왔던 복도를 이번에는 우혁에게 안긴 채로 휙휙 지나갔다.

우혁이 자신을 교육의 방으로 데려갈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그의 침실에 입장하게 됐다.

아직 눈물때문에 발갛게 달아오른 눈가와 눈물자국이 선명한데 어떤 벌을 받을지 시우의 눈이 또르르 굴러가며 머리를 굴렸다.

시우를 침대위에 살포시 내려놓은 우혁이 서랍에서 풍성한 붉은 털의 꼬리가 달린 애널비즈와 정조대를 가져왔다.

시우는 생각보다 부드러운 주인의 행동에 더 생각이 많아졌다.


‘엥... 이건 시험인가..? 벌은 받는건가..?’


여전히 전의 정사로 뒤는 충분히 풀어진 상태.

얼빠져있는 시우를 휙 뒤집은 우혁이 허리를 들도록 자세를 잡아주고 비즈를 넣기 시작했다.


“읏! ㅇ으읏.. 으응!”


손쉽게 비즈가 전부 들어가자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에 부드러운 털의 촉감이 느껴졌다.

바로 앞에 정조대까지 채운 우혁이 이번에는 얇은 개목걸이 초커와 목줄 세트를 가져왔다.

시우는 아무말 없이 슥슥 용품을 착용시키는 우혁의 행동이 그저 의문이었다.

하지만 허락 없이 말을 꺼냈다가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입을 꾹 다물고 우혁의 자취를 눈으로 쫓기만 했다.

그렇게 목줄까지 연결하자 말그대로 꼬리달린 애완견의 모습이 된 시우는 그제서야 얼굴이 슬슬 붉어졌다.

얇은 회색 후드집업을 입힌 우혁이 목줄을 잡고 방을 나섰다.


“오늘은 우리 개새끼 친구 만들어주려고.”
“.....?”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지만 그저 주인을 따를 뿐이었다.

후드집업으로 몸을 가리기는 했지만 흘러 내려온 꼬리와 훤히 드러나있는 다리가 누가봐도 알몸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차림새였다.

목줄을 쥔 주인을 따라 저택 밖까지 나오게 되었고 여전히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찜찜한 뒤가 신경쓰였지만 더욱 신경쓰이는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
.

우혁의 리무진을 타고 도착한 곳은 노래소리가 빵빵한 한 클럽의 뒷문.

우혁이 내려 목줄을 당겼다.


“주, 주인님. 여긴... 아, 안돼..요... 이, 이차림으로...”


명색이 배우고 아무리 뒷문이지만 사람들의 눈에 자신의 이런 모습이 들킬까 겁이났다.

주변에서는 꺄르륵 거리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데 이 상태로 나갈 수 없었다.

클럽 뒤이지만 클럽의 경호원들과 직원이 일렬로 마중나와 vip를 모시는 행색을 하고 있었다.

짜악

말을 듣지 않자 날라온 손바닥이 볼을 차갑게 내리쳤다.


“내려. 하나, 둘, ㅅ..”


웅웅 울리는 머리에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해 움직였다.

더 이상 지체하면 더 맞는다.

셋을 세기 전에 후다닥 내린 시우가 손으로 후드집업을 쭈욱 내려 밑을 가리며 섰다.


“손 나가게 하지 마 한시우.”
“흑, 흡! ..네에, 흐읍!”


싸늘하게 명령하는 주인이 무서워 주변의 시선은 뒷전이 되었고 맞은 뺨이 얼얼해도 투정부릴 수 없었다.

우혁이 목줄을 팍 당기며 걸어갔다.

우혁에게 바짝 붙어 쿵쿵 울리는 클럽 내부로 들어가자 주변으로 경호원들이 둘러싸고 호위를 받게 되었다.

다행히 전용 복도를 지나며 경호를 받아 주변 사람들에게는 거의 자신의 차림이 공개되지 않는 듯 했다.

클럽 내 몇 개의 문을 더 지난 후 들어간 곳은 붉은 조명으로 어두운 프라이빗한 곳이었다.

슬쩍 주변을 둘러보니 보이는 것은

....???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신처럼 목줄을 찬 알몸의 사람들이 뒤엉켜있었다.

그제서야 이곳이 어떤 곳인지 감이 잡힌 시우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내부는 굉장히 넓었는데 주인과 자신은 그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곳으로 갔다.

가운데 둥그런 작은 무대를 중심으로 빙 둘러쌓인 소파들.


“늦었네, 한 대표.”


소파에서 유희를 즐기는 이미 와있던 남자들이 그들을 맞이했다.

다들 안면이 있는 사이인 것을 보여주듯이 천천히 모두와 인사하는 우혁을 보며 사람들을 훑었다.

그곳에 모여있는 모든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거장들이었다.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국회의원들부터 대기업의 회장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목줄을 쥐고 있었다.

그 목줄의 끝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주인을 만족시키려 움직이고 있는 개들이 보였다.

그 개들은 다름아닌 자신과 같은 연예인 또는 유명 가수들.

시우와 안면을 튼 몇몇도 보였다.

시우는 이렇고 저런 사실들을 눈앞에서 목격하자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런 공개적인 성교의 장소도 처음, 거물들의 뒷사실을 알게 된 것도 충격이었지만 고분고분 주인을 따르며 자신이 어떤 벌을 받게 될지 상상했다.

우혁이 소파에 앉고 시우가 앞에 꿇어 앉았다.

그때 건너편에 앉은 한 남자를 시작으로 시우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한 대표한테 저렇게 이쁜 개가 있는지 몰랐는데. 여태까지 숨기던 개가 쟤 맞죠?”
“이름이.. 한시우였나.”
“교육 잘 돼있어요? 우리가 확인좀 해보고 싶은데.”
“우리 애랑 놀아볼 수 있나?”
“몸 선이 이쁘네. 나도 한번만 먹어보자, 한 대표.”


주변의 몇몇 사람들이 시우에게 관심을 갖자 시우는 더욱 불안해졌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우혁을 올려다 보았다.

무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던 우혁이 입꼬리를 올리더니 입을 열었다.


씨익

“오늘은 여기서 놀아라. 이틀 뒤에 데리러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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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5-13 01:48 | 조회 : 16,131 목록
작가의 말
닭 쫓던 강아지

흑흑 자유연재 할게요... 제가 생각보다 바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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