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이 되기 위한 방법 18화 : 삶

"내가 모든 게 다 주어져 있다고 말한 적이 있지?"



"그렇습니다."



"삶도 다 주어진 것이라 할 수 있겠지?"



"모든 것이 다 주어진 것이라면 삶도 주어진 것이겠지요."



"그렇단다."



"살아야 해서 사는 게 아니라 몸뚱이가 있어서 살아간단다."



"몸뚱이가 없으면 삶도 없습니까?"



"그렇진 않지. 돈이 아예 필요 없는 것은 아니고 세상도 세상 나름대로 존재하니까 말이지."



"홀로 지낼 수도 있지만 가족이 있으면 불편하기도 하지."



"그럼 돈을 벌긴 벌어야 하네요."



"그냥 통장이 생기는 게 제일 낫지."



"그렇죠."



"저도 제가 왜 사는지 모르겠어요."



"사는 이유는 없단다. 사니까 사는 거지."



"제겐 꿈이 없어요. 되고 싶은 것도 없고 여자도 없습니다."



"다 뭔가일 뿐이다. 다 힘든 거 뿐이지."



"그렇습니까?"



"여자도 사실 알고 보면 그냥 사람일 뿐이란다."



"여자의 가슴이나 골반 등은 표면적으로 여성을 나타낸다는 건 알겠지?"



"네."



"그건 이성적 매력이 있느냐?"



"네."



"그건 호감이나 성욕 때문에 그리 되는 것이다."



"여성의 가슴이나 골반 등은 아이를 낳기 위해 존재하는거지 이쁘다거나 좋다거나 하는 게 아니란다."



"가슴이 있으면 어깨도 불편하고 여러모로 불편한 일이 생기지."



"골반이 커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란다."



"그러니까 출산을 위해서 여성이 있는 것이지. 이쁜 여자는 실제로 없단다."



"얼굴이 이쁠 수 있잖아요?"



"그건 예쁘장이란 뭔가가 심해서 그리 보이는 게다."



"다 뼈와 기름이나 뭔가가 나오는 피부, 머리가죽일 뿐인 게다."



"그게 몸뚱이이기도 하지."



"그렇군요."



"여자가 이뻐서 좋아한다는 건 없단다. 그러니 몸뚱이에서 여자를 빨리 없애거라."



"알겠습니다. 결혼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이제 알겠습니다."



"출산도 출산이지만 아이를 왜 키워야 하는지 납득이 되질 않는구나."



"아이가 귀엽고 이쁘지 않습니까? 부모로서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일 아닙니까?"



"아니다. 힘들고 불편할 뿐이다."



"그렇군요."



"남성의 경우, 고추의 발기나 고환이 있지."



"그것도 다 출산을 위한 것임을 모르진 않겠지."



"계속해서 정액을 만들어낸단다. 고환에서."



"그래서 몽정을 할 수도 있지."



"그렇습니다. 몽정하게 되면 씻고 빨아야 하니까 너무 불편하고 힘듭니다."



"그렇다면 성관계, 섹스라는 것은 출산을 위해 있다는 건 알겠지?"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 사랑을 심화시키거나 쾌락을 주지 않습니까?"



"자신의 성욕 때문에 섹스한다는 건 이기적일 뿐이다."



"섹스가 쾌락을 가져다 준다고 하는데 결국 정액을 싸는 거에 불과하단다."



"정액을 배출하면 좋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



"남성에게 정액이 있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그게 남성이기도 하지. 왜 정액이 있는지는 모르겠지."



"왜 있습니까?"



"그냥 몸뚱이다. 몸뚱이는 힘들고 불편한 것만 만들어내지."



"예컨대, 피부에서 기름이나 때, 땀이 나온다거나 밥을 먹고 이빨 닦아야 한다던가 똥오줌을 싸야 한다던가."



"입에선 침이 생기고 코에선 콧물이 생기고 귀에선 귀지가 생기지. 눈에선 눈물이 생긴단다."



"몸뚱이가 있음으로 다 생기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당연하긴 당연하지. 하지만 힘들고 불편할 뿐이다. 그래서 살아가야 하지."



"적당한 온도가 아니면 살 수 없고 남으로부터 지켜야 하니 집이 필요하지. 집을 필요로 한다는 게 불편한 거 아니겠느냐?"



"남들이 있으니까 옷을 입어야 하고 평판이 생기니까 잘 입고 잘 빨아야 하지. 불편하고 힘든 게 아니냐?"



"게다가 몸에서 뭔가가 생기니까 안 빨 수가 없지."



"배고프니까. 배고프면 기운이 떨어지고 쇠약해지니까. 일을 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라도 먹어야 하니까 먹는거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다 똥으로 나온단다."



"물을 조금만 섭취해도 오줌이 나오지."



"똥만큼 드러운 것도 드물단다. 대부분 똥이 드러운 것도 모르고 살아가지. 그게 처막음이란다."



"똥을 싸는 일도, 똥꼬를 닦는 일도, 그 뒤처리도 다 불편하고 힘들지."



"맛있으니까 먹는다는 것 때문에 네가 몸뚱이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면 그건 부질없는 짓이다."



"일전에 존나 존나 맛있는 게 있다고 알려준 적이 있지."



"하지만 먹으면 속이 불편해지고 똥을 안 쌀 수가 없지."



"먹은 게 다 더러운 똥으로 나온다면 먹고 싶어지지가 않단다."



"그래도 배고프니까. 배고픔을 달래야 하니까. 실은 배고픔을 없애는거란다."



"배고픔이 없으면 안 먹는다고 몸이 쇠약해지거나 하진 않는단다."



"배고픔도 뭔가고 다 정해진 양이 있단다. 다 없애면 음식을 먹는 조합은 없을 것이다."



"다만 오줌을 싸더라도 커피나 물, 음료는 상관없지. 알약도 상관은 없단다."



"배고픔을 다 없애거든 먹지 말거라. 조합 없으니까. 조합 없다는 건 뭔가를 없애지 않는다는 뜻이지."



"알겠습니다."



"의식주를 필요로 하니까. 해결해야 하고 해결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이 필요해서 일을 해야 하고 그게 삶인 것이다."



"힘들기만 할 뿐이지. 그래서 없어지고 싶은데도 없어지게 냅두질 않는단다."



"살아갈 이유를 잘 찾아도 여전히 힘들고 불편할 뿐이다."



"몸뚱이가 없으면 힘들고 불편한 게 없겠네요."



"그렇지. 세상이 있으니 집은 있어야 하고 존재하니까 뭐라도 해야겠지. 밖에 나가려면 옷도 필요하고 말이다."



"돈이 있고 몸뚱이만 없으면 삶은 확 달라지지. 전혀 달라진단다."



"알 것 같습니다."



"이제 잘생기거나 이쁘다는 건 없다는 걸 알겠지?"



"몸뚱이가 없으면 이뻐 보일 수 있지 않나요."



"깔끔해 보이긴 하고 잘생기긴 해도 그냥이란다. 호감을 살 게 아니지."



"무언가 필요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건 항상 힘듬과 불편을 수반하지."



"몸뚱이 던져버리고 싶네요."



"나도 몸뚱이가 있을 적엔 무겁고 피곤하고 아프기만 한 몸뚱이 몇 번이든 던져버리고 싶었단다."



"그렇군요."



"돈이 있고 몸뚱이가 없고 세상이 없고 가족까지도 없으면 그게 그냥이다. 최선이지. 난 그걸 최종이라 부른단다."



"뭔가가 정해진 양이 있다면 세상도 뭔가들의 양인가요?"



"그렇지. 그걸 다 없애면 세상 없는 그냥이 된단다. 그런 변화도 다 그냥인 게지."



"저는 최종에 가겠습니다. 스승님처럼 몸뚱이도 다 없애겠습니다. 몸뚱이도 다 뭔가들의 정해진 양이니까요."



"그렇지. 그러려무나."



"그래서 사실 최종이 아니면 삶은 살아가더라도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살아가는 것이 없는 게 최종이지."



"그게 진정한 그냥이군요."



"그렇지."



"삶은 강요당하지. 당장에 뭔가를 해야 하긴 하는데 뭘해도 힘들 뿐이란다. 그래도 해야지. 선택해야 한단다. 그게 위험이지 않고 무엇이냐?"



"그렇습니다. 제가 살고자 해서 사는 것도 아닙니다. 존재하니까 필요로하니까 살아가는 것이죠."



"그렇지."



"다 현실이네요. 주어져 있으니까. 현실..."



"현실이라면 현실이지."



"그런 상황 속에 있는 것이다. 지금."



"그렇습니다."



"잘 해내가거라."



"네. 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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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3-22 00:05 | 조회 : 97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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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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