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편] 거짓



「 소중한 것 」

엄마의 부드러운 입술이 이마에 닿았다. 매일, 잠자기 전 이 시간에 받는 사랑의 키스. 이것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하나였다.

"잘자고 좋은 꿈꾸렴, 알렉스"
"네 ! 어머님도 안녕히 주무세요!"

방문을 닫고 나가는 엄마에 모습에 어딘가 슬픔이 감돌았지만 분명 엄마도 나와 헤어지는 것이 싫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

  태어날 때부터 난 다른 이들과 조금 달랐다. 백발에 벽안이라니. 마치 더러운 천족의 피가 섞인 것 같았다. 모두와 다른 것이 무섭고 싫었지만 부모님과 형은 이런 나의 모습도 아름답다며 칭찬해 주셨다. 비록 머리와 눈의 색은 달라도 피로 이어진 가족이기에.

형은 아주 옛날, 내가 아기였을 때부터 몸이 많이 아팠다. 방에서도 잘 나오지 않았고 행사때문에 가족 모두가 나가야 할 때도 언제나 마왕성에서 우리를 기다렸다. 그런 형을 보며 난 다짐했다. 언젠가 드래곤의 힘을 각성시켜서 형을 치료해 주겠다고.

  형이 아픈것만을 제외하면 우리 가족은 어디 하나 나무랄 곳 없이  완벽하고 화목했다. 국민 모두의 찬사를 받는 위치에 서서 풍족하게 지내며 웃음이 끊이지 않고 삼시세끼 맛있는 식사를 하는, 마족이라면 모두가 동경할만한 삶이였다. 나도 이렇게 행복한 나는 참으로 운이 좋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

"어째서 더러운 뱀피이어가 왕의 자식으로 태어났단 말이냐!!!"

소중한 무언가가 손아귀를 벗어나는 것은 한순간이다. 아니, 어쩌면 예전부터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지. 드래곤의 감각으로도 알아챌 수가 없었던 그것은 이제야 내 시야에 들어났다.

엄마는 사실 내가 알아채주길 바라셨던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내 방에 손수건을 흘리고 가신걸까. 아님, 그저 우연이였을까.

형은 두 팔이 벽에 묶인 채로 아버지에게 맞고있었다. 마법이 아니였다. 아버지는 다른 성인 악마들보다도 신체능력이 월등하셨는데 어찌나 강하신지 마소안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였다. 형은 그런 아버지에게 반항도 하지 못한채 무자비한 폭력을 받고 있었다.

이걸 보게 된 것을, 진실을 알게 된 것을 다행이라 여겨야할까. 이건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아니였다. 이런 삶은 행복하고 동경할만한 것이 아니다. 어째서..........?

머리가 아파왔다. 투시를 너무 오래 사용했더니 순간적으로 눈앞이 암흑으로 뒤덮였다. 하지만 마음에 찾아온 암흑은 순간에 끝나지 않았다.

"전부.....내가....구해야 돼..........."

*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가족을 사랑했던 순수한 소년은 자기자신이길 버리고 가족을 사랑했다. 그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형도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는 맹세를 스스로 이뤘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그 빛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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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1-20 22:05 | 조회 : 773 목록
작가의 말
시작의 끝

드레곤형 악마와 뱀피이어형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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