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 응 들어와. "
" 오랜만이야. "
" 네가 날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무슨 일이야? "
" 내가 죽으면, 날 다시 살려 "
" ...... 뭐?? 너 미쳤어?! "
" 못 믿겠지만. 난 무도회 날 황태자한테 잡혀서 죽어. 그러니까 해줄 거지? "
" 허, 무슨 말이 되는 소리를.. "
"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오라며. 그래서 왔잖아. 근데 안 들어줄 거야? "
하긴, 지 계약자가 죽을 거니까 다시 살려달라고 하면 누가 믿겠어. 근데 이게 진짜인 걸 어떡해..
" 돕기는 할게. "
" 너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
" 또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
저 자식 설득시키느라 하루를 다 써버렸다. 내 아까운 시간..
이제 닐라로 살 수 있는 날들도 얼마 안 남았다. 이제 무도회 날이 지나면 나는 아예 다른 사람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허접한 실력의 마법사들을 데려와 하다가 걸린 귀족들도 많지만, 넬은 다르니까.
" 그러면, 잘 부탁해? "
" .. 빨리 돌아가라. "
넬은 마법으로 나를 집에 보내줬다. 역시 마법이 편하단 말이야-
내 얼굴.. 그래도 만족하며 살았는데 아쉽네.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칭찬해 준 어깨에 간신히 닿는 짙은 와인색 머리, 흔치 않은 검은색 눈동자, 그리고 나름 조화를 이루는 이목구비까지.
물론 내일 티파티를 하고 난 후에는 이런 내 얼굴은 모두 가십거리가 되겠지. 불길한 눈동자, 저주 같은 머리카락 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