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드미타 알리네스

저런 고급 마법진을 설치할 수 있는 뱀파이어는 이 세성에 하나 뿐이다. 뱀파이어의 알리네스 가문의 가주, 드미타 알리네스.

그녀는 뱀파이어들의 마법을 연구하며 피로 초능력의 형태를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인 ''''마법진''''이라는 구조를 고안해냈고, 그 대가로 뱀파이어들 사이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로미니티도 한다면 할 수 있었지만, 그는 마법진보다 그냥 생 피로 쓰는게 편했다. 그것이 바로 그가 뱀파이어들 사이에서도 강하다 알려진 이유였다; 남들은 마법진이라는 구조를 이용해야만 간신히 쓸 수 있는 고위 마법을 로미니티는 손가락만 튕기면 해낼 수 있었다.

스피네스와 로미니티가 알리네스 성에 도착했을 때, 알리네스 성의 집사 로즈몬드 토어가 할레벌떡 뛰어나왔다. 그는 상황을 이제야 안 듯 했다.

"로미니티 델 바이드 가주님, 만나뵙-"

"헛소리는 그만하고 날 드미타 알리네스에게 데려가라." 로미니티의 살기어린 목소리에 집사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했다. 쩔쩔매는 그의 목에서 로미니티가 발견한 것은 목걸이처럼 그의 목을 감싼 분홍색 타투였다.

"인간이었나..." 로미니티가 중얼거리자 로즈몬드는 재빨리 옷깃을 세워 타투를 가렸다.

그 타투는 뱀파이어가 인간에게서 흡혈하면 생기는 것으로, 흡혈한 후에도 살아있으면 생기는 ''''징표''''였다. ''''징표''''는 인간들 사이에서 드물고, 이걸 갖고 있으면 제일 처음 그 인간을 문 뱀파이어 빼고는 그 인간의 피를 마실 수 없게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뱀파이어가 다른 뱀파이어한테서 흡혈을 할 때 나는 역겨운 맛이 났다.

게다가 혼자 있게 되면 뱀파이어와 같은 기운을 풍길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징표''''만 들키지 않는다면 그 인간은 뱀파이어 행세, 또는 위협을 피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뱀파이어들은 인간 따위가 자신들과 비슷한 기운을 풍길 수 있다는 이유로 발견 즉시 죽여버리기 때문에 인간들은 징표가 있으면 숨기려 한다.

로미니티가 트리스에게 목줄을 채운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로즈몬드를 죽이러 온게 아니었다. 트리스를 되찾으러 온 것이었다. 그가 손을 들자 로즈몬드는 얼른 그들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자-잠시만- 아니, 안내하겠습니다! 알리네스 가주님은 지금 연구실에 계십-!"

"그럼 먼저 가있지."

그 말과 함께 로미니티는 드미타의 잡무실로 텔레포트했다. 스피네스는 로즈몬드의 안내를 따라 느긋하게 알리네스 성의 연구실로 향했다.

한편 로미니티와 스피네스가 트리스를 찾으러 오고있는 동안 트리스는 드미타의 비웃음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푸흐흡.... 그 꼴로 뱀파이어를 싸우겠뎈ㅋㅋㅋㅋ"

"그-그만 웃어 모기X꺄!!" 트리스는 하얀 얼굴이 빨개지면서 최대한 자신의 몸을 가리고 소리질렀다.

"푸흡...ㅋ...알았어... 그-그만... 그만웃을게...ㅋㅋㅋㅋ...."

드미타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노력하며 더 구석으로 들어가더니 책처럼 보이는 것들을 사이를 마구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언가 길쭉한걸 꺼내더니 트리스의 몸에게서 필사적으로 눈을 떼려고 노력하며 그에게 건네주었다.

"자, 이걸로 가려. 그리고 섀넌 그X은 우리가 79살 때 가출했어. 걔 우리집에서도 또라이였다니까? 내 애완동물은 죄다 죽이려 들고, 밖에 나가기만 하면 피냄새를 온몸에 묻혀오고...." 드미타는 자신의 개X같은 동생X에 대해 한탄하며 트리스에게 앉을 의자와 담요를 건네주었다.

"난 왜 데려온거야 대체?" 슬슬 듣고있기 짜증이 난 트리스가 중얼거렸다. 그는 애널에 들어있는 엄청난 양의 비즈 때문에 의자에 앉지 못하고 있었다. 아까 소파에 앉을 때도 엄청 자극이 왔었는데 지금 여기서 딱딱한 의자에 앉는다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몰랐다.

"아, 그냐아앙~ 원래는 로미니티를 납치하려고 했는데 그 옆에 인간이 있는거야! 그래서 데려와봤지~ 그건 1인용 텔포 마법진이었거든." 드미타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럼 그 가주는 왜 데려오려고 했는데?" 트리스가 의아해서 묻자 드미타가 그를 보며 한쩍 눈썹을 치켜떴다.

"너 주인에 대해 그렇게 말해도 돼?"

"너만 입 다물면 돼." 트리스가 눈을 굴리며 말했다.

드미타는 의미모를 웃음을 짓더니 설명을 계속했다.

"로미니티 그놈은 뱀파이어들 중에서 왕 다음으로 최강이거든. 그래서 그놈의 피로 연구하는게 제일 효과적이어서 말이야."

"아, 그래? 그럼 앞으로도 자주 납치 부탁해," 트리스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드미타는 트리스를 빤히 쳐다보더니 말했다.

"넌 아직 부서지지 않은 인간이네. 신기하다. 보통 그런거 하고 있으면 부서져있던데," 드미타가 자신의 목을 톡톡 치며 말했다. 트리스는 자기도 모르게 손이 목으로 올라가는걸 느꼈다. 그의 손끝이 차가운 금속 개목걸이에 닿아 길게 늘어진 사슬을 쓸었다.

"하하. 복수는 하고 부서져야지."

쾅!

"그 복수가 날 말하는 건 아니겠지?"

트리스는 깜짝 놀라서 몸을 크게 움찔했다. 문을 날려버린 로미니티가 연구실 입구에 서있었다.

''ㅅㅂ ㅈ됐다 이걸 어떻게 변명하지'' 트리스의 머리가 빠르게 구르기 시작했고 옆에서는 드미타가 활짝 웃었다.

"와~ 빨리왔네?? 우리 인간이가 많이 보고시퍼쪄요, 우리 로미니티~~~~ㅋㅋㅋㅋㅋㅋㅋ"

"닥쳐라 알리네스. 그놈을 내놔라."

그러자 드미타가 트리스를 뒤에서 딱 껴안았다. 그녀의 충만한 가슴이 트리스의 어깨에 눌려왔고, 그는 불편하단 기색을 대놓고 냈지만 드미타는 아랑곳 안하며 로미니티를 놀리기 바빴다.

"시른뒈~내가왜~"

드미타가 트리스를 백허그하고 있는 꼴을 차마 못 두고 본 로미니티가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 앞에 나타나더니 드미타를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둔탁한 퉁! 소리와 함께 드미타가 책장에 날아가 부딪혔다.

"푸하하핳하하핫하하하하!!!" 드미타는 미친 듯이 배를 움켜쥐고 폭소했다. 뭐가 그리 재밌을까.

바싹 긴장한 트리스가 담요를 꽉 쥐고 로미니티를 멍청하게 보고 있다가 그가 트리스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서둘러 필사적으로 땅을 바라봤다.

"트리스."

"네-네 주인님." 목소리가 조금 떨고 있었다.

"고개."

그의 한 마디에 트리스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는 피보다도 진한 붉은 눈동자로 트리스를 가만히 응시했다.

''다친 곳은 없군'' 그는 생각했다. 애완동물이 다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트리스의 목줄을 잡아 데려가려고 할 때, 드미타가 그를 불렀다.

"로미니티."

그가 고개를 돌리자 드미타가 책장 밑에서 편지봉투를 하나 들고 있었다. 뱀파이어 왕가의 인장이 씰에 박힌 봉투라는걸 트리스도 알아챘다.

"...." 로미니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드미타가 말했다.

"곧 너한테도 갈거야. 경고해줬으니까 이걸로 쌤쌤 치자고~?"

"너한테서는 기어코 내가 더 받아낼 것이다." 로미니티가 으르렁 대고는 트리스를 끌고 나가버렸다.

"야, 그렇게 끌면 인간은 힘들 텐데..."

드미타가 뒤늦게 조언했지만 이미 로미니티는 사라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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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12-22 01:01 | 조회 : 2,35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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