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신혼여행(3)

월과 율의 신혼여행은, 임산부인 월을 위해서 2박 3일로 짧게 예정된 여행이였다. 그랬기에 이 둘에게는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바람에 2박 3일은 금방 지나가고 말았다.



"너무 금방 간거 같아..."

"어쩔 수 없잖아, 홀몸이 아니라 조심해야 하는데."

"그럼, 담에 또 오겠다고 약속해!"

"ㅋㅋ그래, 약속."



짐을 챙겨 나가는 길, 월이 아쉬워 하며 말했다. 그런 월의 귀여운 발상에 율이 새끼 손가락을 걸며 약속했다. 주차장에 도착해 짐을 실은 율은 차에 올라타며 말했다.



"기념품 가게 둘러보다가 갈까?"

"응응!! 선물 사자!"

"그래, 그래ㅋㅋ"



잔뜩 들떠서 말하는 월을 보며 율은 안전벨트를 채워주고는 차를 출발 시켰다. 그렇게 도착한 기념품 가게에서 월은 가족과 시댁을 생각하며 즐겁게 물건을 사재기(?) 했다.



"이거 다 들고갈 수 있겠어?"

"어음... 택배로 보낼까?"

"그게 좋겠다."



트렁크를 채우고도 모자라 뒷자석에 가득찬 기념품들을 보며 월과 율은 택배를 보내기로 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 * *




공항은 면세점이나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더군다나 그 큰 공항에서 앉을 자리 하나 찾을 수가 없었다. 율은 월을 짐과 함께 겨우 빈 자리에 앉히고는 택배 붙이고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혼자 남은 월은 무료함에 여기저기 두리번 거렸다. 그러다 이내 몰려오는 졸음의 눈을 감았다.




* * *




겨우 택배를 보내고 온 율은 자리에 돌아와보니 어느새 자고 있는 월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러다가 누가 업어가면 어쩔려고 이렇게 곤히 자는지. 유월이는 욕심이 많은건가. 라며 생각하던 율은 월의 옆에 앉으며 비행기 시간을 체크했다. 아직 많이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월의 머리를 끌어다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했다.



"다음번에 올 때는 셋이겠다."



이제 태어날 우리의 사랑스러운 유월이와 함께.



"으음..."



조금 뒤척이던 월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런 월을 보며 율이 다정하게 물었다.



"많이 피곤해?"

"그런거 같아..."

"ㅋㅋ유월이가 잠이 많은가 보다."

"그것만은 아닌거 같아."



장난스럽게 말하는 율의 말에 반박하며 월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대답했다.



"배도 고파."

"ㅋㅋㅋ"

"아, 웃지마!"

"아, 알았어ㅋㅋ 햄버거 사올까?"



월의 말에 율이 웃자 월이 율을 장난스럽게 때렸다. 그런 월의 손을 가볍게 제압하며 율이 묻자 월은 언제 토라졌냐는 듯이 대답했다.



"나 두개 먹을래."

"그러다 살찐다?"

"...그래서 싫어?"

"아냐, 살찐 월이도 좋아."



그렇게 말한 율이 월의 이마에 짧게 입맞추고는 서둘러 패스트푸드 점으로 발을 옮겼다. 그런 율의 뒷모습을 보며 월은 남몰래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유월아, 엄마가 이렇게 사랑받고 있어. 그 결과물이 너겠지만, 엄마는 지금 너무 행복해."



월의 말에 유월이 대답이라도 하는 듯 발을 찼다. 아직 4개워 밖에 되지 않아서 인지 발길질은 미미했지만, 모성애의 힘이란 대단한 건지 월이가 금방 알고는 화색을 띄웠다.



"뭐야, 혼자 웃고 그래?"

"어, 왔어?"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앉기나 해."



월의 말에 율이 약간 툴툴대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사온 햄버거를 꺼내 포장을 뜯어 월이에게 건낸 율이 진짜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왜 웃고있었어?"

"유월이가 발로 찼어!"

"정말?! 고 놈 아주 크게 되겠어."

"ㅋㅋ너두 얼른 먹어."



또 다른 햄버거를 율에게 건내며 말하는 월을 감동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던 율이 이내 햄버거를 받아들었다. 그렇게 둘의 작지만 소박한 신혼여행은 막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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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9-22 00:52 | 조회 : 2,756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유월이는 태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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