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검은 세단이 산 중턱의 저택으로 올라가기 위해 산 입구에 들어섰다.차를 모는 주인이 지금 예민한 상태인 걸 알기라도 하는 듯 차를 다소 난폭하게 몰아도 하나의 미동조차 없었다.그것마저 거슬리는 밤이였다.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이 하나없었다.

여느 때처럼 그저 의뢰를 받아 처리한 것 뿐이였다.그 과정에서 다쳤던 것 뿐이고.안그래도 일그러진 미간이 깊숙히 패여갔다.남자는 자신이 실수를 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일을 처리하기 전,받은 서류에 적힌 추정 수 보다 적이 많았고,예상치 못한 인물이 있었기에 죽일까말까 고민을 뇌에 담은 채로 싸워야 했다.

자신과 다수의 싸움은 늘 조심해야한다.몸을 본능에게 맞기 되 늘 주위를 살피며 눈을 빠르게 굴려 공격 하나하나에 반응해야한다.그 상황에서 망설이다니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였다.차 핸들을 거세게 돌리자 핸들을 잡은 손에 묻은 피가 손가락 사이에 들어차 짓뭉게 졌다.다소 깜찍한 소리와 함께 도착한 저택의 대문에 그대로 저택의 입구까지 차를 몰아 주차 아닌 주차를 했다.내리며 올려다본 티아고의 집무실은 불이 꺼져있었다.


" 술이나 같이하자 하려 했것만.하여튼 타이밍하곤. "


차 키는 그대로 꽂아둔 채 차 문을 거세게 닫았다.아침에 애들이 치우겠지.제 피인지 오늘 죽인 그들의 피인지도 모를 검붉은 액체가 헨젤과 그레털의 한 장면처럼 자신이 걸어오는 길을 장식했다.위에서 보면 볼만 하겠군 그래.

구겨져 피에 절은 채 굳어진 검은 정장과 피에 맞닿고,상처가 난 부위의 피가 바람에 말라 피부에 붙어 굳어갈 때 쯤 삐걱거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택의 문을 열어젖혔다.

아무도 없는 거대한 입구의 조용한 적막.일을 마친 뒤 유일하게 이 거대한 건축물에서 마음에 들어하는 순간이다.무향의 공간에 혈향에 절은 채 들어갔다.

이 상태 그대로 씻고 대충 상처를 소독한 뒤 잠에 든다면 나름 용서할 만한 밤이 될 수도 있었다.평소에 춥다고 지랄하던 검은머리 짐승이 가운하나와 브리프 한장만 걸치고 제 앞의 거대한 계단을 걸어나오는 것만 목격하지 않았다면.


" 티아고? "


낮게 읎조린 목소리가 나지막히 무향의 공간에 울렸다.달빛이 반사된 공간의 반대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검은 머리의 한 남자는 자신의 보스 티아고였다.하지만 천천히 눈꺼풀이 들어올려지며 보인 눈동자의 색은 달빛에 반사된 채 찬란히 빛나야 할 금안이 아니였다.루비를 피에 절어놓은 듯한 달빛에 반사되어 검붉게 빛나는 적안.


" ...하인리. "

" 형..? "


내려오던 계단의 중턱에 멈춰 자신을 내려다보는 하인리를 빤히 바라보았다.부스스한 검은 머리칼이 방금까지 잠을 자고있었다 알려주었다.자다깨서인지 비몽사몽한 채로 누가 왔는지 확인하려 한 것 같았다.제 앞의 앳된 모습의 남자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자신도 모르게 혼자만 들리게 중얼거렸다.


" ...잠옷도 자기 아빠랑 똑같네. "


실크가운 하나에 브리프만 입고 자는 것은 자신이 티아고를 만나기 전부터의 습관이었다.어떻게 알고 저러는건지 가끔은 신기했다.계단을 올라가려 첫계단에 구두를 올리는 순간,


" 애쉬. "


묵직하고 낮게,잠이 묻은 또렷한 목소리가 자신을 불렀다.그 목소리의 주인은 당연하게도 티아고.고갤 들어 바라본 그는 하인리보다도 한참을 위에 있었다.계단 위 복도의 끝에서부터 걸어오는 그는 슬리퍼조차 신고있지 않았다.슬리퍼는 신으라 그리 잔소리를 했건만 귓등으로도 듣질 않는다.


" 왜 부자가 쌍으로 잠을 안 자. "


자신도 피곤한긴한지 계단 중턱 쯤 올라가 하인리의 어깨를 툭툭치곤 가서 자라고 턱짓했다.기분이 좋진 않아 웃어주진 못했다.그래도 나름 풀린 표정이었다.


" 누가 차를 몰고오는 소리가 들려서. "

" 네가 오는 소리가 들려서. "


하인리가 대답하자 자신도 질 수 없다는 듯이 대답하는 티아고에 질린다는 표정으로 고갤 절레절레 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팔에 피에 절은 자켓과 총,나이프 등을 안겨주곤 한숨을 내쉬었다. 능숙하게 정리해 한 쪽 팔에 걸치는게 익숙했다.


" 애한테 한마디를 안 져줘 이 놈은.하인리 너는 어서 가서 자고.너는 나랑 얘기 좀 하고. "

" 왜 나는 안 재워 애쉬,졸린데. "

" 혓바닥 멀쩡한 거 보니까 졸리진 않나보네. 상의할 거 있으니까 얼른 들어가지? "


티아고와 자신의 반대편 복도로 걸어가는 하인리의 뒷모습에 기분이 묘하다. 같이 침대에 누워 재워주기엔 이 저택에서 16이라는 숫자는 꽤나 묵직했다.


" 애쉬,오늘 내 침대에서 자는거야? "


더 무거운 37이라는 숫자는 직급이 무마했다.


" 자긴 뭘 자. "


애교스럽게 말하며 제 허리에 자연스레 감겨오는 티아고의 단단한 팔을 무시했다. 되려 그의 어깨에 피곤한 머릴 기댄 채 멍하니 그의 방으로 걸어들어갔다.


끼익ㅡ

탁.


문이 닫쳤다.



[Plus+]



하인리는 그 모습을 눈에 담았다. 꾹꾹 눌러담아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2
이번 화 신고 2020-04-17 12:37 | 조회 : 2,240 목록
작가의 말
꽃말쳐돌이

다음 화는 수위,쿨럭..쿨럭../댓글 써주시면 티아고를 드립(읍읍)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