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 패왕의 귀환

2017년에 개발된 가상현실게임.
그중 판타지 게임인 더 킹덤이 출시되고 세계는 열풍에 휩싸였다.
더 킹덤에는 수많은 히든 퀘스트와 히든 아이템, 히든 클래스가 있었는데 히든이 들어간 것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보상과 엄청난 능력치, 엄청난 기술들을 가진 것들 뿐이었다.
수많은 길드중에 높은 위치에 있는 길드의 길드 마스터는 항상 히든 클래스를 가진 유저였고 히든 아이템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
히든 아이템은 레전드급의 아이템이 대부분으로 그 능력또한 엄청났다.
그중 길드랭킹 1위에 유저랭킹 1위, 레전더급아이템으로 온몸을 도배해놓은 것도 모자라서 게임이 생긴지 6달이 지나도 난공불락이라 불렸던 던전의 레이드 보스이자 숲의 제왕이라 불렸던 산신(山神) 백호를 단신으로 2일간의 사투를 거치면서 솔로잉을 한 최강.
무엇보다도 갑자기 나타난 천공섬, 그곳을 혼자서 공략하면서 받은 천공섬에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워프 게이트를 만드는 천공석이 박힌 목걸이를 보상으로 받았고 유저들은 그 소식에 열광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랭킹 1위의 칭호를 가지고 있는 유저는 게임을 끊었다.
게다가 메신처에 친구들도 다 삭제하고 끊었다.
그 소식을 들은 유저들은 모드 그 길드에 가서 따졌지만 간부 15명이 모두 히든 클래스를 가지고 있었기에 길드전은 무리였고 무엇보다도 2인자라고 불리는 부길마는 유저랭킹 2위였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가뜩이나 길마가 겜끊어서 스트레스에 극에 다라던 길드원들은 처음엔 기다려봤지만 게임 1주년이 되도록 접을 안하는 길마를 버리곤 간부까지 포함해서 모두 길드를 나왔다.
그나마 가장 의리있고 길마의 절친이었던 부길마가 더 킹덤 2주년까지 그 길드에 남아 그를 기다렸지만 단념한듯이 결국 길드에서 나왔다.
더 킹덤 최강의 길드였던 여명 길드는 이젠 아무것도 아닌 길드원 1명인 길드 마스터만 있는 약소 길드가 되었다.
그렇게 4주년이 되기 정확히 1달전, 2020년 7월 여명길드에 인원1명의 표시가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 * *

쿠아아아아아앙-!!!

"이얏!!!"

연보라색 머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목구비가 뚜렷한 아름다운 여성이 거대한 대검으로 날아오는 불덩이들을 쳐낸다.
불덩이를 날리고 있는 몬스터는 머리가 3개 달린 몬스터, 최근 발견된 거친 괴암산에 살고있다는 히드라의 둥지에 모르고 들어왔다 이꼴났다.
그녀도 꽤나 높은 레벨의 유저다.
무엇보다 현 랭킹 5위 길드에 간부니 레벨이 높다는건 자연스럽 알 수 있다.
그녀의 레벨은 400 후반대, 예전 랭킹 1위였던 여명길드의 길마가 레벨 700대고, 그것도 게임이 오픈된지 6달만에 찍은 레벨이라고 한다.
더 킹덤의 레벨업은 렙이 오를수록 상당히 힘들어진다.
1년이 다되야 레벨 300정도 되는 사람이 파다하다.
현재까지도 유저랭킹 1위의 푯말을 가지고 있는건 라그나로크라는 닉네임을 가진 여명길드 길마가 차지하고 있다.
게임 끊은지 약 3년 반이 지났는데도 전 여명길드 부길마의 레벨은 600의 후반, 거의 따라잡았지만 6달만에 700대를 차지한 라그나로크에겐 비할바 못됬다.
수많은 추측중엔 아마 그가 대륙내에 있는 수많은 던전들을 가장 첫번째로 발견하고 7일내내 그곳에서 사냥만하여 찍은 거라고 추측했다.
이 게임은 던전이 발견될시 맨 처음 발견한 유저, 혹은 파티에게 경험치 2배의 효과와 각각 클래스별 아이템들이 드랍률을 높여준다고 했다.
물론 이건 던전을 발견한 사람이 밝힐시에 그렇다.
여태까지 대륙내에서 다른 사람에게 발견됬다는 던전은 총 57개, 아주 적다.
한 나라에만 던전이 30개 이상있는데 대륙 내에서 다른 유저로 인해 발견된 던전은 57개가 다다.
그래서 이 추측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볼 수 있었다.

콰아앙-!

"꺄아!"

히드라의 꼬리가 여인이 있는 곳을 강타했고 간신히 피한 여인은 곧바로 첫번째 머리에게 노출됬다.

쿠와아아아-!

히드라는 각각의 머리에서 뿜어내는 브레스가 다른데 첫번째 머리에선 독, 2번째 머리에선 불, 3번째 머리에선 어둠을 토해낸다.
그중 가장 맞으면 치사율 100%를 자랑하는게 바로 첫번째 머리가 발사하는 독이다.
맞으면 바로 중독상태에 걸리는 것도 모자라 신체가 녹아내리는 걸로 판정이되 움직이지도 못한다.
여인은 브레스를 쏘려고 준비를 하는 히드라를 보곤 두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히드라가 수십초가 지나도 브레스를 쏘지 않았다.
여인은 살며시 눈을 떴다.
그리고 히드라를 보는데 히드라는 둥지 입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곳엔 마을에 있는 엑스트라 NPC들이나 입는 가죽옷을 입은채로 짧은 숏소드 하나를 쥐고있는 백발에 긴 와일드 포니테일을 한 이목구비가 뛰어난 남자가 서있었다.

"휘유~ 세상 참 많이 바뀌었네~ 벌써 히드라까지 나오고 말이야."

그 남자는 매력적이게 씨익 웃으면서 히드라를 바라봣다.
히드라는 그남자의 눈빛에 위축된 것처럼 뒷걸음질 쳤고 그때마다 남자는 한걸음씩 다가갔다.

"마침 돈벌이좀 필요했는데 잘됐네~
어디보자...히드라한테 드랍되던 골드가...어림잡아서 5000~7000골드에 아이템은 가죽이랑 발톱, 이빨이였지?
아 스페셜 아이템인 쓰리 헤드 소드도 주려나? 그거 예전에 팔아보니까 2만골드는 받던데...."

그는 숏소드를 길게 늘어뜨리곤 곧장 히드라에게 달려들었다.

* * *

거친 괴암산에서 히드라를 처치한건 다름아닌 여명 길드마스터 라그나로크였다.
그는 2년 반전 아버지의 일로 같이 외국으로 건너가게됬는데 깜빡하고 링크 헤드기어를 가지고오지 않았다.
링크 헤드기어는 가상현실게임과 이어주는 기계다.
착용하면 뒤통수와 정수리까지 머리를 덮는 이 기기는 컴퓨터 본체에 있는 USB를 꽂는 곳에 헤드기어의 코드선을 연결하고 헤드기어 뒷통수부분에 있는 칩을 꽂는 곳에 게임 칩을 꽂으면 그 세계로 입성하는게 가능하다.
그런데 까먹고 헤드기어은 안가져오고 칩만 가져갔던 것이다.
칩에 모든 캐릭터 정보가 저장되어서 해킹당할 일은 없지만 헤드기어가 없으면 말짱꽝이다.
그런데 하나더 사려고 했는데 엄마가 안된댔다.
라그나로크의 본명은 강혁, 대기업의 외동아들이다.
그래서 사장인 아버지를 따라 외국에 건너온건데 헤드셋을 안가져와 본의아니게 게임을 끊게됬다.
물론 엄청 힘들었다.
더 킹덤은 사람들이 비유하길 마약과도 같은 게임이라고 한다.
한번 하면 그것을 끊기가 담배끊는 것보다 어렵다고 해서 그렇다.
처음엔 미칠거 같아서 엄마의 말을 어기고 사비로 사려고 매장에 갔다가 저지당했다.
링크 헤드기어를 만든 곳이 바로 자신의 아버지의 회사다.
아마 어머니가 예상을 하고 매장 전체에 압박을 넣은 것이다.
갓 17살이던 강혁은 사원들에게 해고당하고 싶냐고 협박했지만 그것도 어머니가 생각했던 범위 내였다.
강혁의 친모는 아주 엄했다.
하나뿐인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서 그랬는지 매우 엄했지만 상냥할땐 매우 상냥하신 분이었다.
아버지는 엄하긴 커녕 엄청 인자한분인데 사업과련되면 엄청난 위엄과 카리스마를 보여주시는 분이다.
게다가 아버지는 아들바보보단 애처가다.
어머니에게 잡혀산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반폐인인채로 일주일간 좀비처럼 지내다가 부모님의 구박으로 미국에 있는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 일어난다.
동양인이란 관계로 대부분의 남학생들에겐 따돌림 받고 여학생들은 강혁의 이목구비를 보고 접근했다.
아마 남학생들이 따돌린 이유의 반은 여기에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때 자신과 친해진 한 후배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제임스였고 매우 착했다.
그냥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엄청 착했다.
그래서 제임스가 더 맘에 든 강혁은 그와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강혁과 친했던 제임스가 맘에 안들었는지 횡단보도를 기다리고 있던 제임스를 누군가가 밀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임스가 넘어진 곳에 큰 화물차가 오고있었고 그것을 보고있던 강혁은 제임스를 밀쳤다.
그리곤 자신이 화물차에 부딪혔다.
왜 자신이 그를 구했는진 몰랐다.
그냥 구하고 싶었다.
그렇게 강혁은 미국에 온지 약 반년에 병원침대에 누워 코마상태로 1년을 지냈고 반년후, 1년 반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깨어났던 그의 옆엔 손을 꼭쥔채로 자고있는 어머니와 소파에서 앉은채로 자고있는 제임스가 있었다.
기적적으로 깨어났지만 그의 몸은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졌고 혼자선 설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또 물리치료를 1년, 물리치료를 반년정도 했을때 병원내에서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헤드기어로 접하려다가 의사와 어머니께 크게 혼났었다.
아직 완벽하게 좋아진게 아니라서 뇌에 무리가 가면 다시 코마상태로 들어갈 수 있단거였다.
결국 단념한 강혁은 남은 반년동안 제임스와 같이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았다.
제임스는 강혁이 코마상태에 빠진 1년반동안 학교가 끝나면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을 찾아왔다고 한다.
그가 아팠을때도 그는 강혁을 찾아왓다가 같이 병원에 입원했던 적도 있었고 강혁이 깨어난 후에도 매일같이 찾아와 물리치료받는 것을 도와줬다.
강혁과 제임스의 사이는 더욱 돈독해졌고 물리치료가 완벽히 끝나자 제임스는 1년후 대학에 입학하게 될때 꼭 한국으로 유학오겠다면서 강혁에게 말했다.
강혁은 그와 메일 교환을 하면서 꼭오라고 말하고 귀국했다.
그리고 그렇게 기대하던 더 킹덤에 다시 접속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더 킹덤 보안시스템으로 일정기간 동안 접속을 안한 플레이어는 본인 인증을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장비들이 잠금되며 돈또한 잠금된다.
창고열람은 스킬을 제외한채 자신의 금전적인 요인은 다 잠금된다.
그리고 그동안 지급되는건 초보자의 가죽옷과 숏소드 1개뿐.
원래대로라면 하루만에 잠금해제절차가 이행되야하지만 지금 엎친데덮친격으로 서버폭주현상때문에 처리가 일주일까지 늦춰졌다.
덤으로 메신처에 있던 친구목록이 날아간건 떠나기 전날 단채챗팅으로 외국에 간다는 말을 전하려다가 실수로 삭제 버튼을 눌러서 전부 사라져버렸다.
엄청 당황했지만 헤드기어를 가져갈테니 내일 만나서 얘기하면 되겠지 하던게 3년반동안 말하지 못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X벌탱..."

로크는 자신의 잠금화된 인벤토리에 아이템들을 보며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그나마 3년전 대륙에는 없었던 히드라가 유저들이 강해짐에 따라 대륙에 모습을 드러내 다행이지 안그랬으면 일주일간 보리빵만 씹고 지내야 했을뻔했다.
뭐 그덕에 6000골드라는 백작가의 약 반년 수입을 얻고 그외에 가죽과 이빨, 발톱들을 얻었으니말이다.
히드라 스페셜 드랍아이템인 쓰리 헤드 소드는 드랍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뭐 나라면 언제든지 얻을 수 있긴한데...'

로크가 뒤를 돌아봤다.
연보라색머리를 가지고 거대한 대검을 이고있는 여성이 움찔하며 그자리에 멈춰섰다.
아까 히드라에게 당할뻔하던 여성이었다.
그녀는 로크의 엄청난 신위를 보며 감탄했다.
레벨 450의 레이드 보스인 히드라를 단순히 도륙한 그의 신위는 그야말로 말로형용할 수가 없었다.
너무 강했다.
그나마 이말이 가장 표현할 수있는 말이기도 했다.
고작 숏소드에 가죽옷으로 히드라를 농락하듯이 처리한 남자에 대한 호기심이 마구마구 피어올랐다.
저런 힘은 자신의 길드에 길드마스터이자 전체유저 랭킹 5위인 로웨나도 하지 못하는 행동이다.
그나마 가능한게 전체 유저 랭킹 2위이자 이제는 현 1위 길드의 길드 마스터인 라키안정도일까 싶다.

"언제까지 따라올겁니까?"

"당신이 누군지 알려줄때까지요!"

"뉴비입니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 하시죠!"

"아니 진짜로, 나진지함 궁서체임"

계속해서 쫓아오는 여자가 귀찮은 로크는 입맛을 다시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다행히 큰도시인 만큼 사람들이 넘쳐날 정도로 많았기에 로크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로크가 도망가는걸 본 여성은 자신도 속도를 냈지만 이미 로크는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져 있었다.
당했다라는걸 안 여성은 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었고 그여자의 뒷쪽에서 로크가 귀를 파면서 귀찮은일이 덜어진 것 같은 표정을 하고 뒤돌아섰다.
로크가 향한 곳은 자신의 거처였다.
이 도시에서 북쪽령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레벨 400대 던전, 타락한 정령왕의 숲에 지은 저택인데 아마 3년 넘게 관리를 안했으니 위생상태가 말이 아니리라.
300대가 넘는 던전이라 왠만한 유저들은 들어올 엄두도 내지 못한다.
초반부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꽤 보였지만 점점 깊숙히 들어갈 수록 사람 수는 적어졌고 뉴비 장비를 한 로크를 보고 위험하다며 들어가지 말라고 만류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로크는 아랑곳하지않고 깊이 들어갔다.
저멀리 나락에 위치한 저택이 보였고 로크는 점점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귀찮게 구는 몬스터 몇마리가 있긴 했지만 숏소드만으로도 스탯덕분에 충분히 잡고도 남았다.
문제는 내구도 지만 말이다.

"쩝...맹수형 몬스터를 몇번 만나서 옷이 넝마가 되버렸네...숏소드도 금 엄청 갔고.
빨리가야지."

서둘러 걷고있던 로크의 감각에 뭔가가 포착되었다.
대략 1km에서 걸어오는 2명의 인영을 목격한 것이다.
그둘이 나오고 있는 곳은 다름아님 자신의 저택이었는데 로크는 오감을 극대화 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2명이 누군진 금방 알 수 있었다.
한명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여명길드 부길마였던 라키안, 그리고 옆에 한명은 자신을 유독 따랐던 동생이자 간부였던 카인이었다.
둘이 점점 가까워지길래 로크는 자신도 모르게 일단 숨었다.
카인은 아마 격하게 반기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분명 라키안은 자신을 죽이려 들 것이 뻔하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저들이라면 이렇게 멀리 떨어진 자신도 찾을 수 있기에 로크는 최대한 인기척을 줄였다.
점점 둘이 가까워져갔고 수다를 떨면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이야~ 설마 로크형 집에 가는데 라키형을 만날줄은 정말 몰랐다니까요."

"로크가 없는 저집을 나아니면 누가 치우겠냐, 게다가 언젠가 그녀석이 돌아올 수도 있고...그러니 일주일에 한번은 와야지.
그나저나 너 한동안 안오더니 다시 한달에 한번 규칙적으로 온다?"

카인이 장난기 석인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하였다.

"이제 길드가 안정되었으니까요.
나참 언데드 군단이 있다고 치안이 이렇게나 불안정해서야 원...물론 제가 어린탓도 있겠지만요."

"걱정마라, 너도 이제 18살이야, 충분히 제구실을 할 수 있는 나인데....너 공부는 안하냐?"

"이미 대학 입학증까지 얻어놨으니까요."

"....축복받은 두뇌새끼..."

라키안이 찡그리면서 카인의 머리를 잡고 힘을 줬다.
카인은 그 고통에 비명을 지르면서 놔달라고 소리를 쳤다.

"어쭈? 앵겨? 요놈이!"

"아파요 형!!! 아 형도 S대 가상현실학과 들었갔음 충분히 성공한거지 뭘 그래요?!
게다가 로웨나 누나랑 리즈 누나도 거기 있다더만!!"

가상현실학과는 가상현실이 구현되고 나서부터 생긴 대학학과다.
이 학과는 주로 가상현실로 할 수 있는 일을 공부하거나 연구하는 학과인데 이 학과내에서도 배우는게 각각 있다.
첫째, 의료.
가상현실 시스템으로 인해 시각, 청각, 혹은 사지를 사용못하는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공부.
지체장애까지 고치려 노력해보고 있으나 지체장애의 뇌에서 온전한 부분만 추려내어 가상현실로 보내는 방법은 아직까지도 연구중이다.
현재 사지불구인 장애인들은 가상세계에서 걷거나 만질 수 있지만 시각 청각은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곧 완성된다는 얘기가 들려오고있다.
둘째, 사업.
가상현실세계에서의 사업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세계를 통합하는 월드 시스템이 만들어 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물론 이렇게 될 경우 현실보다 시간이 늦게 흐르는 가상세계를 선호하여 가상세계에만 지내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어 아직까지도 연구지속중이다.
게다가 아직까진 세계인 전체의 뇌파를 온전히 나열해놓을 수있는 용량을 가진 시스템 프로그램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외에도 연구라거나 실험, 여러가지 배우는 것이 있지만 가장 큰 주축은 위에 2개이다.

"응, 3달전에 오프로 만나보니까 같은 대학이더라.
리즈는 과가 다르지만."

"헤헷, 사실 저도 졸업하면 가상현실학과에 들어갈 수 있도록 그 학과 입학증 따놨지요~"

"뭐? 너 제빵사 되겠다며."

"취미로만 하려구요.
재밌긴한데 꿈으로 정할만큼 재밌진 않거든요."

오프라인의 얘기는 온라인에선 비매너로 통하는데도 둘은 거리낌 없이 서로의 오프라인에 대해서 얘기한다.
그만큼 그들이 가깝기도 한거라 할 수도 있지만 숨어있는 로크의 기분은 묘했다.
그들이 오프를 했다.
오프는 게임에서 알고지냈던 사람들이 현실에서 만나는 걸 말한다.
나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지만 가상현실게임으로 그사람의 인성이 오래 지내다보면 그대로 드러나서 가리고 오프를 할 수가 있게되었다.
비록 로크 자신의 반년밖에 안됬지만 라키안과는 가상현실게임이 아닌 PC게임을 중2때부터, 약 2년 반동안 알고지낸 사이였다.
2년 반동안 자신에게 오프를 하자고 한적이 없는 라키안이 다른사람들과 오프를 했다는게 묘하게 씁쓸했다.

"쩝...그나저나 길마 부길마 제외하고 10명이었던 간부들이 각각 다 다른길드 길마 부길마 간부를 맡고 있으니 만나기도 쉽지않네요...암묵적 동맹이긴하지만."

"아스가르드 길드에 3명이 모여있긴하지, 밀리안은 나와 같은 길드지만."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의 얘기를 하면서 서서히 숨어있는 로크에게서 멀어져갔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로크는 이내 침을 삼키면서 서둘러 자신의 저택으로 향했다.
뭔가 아쉬운듯 쓸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폐인인 자신한텐 지금 장비 교체가 더 시급하다.
전속력으로 뛴 로크는 자신의 저택앞에 빠르게 도착했다.
저택 문옆엔 수정이 있었는데 로크가 손을 올리자 영롱하게 빛을 바라더니 이윽고 대문이 열렸다.
로크는 자신의 방보다 먼저간 곳이 있었다.
바로 대장간이다.

"후우~쿨럭! 쿨럭! 어우...라키가 여긴 청소 안해놨나..."

대장간에는 수많은 광석들과 무기와 갑옷을 만들 수 있는 공구들이 가득했다.
로크가 창문을 열면서 환기를 시키고 화로에 불을 켰다.
화로 전체가 뜨거워지려면 조금 있어야 했기에 로크는 대장간 옆방에 향했다.
바로 옷은 만들 수 있는 재단실이다.
로크는 거기 먼지도 대충 털어내고 곧바로 히드라의 가죽으로 작업에 들어갔다.
오랜만에 로크의 저택이 활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 * *

"후우 완성!"

로크의 손에는 매끄러워 보이는 멋들어진 가죽옷이 쥐어져 있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녹빛을 띄고있는 자신의 장비를 보면서 만족한 웃음을 짓고 곧바로 이름짓기를 시작했다.

"어디보자...이름은...게르헨으로 하자."

띠링

게르헨(전신옷) 내구도 1200/1200 방어력 570
유니크 아이템

제한
레벨 450 이상
힘스탯 1000 이상
체력스탯 500 이상
민첩스탯 500 이상

옵션
올스탯 5%
힘스탯 +30
체력스탯 +50
민첩스탯 +20
관통저항 30%
데미지 흡수 20%
상태이상 저항 80%

무게 : 500g

제작자 : 라그나로크

"음...괜찮네, 그러고보니 내 스탯이 얼마나 되더라?
내 정보"

띠링

(풀네임 X)
라그나로크 Lv 704
직업 : 오버로드
특성(오러) 등급 : 그랜드 소드 마스터
현재 사용 타이틀 : 신속의 검사
이명 : 검신

HP : 7502000
MP : 426000

공격력 : 18605
방어력 : 13049
지구력 : 25845

힘스탯 : 3721
체력스탯 : 2407
민첩스탯 : 5169
행운스탯 : 1009
매력스탯 : 207
근성스탯 : 507
동물 친화력 : 30200(소동물이 따르는)
자연 친화력 : 128000(자연의 친구)
정령 친화력 : 10200(정령들이 호의를 가진)
마나 친화력 : 3700000(마나의 지배자)
명성 : 1072000(모르는 이가 없는)
치명타 확률 : 30%
관통 확률 : 30%

공격력은 힘스탯의 5배, 그외 방어력은 체력, 지구력은 민첩의 5배로 나타난다.
아이템을 착용할 시 스탯이 부여되는 아이템이면 장비기존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제외하고도 추가로 올라간다.
힘스탯이 1오르면 공격력은 5가 상승한다는거다.
근성스탯은 2배로 방어력에 추가된다.
HP는 별도다, 딱히 영향받는 스탯은 없다.
자신의 스테이터스를 본 로크는 흐뭇한듯 허탈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

"허허허 나도 참 미친듯이 키워놨네...보통 레벨 704면 주는 스텟이 1렙당 5라서 3520인데...난 몇배니 거기에, 게다가 지금 내 전용 템들도 안끼고 있는데..."

현재 로크는 발가벚은 상태나 마찬가지이다.
숏소드의 공격력은 5밖에 안되고 올때 그냥 버렸다.
입고있는 뉴비옷은 방어력은 커녕 내구도도 20도 안되는 슈뤠기다.
로크는 입고있는 뉴비옷을 벗어던지고 히드라 가죽 갑옷으로 갈아입었다.
상당히 가볍고 재질이 질겨 생각보다 맘에 들었다.

"아 이제 대충 화로가 뜨거워졌겠네, 일주일동안 쓸 무기도 만들어볼까나"

로크가 옆방으로 넘어가 곧바로 무기제작을 시작하였다.
주재료는 바로 히드라의 이빨과 발톱으로 제작할 생각이었다.
히드라의 몸에서 나오는 재료템들은 상위 제련, 재단 아이템들이다.
발톱과 이빨은 강철보다도 단단하고 가죽은 강철칼로 베어도 잘리지 않는다.
그래서 중급 대장장이나 재단사까지는 제련하지 못하고 상급대장장이, 재단사부터 제련,재단을 할 수 있다.
로크는 이미 대장장이 스킬이 상급이고 재단 스킬도 상급이기에 제련하지 못하진 않는다.

깡-! 깡-! 깡-!

열을 가한 이빨과 발톱을 망치로 두들겨 넓게 펴기 시작했다.
일단 뼈지만 여긴 게임이다.
게다가 강도도 강철보다 단단한데 제련을 못하진 않는다.

"후우...그나마 가장 작은 이빨이 팔뚝만한데...뭔 발톱이 내키를 넘냐..."

2m는 가뿐히 될거같은 검대한 발톱, 로크는 그걸 180cm정도로 자르고 다시 열을가해 굽기시작했다.

깡-! 깡-! 깡-!

점심이였던 시간은 어느세 한저녁이 되었고 로크의 잘생긴 얼굴은 검댕이가 잔뜩 묻어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로크는 자신의 손에 들린 검을 보면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완성이다!!!"

하얀색의 빛깔을 뽐내는 대검.
가드부분은 없고 손잡이도 아예 따로 달필요 없이 한번에 만들어서 야만인같은 무기같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전혀 다르다.
검날과 손잡이에 모두 세련된 무늬가 있고 칼등엔 밑부분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커져가는 이빨로 만든 칼날들이 칼등에 갈퀴처럼 달려있었다.
칼이라기보단 톱에 가까운 검.

"이놈은...블혼으로 할까"

띠링

블혼 내구도 1000/1000 공격력 820
유니크 아이템

제한
레벨 450이상
힘스탯 1500이상
체력스탯 1000이상
민첩스탯 500이상

옵션
올스탯 15%
힘스탯 +50
체력스탯 +30
민첩스탯 -50
관통확률 +10%
치명타확률 +10%

특수스킬
웨폰 브레이커(패시브) : 싸우는 상대의 무기를 파괴할 경우 영구적으로 공격력이 2.5씩 늘어난다.
파괴한 무기 : 0개
상승공격력 : 0

무게 120kg

제작자 : 라그나로크

상당히 좋은 검이었다.
무엇보다도 특수스킬이 붙은 아이템일 경우에는 유니크 급이라도 엘리트급으로 쳐줄정도로 시세가 매우 높다.
특히 로크가 만든 이검이 경매에 올라간다면 아마 전사타입 레벨 450이상의 유저들에게 폭풍이 불 것이다.
웨폰 브레이커! 싸우는 상대의 무기를 파괴할경우 영구적으로 공격력이 2.5씩 늘어난다.
싸우는 상대라는건 몬스터의 무기라도 상관이 없단 뜻이다.
2개를 부수면 5로 힘스탯 1과 동등한 효과를 지니게 할수 있고 10개를 부수면 25로 레벨 1의 스탯을 힘스탯에 추가한거와 동등한 효과를 지니게 된다.
비록 민첩스탯이 -50이나 붙지만 충분히 좋다고 볼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일주일 후에 잠금 풀리면 이 2갠 팔아야겠다.
그런데...음...무기 실험할만한데가 코앞에 널려있긴하네.
그전에 밥좀 먹을까, 지금이 9시니까...여관이면 가능하겠네."

로크는 저택으로 들어가 샤워실에서 간단히 씻은 후 히드라의 가죽옷과 따로 만든 칼집을 허리에 장착해 허리 뒷쪽에 검을 맸다.
손잡이 길이까지 총 180cm정도 되는 검은 역시 약간 불편하긴 했지만 로크의 스탯엔 딱히 불편하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았다.

"오랜만에 왓으니 고기나 먹어야지~"

로크는 도저히 120kg이나 되는 검을 맨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 속도로 빠르게 숲을 빠져나갔다.

* * *

여관에서 간단한 샌드위치를 시키고 싸서 나왔다.
총 6개에 1실버 20쿠퍼, 이미 여관에서 8실버짜리 통돼지바비큐를 혼자 다먹고 오는 길이었기에 이 샌드위치는 저택에서 다른 짓좀 할때 먹으려고 산것이다.
그리고 오는 길에 악세서리 상점에서 꽤나 괜찮은 가면을 찾아서 바로 구입했다.
자신의 취향도 맞고 비록 능력치는 없는 평범한 가면이지만 이걸 착용하면 한동안 잠잘때 죽을 걱정 안해도 될 것이다.
머리도 와일드 포니테일에서 그냥 산발머리로 풀어해친데다가 얼굴을 다가리는 가면까지 착용하고 한밤중에 거리를 걷고, 검녹색의 가죽옷을 입고 거대한 칼을 지닌 백발의 장신 남성이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는다는걸 로크는 깨닫지 못했다.
로크가 다시 저택으로 돌아가려고 광장을 지나려고 할때 광장 분수대 앞에 쭈그려서 바닥을 끄적이고 있는 한 여성을 발견했다.
연보라색의 머릿결이 달빛을 받아 신비하게 보이고 등에멘 대검이 무겁지도 않은 듯이 그저 바닥을 끄적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여인의 모습을 보자 로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반나절 전에 자신을 쫓아다닌 그 여인이 울먹이면서 바닥에 자신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그림을 그려놓고 나뭇가지로 막 찌르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로크는 그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아직까지도 이러고 있습니까?"

가면을 머리위로 걷으면서 말을 걸자 연보라빛 머리의 여자는 울음이 터질듯한듯?화난듯한 얼굴을 하면서 악을 썼다.
그리곤 자신의 등뒤에 대검을 잡으면서 로크를 엄청 째려봤다.

"야이 나쁜놈아!!"

"어허 여기 PK구역 아닙니다.
경비병이 잡아가기전에 검 넣어요."

"내가...내가 너 찾으려고 반나절을..."

그말에 로크는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반박했다.

"아니...초면인 사람을 도데체 왜 찾는거..."

"히드라는 레벨 500대의 레이드 보스란 말이야!!
유저 랭킹 2위 라키안 아니면 솔킬이 불가능하다는 그런 몬스턴데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샤샥하고 해치우면 누가 안궁금해 하는데!!"

"저기 목소리가 너무 큰....그리고 보통 반나절동안 찾아다니러 다니는 사람이 더 비정상..."

로크는 난감했다.
저녁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사람이 꽤나 있는 시간대 였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컸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예 자리에 주저앉으면서 울기 시작했다.

"흐으으아앙...너때문에 오늘 미팅약속도 깨고 찾아다녔는데...점심이라 저녁도 굶었는데 흐으윽..."

로크는 지금 아주 난감한 상황이다.
주위에 돌아다니던 유저들은 쑥덕대고 있었고 그녀가 아스가르드의 간부란걸 알아차린 사람들은 스샷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했다.
로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의 얼굴이 찍히지 않게 가면을 쓰고 주저앉아 울고있는 그녀를 안아올렸다.

"뭐, 뭣하는거야!!"

"가만히 있어요 좀"

스팟-

순식간에 로크의 신형이 사라졌고 구경하던 유저들이 되려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중 영상으로 찍고있던 유저는 재빨리 그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고 그날밤 12시에 동영상 게시판 1위를 먹었다.
댓글도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아스가르드 간부인 엘류시아와 수수께끼의 남성의 사랑(?)싸움 영상!

오xxx : 젠장! 엘류시아는 남자친구 없는 줄 알았는데!

해xxxx : 오오....아침드라마..."

피xx : 그런데 히드라를 솔킬? 거짓말 하고 자빠졌네.

* * *

"후우웁- 하아아....그래서 당신 정체는 뭔데?
검사인줄 알았더니 마법사였어?"

지금 장소는 도시를 피해 들판에 있는 하천까지 순식간에 이동한 평야 어딘가였다.
엘은 자연스럽게 로크에게 하대를 했고 로크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도시안 광장이 아닌 공원, 곳곳에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곳이었다.

"아뇨 전 일단 검사 맞구요.
복귀자에요 저."

"복귀자? 아~ 그래서 그때 뉴비옷을 입고있었구나?
그런데 히드라는 어떻게 사냥한거야?"

엘도 복귀하면 하루간 뉴비셋이 지급되고 다른 아이템들은 잠긴다는걸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이건 또 무슨핑계를 댈까 고민하던 로크는 이내 뭔가 생각 났다는듯이 주저리주저리 말하기 시작했다.

"제 타이틀 능력이 힘스탯이랑 민첩스탯을 5분간 2배로 올려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거든요.
아마 이거 쓰면 적어도 민첩스탯은 유저랭킹 2위보다 많을거에요."

물론 거짓말이다.

"헤에~ 어? 그런데 그런 엄청난 능력치를 지닌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으면 이름이 알려져 있어야 하는데?"

"전 솔플러라."

엘은 마그나와 대화를 하면서 재미가 없었다.
질문을 하면 확답으로 대화가 연결되지 않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그가 말하는거가 많이 이상하긴 하다.
라키안은 창을 활요하는 전사형 직업을 가진 유저다.
그런 그는 스킬이나 타이틀에 의지 하지 않고도 말을타고 꼬박 나흘이 걸리는 거리를 4시간만에 주파한 적이 있기때문이다.

"헤에...그럼 나흘걸리는 거리를 4시간보다 빠르게 주파할 수 있단거네?"

엘의 질문이 뭔 뜻인지 모르는 로크는 그냥 가볍게 다시 그말에 대답했다.

"불가능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5분이 한계니까요."

'나흘거리면 30분정도면 충분하지만.'

그렇게 엘이 계속 질문하고 로크가 계속 대화를 종결하는 대화가 이어졌고 밤 11시가 다되어갈때 엘의 배가 요란하게 울렸다.

꼬르르르륵-

"....."

".....뭐, 뭘그렇게봐?!
아까 말했잖아 넌때문에 반나절을 굶었다고!"

"드실래요? 간식으로 산 거지만."

로크가 샌드위치 6개가 든 통을 건네자 엘의 안색이 밝아졌다.
보통 남자가 보면 반하고도 남겠지만 이미 로크는 더 킹덤 유저 4대 미녀에 속해있는 로웨나와 리즈를 근접에서 봐왔었기 때문에 딱히 감흥은 없었다.

"여행자의 친구 여관의 스페셜 샌드위치네?
이거 초심자가 사기엔 많이 비싸서 옛날에 그렇게 먹고싶어했었는데..."

엘이 추억에 잠긴듯이 샌드위치 한입을 배어먹고 맛있다는 듯이 한쪽 볼을 손으로 감싸고 으음~이라는 소리를 냈다.
그렇게 순식간에 1개를 먹어치웠고 엘은 로크를 흘깃보더니 샌드위치 1개를 건냈다.
로크가 무슨행동이냐는듯 궁금한 표정으로 엘을 빤히 보자 엘은 얼굴을 붉히면서 변명을 시작했다.

"애, 애초에 니꺼니까!! 나혼자 먹는건 좀 그렇고..어처피 게임에서 먹는건 허기만 달래줄 뿐이니까....가, 같이 먹자구!!"

아무래도 엘은 남자를 대하는게 낯선듯 로크의 시선을 피하면서 한손은 계속 샌드위치 하나를 건내고 있었다.
그녀의 행동에 로크는 피식 웃으면서 샌드위치를 받아서 한입 배어물었다.
그걸 본 엘은 다시 샌드위치 하나를 집어 맛있게 먹어치웠고 최종적으론 로크는 1개 엘이 5개를 먹어치웠다.
샌드위치를 다먹은 후 엘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5개나 먹었다고 하지만 게임 속에서만 먹고 현실에서 계속 굶고 있으면 1시간도 안가서 배가 고플테니까 밥먹고 올게.
어디가지말고 기다려!! 여기서! 꼭! 혹시 모르니까 친추도 받아!"

띠링

엘류시아 데미넌스에게서 프렌드 등록이 왔습니다.
수락 하시겠습니까?

YES/NO

"이거 꼭 받아야하나요."

"받아!"

"하아....YES"

띠링

엘류시아 데미넌스와 프렌드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됬죠?"

로크가 일어서있는 엘을 쳐다받고 엘은 아까처럼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응! 그럼 갔다올게! 10분은 안걸릴거야."

슈욱!

엘이 허공에서 무언가를 클릭하는 체스처를 취하더니 이내 사라졌다.
그녀가 간 것을 확인하고 엘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다 자신보고 꼭 기다리라는 엘의 모습이 생각나 피식 웃으면 그냥 그 자리에 누웠다.
공원 안에있는 녹색 언덕 밑에 있는 맑은 하천에 백은빛에 달빛이 내리쬐자 상당한 절경이었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채 살짝 눈을 감았다.
그리곤 어느샌가 잠이들어버렸다.

가수면모드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한 10분쯤 있었을까, 누군가가 로크를 깨우기 시작했다.
엘이 돌아온줄 알고 기지개를 펴면서 그를 봤지만 엘과 전혀 다른 여인이 서있었다.
눈부시게 아름다우면서 웨이브를 넣은 금발의 단발머리가 인상적인 한때 같은 길드에 있었고, 간부 중 하나였던 여인.
리즈였다.
멀뚱히 리즈를 본 로크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리...즈...누나..?"

"어머? 절 아시나봐요? 하긴 이래뵈도 랭컨데, 히힛!
그나저나 이런데서 자면 탈탈 털릴걸요? 절 만난걸 감사하게 여기라구요 엣헴!
근데...누나라뇨? 난 아직 그쪽 나이 모르는데?"

리즈는 당당히 가슴을 내밀면서 마치 뽐내는듯한 행동을 취하면서 의아해했다.
그리고 곧장 자신이 궁금한걸 당당히 물어봤고 로크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3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더 당차고 활기차게 변했다.
로크는 그렇게 뭐라 주절대던 리즈를 그저 상냥하게 바라봤고 가면뒤에 시선을 느꼈는지 리즈가 중간에 말을 멈추며 로크를 바라봣다.

"그냥 저보다 나이많아보여서요."

"우와, 엄청 실례.
근데 가면은 왜쓰시고 계신거에요?"

"그냥...멋으로 좀..."

"아 그러시구나~ 아 저 혼자 얘기했는데 벌써 5분이 지났네요, 헤헷.
그럼 전 가볼게요! 잘있어요~ 아 이름! 이것도 인연인데 이름 알려주세요!"

리즈는 서둘러 뛰어가려다가 로크에게 이름을 물었다.
라그나로크라고 풀네임을 대면 들킬 것이 100%였기에 로크는 자신의 애칭인 로크를 알려줫다.

"로크, 로크입니다."

"아...로크...님이시구나...그럼 잘있어요! 텔레포트!"

리즈는 로크의 이름을 듣고 뭔가 생각이 난듯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지 급밝게 표정전환을 하고 사라졌다.
막상 그녀를 만나니 로크는 뭔가 씁쓸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 3분쯤 더 지났을까.
허공이 빛이 일렁이더니 엘의 모습이 드러났다.
엘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엘에게로 다가갔다.

"잘먹었어요? 10분 걸린다더니 18분 걸렸네요."

"여, 여자는 원래 준비할게 많은 법이야!"

"헤에, 그렇군요."

"뭐야 그 가소롭다는 웃음은!!"

그렇게 엘이 투닥거리는걸 받아주는 로크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향했다.
엘은 로크가 어디로 향하는지 몰라서 뒤를 따랐지만 로크는 그런 엘을 제지했다.

"어처피 밤도 늦었고, 저도 잠시 해야할 일이 있으니 오늘은 여기서 그만 헤어지죠."

"어? 어....음....좀만 더 있으면 안되?"

"네, 지금부터 제가 할건 개인적 프라이버시라서."

엘은 뭔가 맘에 안드는 표정으로 자신의 눈앞에만 보이는 창을 띄어 투덜댔다.
'기껏 최대한 빨리먹고 다시 왔는데,' 라고.
로크는 피식 웃으면서 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뭣, 뭐하는 거야!!"

로크의 손을 뿌리치려했지만 로크는 더 힘을 줘서 장난끼있는 웃음을 하며 엘의 머리를 잔뜩 헝클어놨다.

"내일 다시 놀아드릴께요."

"누가 누구보고 놀아준단거야?!"

로크는 가면을 머리위로 올리며 활짝 웃어주면서 다시한번 엘의 머리를 헝클었고 유유히 갈길을 갔다.
엘은 그런 로크의 뒤를 보고있다가 뭐라 중얼거리면서 로그아웃했다.

"내일 귓말 안받기만 해봐..."

슈욱-

엘의 신형이 사라졌고 로크는 엘이 한말을 그대로 들었다.
다시 피식 웃으면서 로크는 아까전, 히드라가 있었던 거친 괴암산으로 들어갔다.

* * *

다음날, 점심.
짙은 갈색에 허리까지 닿는 긴머리를 한 여성이 망고 드링크를 마시면서 인터넷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170cm가 넘는 그녀는 왠만한 연애인 뺨치는 미모와 모델 싸다구를 날릴정도의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방금 막 샤워를 끝냈는지 검은 나시에 트렁크만 입고있었다.
하지만 그정도로 그녀의 몸의 근육들이 드러났다.
말그대로 운동선수의 몸.
그녀는 컴퓨터로 더 킹덤의 홈페이지에 들어갔고 거기에 현재 홈페이지에 떡하니 자리잡혀있는 2영상이 보였다.
동영상 랭킹 1위와 2위, 동일인물로 보이는 백발의 사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덤으로 2위 영상엔 자신이 아는 인물도 있었다.
그녀는 2위 영상부터 봤다.
아스가르드의 간부이자 진홍빛 폭군이라는 이명을 가진 엘류시아가 어떤 남성에게 투닥거리며 울고 있었다.
길드에서 한번도 보이지 않은 모습에 짙은 갈색머리칼의 여성은 헤에-하면서 계속해서 드링크를 마셨고 바로 1위동영상으로 넘어갔다.
그 동영상은 늦은 저녁에 찍힌듯했지만 1위를 할정도의 가치가 있었다.
달빛에 반사되어 백은빛으로 빛나는 대검을 들고 평균레벨 400대의 던전인 거친 괴암산 몬스터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필드 보스 몬스터조차도 그의 검격에 단 한방에 무너졌고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몬스터들을 도륙해갔다.
만약 그가 알려져있는 랭커였다면 이 글이 1위까진 되진 않았을테지만 그는 모든 사람들이 처음보는 행색과 신비로운 느낌을 더해주는 가면을 끼고 있었기에 아마 1위를 했으리라.

툭-

질은 갈색머리칼의 여성은 마시고 있던 망고 드링크를 땅에 덜궜고 입술을 바들바들 떨었다.
영상 안의 백발의 남성을 본 순간부터 의심하고 있었는데 그의 검술을 보니 의심이아닌 확신을 했다.

"로크...?"

그녀는 단번에 그의 존재를 파악하여 자리를 박차고 곧장 맨션의 거실로 나갔다.
거실에서는 숏 울프컷을 한, 그녀보다 더 큰 근육이 자리잡고있는 한 남자다운 미모를 가진 남성이 TV를 보고 있었다.

"왜그래 누나?"

"강수현 너 지금 스캔나고있는 엘류시아 전화번호 안다고 했지?"

"응 그렇지. 그건 왜?"

강수현이라는 남자의 물음에 그녀는 이를 빠드득 갈면서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는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우리의 잘난 길마께서 복귀하셨다."

툭-

이번엔 강수현이 리모컨을 떨어뜨렸고 정색한채로 되물었다.

"확실해?"

"꼬우면 홈페이지가서 1위 동영상 봐보든가.
됐고 전화번호나 내놔, 엘류시아랑 관계있어 보이더라.
아 그리고 너 당장 전 길드 간부들이랑 진원이 불러...길마사냥이다."

그녀는 로웨나, 현실이름은 강채희로 현재 S대 가상현실과에 들어가있는 더 킹덤의 랭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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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 Bi Continued

0
이번 화 신고 2015-08-29 19:32 | 조회 : 2,484 목록
작가의 말
보라빛방울

흔한 먼치킨 물입니다, 덤으로 자유연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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