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진구는 바보!"

"놀,놀리지 마.."

"아이구~ 진구 아직도 가게 일 보나?"

"네에."

인물은 저리 훤칠한데 저렇게 바보여서야..쯔쯔.

그러게나 말이야. 부모도 없고..에구 안됐어.

딸랑-
"아주머니 안녕하세요~어?진환아! 너 여기 있었네! 이럴 줄 알았다니까.. 빨리 집에 가자!"

"헤헤, 웅.."






진환이 이 작은 마을에 등장한 것은 1년 전이였다.

동거인을 구하던 성우에게 연락이 왔고, 다소(?) 모자라 보이지만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아서 성우는 흔쾌히 허락했다.

"대신, 넌 하숙비 내기 힘드니까 가끔 우리 엄마 슈퍼 일 좀 도와줘! 할 수 있지?"

"으응.."

"그래, 오늘은 늦었으니까 잘 자고 내일 보자! 잘자!"

"..."

달칵.



"남조선 남자들은 다 저렇게 밝은가.. 북조선이랑은 다르군."

진환은 남조선 관찰일지를 써내려갔다. 훤칠하고 언어에도 능통한 그가 바보 연기를 하는 이유는,




"동무, 수고 했다우."

"어머니는 잘 계십네까."

"잘 계시지비. 동무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 하신다."

그는 간첩이기 때문이다.



몰래 밤에 외출하다 성우에게 들켜도,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다 왔다고 하면 그만이였다. 아무도 바보인 진환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백이십일, 백이십이.."

벌컥-

"진환아..운동 하는거야?"

"어?어어?아니 개,개미관찰..헤헤.."

"나 공포영화 봤더니 혼자 자기 싫어."

"어,어?"

성우는 대답을 듣지도 않고 엉거주춤 엎어져 있는 진환의 옆으로 파고 들었다.

"아, 따뜻하다.뭐해, 불 꺼줘."

"어어.."

가끔 무서운 꿈을 꿨다거나..갖은 핑계로 성우는 베개를 들고 진환의 방으로 찾아왔다.

"안아줘."

눈치를 보던 진환은 두툼한 팔로 성우를 끌어안았다.

"넌 이상해. 운동을 안해도 몸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뭐, 나야 좋지만..

말 끝을 흐리던 성우는 잠에 들었다.

그렇게 마을의 밤이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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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3-09 01:03 | 조회 : 2,743 목록
작가의 말
nic3777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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