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검은 태양의 성왕(2)

‘이럴리가 없다.’

이럴 수는 없었다. 어떻게 인간이 마기를 품으며, 악마를 치유할 수 있으며, 태양을 만들어 낼 수 있지?

가브리엘과 라구엘은 경악과 동시에 공포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봐도 저것은 인간이었다. 악마도 천사도 그렇다고 해도 신도도 아닌 평범한 인간.

그런데 그 인간이 천사들 중에서도 단 2명만이 사용할 수 있는 태양의 힘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도 황금색이나 붉은 색도 아닌 마치 마기라도 머금은 것처럼 묵빛의 태양의 불을.

“막을 수 있겠어?”

마치 떨어지는 유성처럼, 빠르게 돌진해오며 비웃듯이 말하는 인간의 모습은 정말 이질적이며 말이 되지 않았다.

“라구엘!”

“예!”

가브리엘이 손끝에 성력을 모으기 시작하자 라구엘 또한 그의 곁에 다가와서는 같이 성력을 모아 거대한 흰빛을 만들어 냈다. 보호하며 지키는 것에 특화된 라구엘과 가브리엘이 만들어낸 결계속에서 천사들은 긴장감을 놓지지 못했다.

저 예외적이며 이질적 존재가 뚫을 수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상하리만치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충동까지 10초도 안 남은 상황 마침내 결단을 내린 가브리엘이 명령을 내렸다.

“…라구엘 내가 버틸테니, 전원 철수해라!”

“하지만!”

통솔 능력이 뛰어난 사령관 가브리엘과 보호하고 지키는 능력이 뛰어난 라구엘. 그 둘이 힘을 합쳐 만든 보호막에서 라구엘이 빠진다면 당연히 가브리엘이 무리할 것이 뻔하였다. 망설이는 사이 그들을 보며 단호하게 거침없이 솔레노와는 말했다.

“꿰뚫어.”

발실리스크의 검은 빛에 물든 하얀색의 발톱이 크고 거대해 지더니 그대로 하얀 투명한 보호막에 부딪치더니 큰 마찰음을 내었다.

“…큭!”

“가브리엘님!”

라구엘은 자신의 힘이 담긴 수호의 힘이 깨질 것은 직감하고 성력을 가브리엘을 지키는 쪽으로 모두 전환했다.

약하진 방어막은 순식간에 뚫려 하얀 천사들의 사이로 마치 유성(流星)이 하늘을 갈라 놓은 것처럼 검은 하나의 선이 생겼다.

“라구엘!”

피하기는 했지만 라구엘의 오른쪽 날개 3개가 절반이 찢겨져 나가버렸다. 다행이 가브리엘은 라구엘의 수호의 성력이 보호해진 덕분인지 깃털이 몇개 빠지기만 해을 뿐 무사했다.

천사의 힘의 동력원(動力源)인 순백의 깃털의 날개가 손상당한 라구엘은 비틀거리며 이내 정신을 잃었다. 추락할려는 라구엘을 가브리엘이 붙잡자 다급히 라구엘의 수하인 천사하나가 건내받아 등에 업었다.

“…가브리엘님. 피해가 막대합니다.”

가브리엘의 멸령을 들은 천사들이 자체적으로 성력을 모아 게이트를 만들어 넘어갈 수 있었지만 많은 수의 천사들이 모두 넘어가기에는 시간과 성력이 모자를 수 밖에 없었다.

“저 인간놈이!”

천사들을 땅으로 떨어져 죽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본 가브리엘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바실. 쟤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 맞지?”

천사들을 가로지르며 푸른 피로 땅을 적시고 돌아온 솔레노와는 바실리스크를 칭찬하듯이 쓰다듬으며 투덜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크우응.

그러자 바실리스크는 솔레노와를 힐끔한번 쳐다보다 솔레노와를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는 가브리엘을 노려보며 이를 드러내었다.

-크르르릉!

“나 대신 화내주는 거니? 고마워.”

그런 바실리스크를 기특하다는 듯이 칭찬하며 등을 쓸어주자 바실리스크는 좋아지는 기분을 나타나듯이 거대고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있는 꼬리를 흔들었다.

“…라구엘님의 상태가 심각합니다. 라파엘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라구엘을 업은 의료 천사의 말에 가브리엘은 분노를 삭힐수 밖에 없었다.

“귀환…한다.”

가브리엘은 모든 성력을 쥐어짜내며 거대한 게이트를 열었다.

거대한 게이트 속으로 천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순식간에 날아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가브리엘 혼자만이 남았을 때, 가브리엘은 죽일듯이 솔레노와를 노려보며 분노를 드러내었다.

“인간 주제에 감히 신의 대행자인 천사에게 칼을 들이민것으로 모자라 그 목숨을 해하다니. 곧 신벌이 내릴 것이다.”

“그러던가. 어차피 패배자의 헛소리에 불과하니까.”

빠득!

가브리엘은 가지런한 이를 갈며 게이트를 넘어갔고 할일을 마친 게이트는 순식간에 작아지며 사라졌다.

그 광경을 모두 눈에 담고 있었던 아가레스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혼자서 천사들의 대군을 상대하며 그들을 물러서게 만드는 위용(偉容) 악마로서의 본능이 자극되며 말도 안되게 흥분하며 몸이 머리끝까지 달아올랐다.

두근 두근-!

벅차오른 감동. 동경. 알 수없는 감정. 그 모든 것들이 단 하나의 존재를 향하고 있었다.

…솔레노와.

그는 바실리스크를 타고 천천히 하강하여 땅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천사가 강림한 모습처럼 아가레스에게 있어서는 신성해보였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다 바실리스크에 뛰어낼릴때 비틀거린다 했더니 그대로 착지 자세를 잡지 못하고 땅에 곤두박질을 할려는 때 순식간에 다가온 아가레스의 의해 솔레노와는 그의 품에 안겼다.

그의 비교적 희피부과 창백하게 질려있었다. 어딘가 확실하게 안 좋아보였다.

“…나, 졸려.”

그는 피곤하듯이 아가레스의 가슴에 머리를 툭 기대었다. 닿은 부위가 뜨겁고 간질간질 거렸다.

“자도 괜찮아.”

“…응.”

긴 속 눈썹이 가늘게 떨리더니 이내 사뿐히 내려 앉았다.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거리며 규직적인 숨소리가 들렸다.

정말 그냥 잠든 것일 뿐이었다.

“이제 어쩌냐.”

-쿠와아아아!

거대해진 바실리스크는 길게 울음소리를 토해내더니 이내 몸이 성인 남성의 팔뚝만한 크기로 줄어들었다.

-꾸왕!

그리고는 작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아가레스의 품에서 잠든 솔레노와의 품속을 파고들더니 이내 잠들었다. 본능적인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아가레스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가레스는 바실리스크의 행동을 보며 알게 되었다.

“휴.”

그의 시선이 마계의 보라색과 붉은 빛이 섞여있는 텅비어있던 하늘에 생긴 작지만 선명한 묵빛을 머금은 작은 검은 태양을 향했다.

그가 잠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태양은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




아주 오래전 신이 인간을 만들어 탄생시키기도 전, 스스로 탄생한 인간이 있었다.

신에 의해 탄생한 모든 피조물들은 신에 가까운 힘인 성력에 닿으면 활기와 편안함을 느끼며 자신을 탄생시킨 신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기억했지만 스스로 탄생한 그는 신의 힘에 닿으면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고 아무 영향도 받지 못하였다.

그렇기에 그의 존재를 꺼림직하게 여긴 신에 의해서 그는 가장 어둠고 낮은 곳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심한 무기력함에 빠져 뭐가 어떻게되는 상관없다고 생각한 그는 저항하지도 자신을 낮고 낮은 심연속에 밀어넣은 신들을 욕하지도 않았다. 그런 감정을 그는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무기력했다.

하지만 신들은 몰랐다. 어째서 ‘그’가 ‘스스로 탄생한 자’인지를. 세계를 만든 것은 신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모든 세계를 만든 것은 세계 스스로 의 의지였고 필요로 인해 신을 탄생시킨 것도 세계였다.

신은 스스로 태어난 그에게 ‘아엘’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스스로 태어난 그를 억제하고 제어하기 위해서. 그래서 그 이름을 불리면 그는 더욱더 힘없고 무기력해졌다. 마치 자신에게 맞지 않은 것을 억지로 끼워넣은 것처럼.

중간계에는 마나가 있으며 천사들의 나라 천국에는 천기(天氣)가 있었다. 그렇다면 악마들의 사는 곳, 가장 낮은 세계. 지옥에는 마기(魔氣)가 있었다.

마기에, 악마들과 접촉한 스스로 태어난 자 ‘아엘’은 비로서 자신의 진정한 이름을 알고 그 이름의 뜻을 알게된었다.

악마들에게 품을 내어준 ‘가장 낮은 곳의 세계’의 마기의 원동력인 검은 태양이자 ‘가장 낮은 곳의 세계’가 탄생시킨 그 세계의 근원이자 핵(核)이었다는 사실을.

힘을 되찾은 그는 모든 악마들을 품었다. 그는 악마들을 사랑했고 악마들 또한 세계의 근원이자 핵인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 그에게 악마들에게 있어 아이와 같은 존재였고 악마들에게 그는 부모 같은 존재였다.

어느날 힘을 완전히 되찾은 그는 중간계로 올라갔다.

본디 악마의 탄생은 여러 이유가 있었다. 인간들의 의해 탄생하기도 하였고 ‘가장 낮은 곳의 세계’가 스스로 탄생시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신들이 자의로 악마가 되는 경우와 천사들이 타락하여 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악’이 배척되었다. 단지 신과는 반대 된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그는 그것을 안타갑게 여기었다. 악마들은, 그들 또한 신이었다. 단지 어두운 것을 관장한다고 해서 악한 괴물로 여겨지며 배척당하는 것은 옮지 못하였다.

그렇기에 ‘가장 낮은 곳의 세계’가 자신을 탄생시킨 것이겠지.

그는 세이터니점(Satanism)을 전파하였다. 무조건 적인 믿음을 강요하기 보다는 대가를 지불하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인간에 신이 아닌 다른 길을 제시하였다.

그런 그에 행동에 어느날 심판의 천사가 내려왔다.

“당신이 신께서 말씀하신 스스로 태어나 지옥으로 떨어진 인간인가 보군요.”

그는 그 심판의 천사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최초로 탄생한 신의 천사.

“안녕. 새벽녁의 샛별으로 부터 탄생한 아이야.”

그는 인간이었지만 그의 수명은 하나의 세계에 귀속되어 있었기에 영생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도 있었다. 그는 인간이었고 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기억속 잊혀지지 않은 아이가 있었다. 최초로 탄생한 4쌍의 날개를 가진 천사. 신과 가장 가까우며, 신의 사랑받는 피조물.

대천사 루시펠.

그는 중간계와 천계의 모든 생물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낌도 느낄 수 없었지만 루시펠은 달랐다. 태어나는 그 순간에서 부터 눈을 땔 수 없이 밝게 빛나고 있던 아이는 어느덧 성인 남성의 모습을 한채 장성해 있었다.

“…당신은 들은 대로 저보다 먼저 태어난 것이 맞나보군요.”

“그럼. 너의 탄생을 나 또한 지켜봤었지. 쇠사슬과 구속구로 구속된 채였지만.”

상처가 되는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하는 그에게 루시펠은 흥미가 생겼다. 본디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지옥을 성장시키는 그의 존재를 죽이는 것이었지만 루시펠은 그 명령을 어기고 그의 곁으로 날아와 그를 흥미롭게 관찰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천사라면 절대 거역할 수 없는 신의 명령을 루시펠은 어길 수 있었던 것이었다.

짧게 끝날거라 루시펠이 생각했던 그와의 대화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져 나갔다. 루시펠은 그와 이야기 하는 것이 재밌었고 곤란한 일이 있으면 신에게 보고하고 일방적 명령을 받는 것이 아닌 그에게 와서 그와 대화했다. 루시펠이 몰랐던 새로운 방법을 그는 알려주었고 가르쳐주었다.

루시펠은 대화하는 것이, 같은 주제를 가지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평안한 대화의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였다. 신은 그를 죽이는 것을 루시펠에게 명하였고 루시펠은 계속해서 시간을 끌었으나 결국은 들통나 버릴 수 밖에 없었다.

루시펠은 그가 당했었던 쇠사슬과 구속구에 감금당했고 다른 천사들이 그를 죽이기 위해 중간계를 향했다. 그를 소중히 여기던 루시펠은 절규하며 자신의 동생 대천사 미카엘에게 제발 그를 구해달라고 부탁하였지만 미카엘은 싸늘하게 그것은 구제할 수없는 악이라고 말하며 거절했다.

루시펠은 깨달았다. 왜 그가 그리도 천사들을 가엾고 안쓰러운 눈으로 보며 이야기 했는지, 왜 자신을 보며 그런 눈을 하고 있었는지.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피조물이라는 이유로 사슬에 묶인 것처럼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그것이 옮다고 여기는 천사들을 행동을.

그것에서 예외인 존재들을 배척받는 것에 대한 슬픔을 그는 알고 있었다.

신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법은 신의 품을 벗어나는것. 울타리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는 것.

그것은 신들이 ‘타락’이라고 말했던 악의 과실이었고 동시에 신들이 숨기고 싶었던 ‘진실’이었다.

루시펠은 기꺼이 그 과실에 몸을 내던졌다. 어떻게든 그를 구하고 싶었다. 그것이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을 부정하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루시펠님!”

“신께서는 어째서 루시펠님을!”

그때 루시펠을 따르는 천사 무리들이 다가왔다. 감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이들의 모습이 루시퍼의 금색의 눈동자에 비춰졌다.

이상하게 신보다 자신에게 더욱 충성하였던 이들. 자신이 신에 가까웠기에 신이 될 수 있다는 건을 증명하듯 이들또한 창조주인 신의 명령보다는 루시펠의 안위를 우선시했다.

“…신은. 허울이뿐이었습니다.”

신들은 악마를 두려워한다. 스스로 탄생해 악마들을 보듬는 그를 존재를 두려워한다. 그렇기에 없애고 싶어했다.

보이지 않은 무형의 사슬에서 금이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신뢰, 믿음, 그리고. 남아있던 애정이었다.

그것이 파훼되자 놀랍게도 루시펠을 구속하고 있던 족쇄들은 작은 힘에도 바스라지듯이 부서졌다.

“…루, 시펠님?”

금빛은 은은하게 내는 하얀 은발이 금빛을 지우고 푸른 빛을 머금었고 펼쳐진 순백의 하얀 날개였던 것은 검개 물들어 검은 깃털이 되었다.

“아니요. 이제는 루시퍼입니다.”

세계가 속삭였다. 너의 이름은 샛별, 루시퍼라고.

-쾅!

그는 감옥을 손짓한 번에 부수며 다리힘이 풀린 것인지 주저 앉아 있는 천사들을 내려다보았다.

스스로 신의 사슬을 벗어던지고 신이된 그를 루시펠의 추종자였던 천사들은 동경과 경애의 시선으로 올려다보았다. 그들의 날개도 모두 검게 물들었다.

“그를 구해야 합니다. 도와주시겠어요?”

“무엇이든. 주군이 명하신다면”

“하명하십시요. 주군.”

경애는 표하는 이들을 보며 루시퍼의 입술이 곱게 올라갔다.

3
이번 화 신고 2019-10-24 11:39 | 조회 : 1,104 목록
작가의 말
블래티

여러분은 4화를 보고 계시죠? 전 7화를 보고 있어요. 부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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