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회:밝혀지는 그의 정체}

째깍-째깍-

어딘지 모를 어둡고 공허한 집안에는 다른 인기척 없이 시계바늘에 소리만이 들려온다.

삐삐삐삑-띠리릭-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낯선 인기척이 집안을 가득채운다.

친구:아오 진짜. 이 놈에 집구석..야! 김준하! 친구가 왔는데 얼른 안 일어나?

김준하라 불리는 남자는 옆방에서 간단한 추리링 바지와 흰 티셔츠를 입은 채 아직 덜 깬듯한 얼굴로 불청객을 맞이했다.

김준하:으으...이 망할 자식아..자는 사람은 왜 깨우고 난리인데...

???:야 너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하는 인사가 꼴랑 그거냐?

김준하:어. 이것뿐이다. 불만 있으면 나가든가. 여기 내집이야.

???:하이고..이 자식보게. 오랜 죽마고우인 친구에게 이런 태도라니..

김준하:뭐래. 그건 됐고 용건. 빨리가서 잠이나 자게.

???:에휴..그래. 착한 내가 봐줘야지..

김준하는 인상을 조금 찌푸린 채 대답한다.

김준하:쓸데없는 말 하러 온건 아닐텐데.

???:하여간..성격도 급하시지.

김준하:그런 걸 알면 빨리 말하고 내 집에서 나가.

???:네~네~ 근데 일단 마실 것 좀 줘라. 목 말라.

김준하:물이나 마셔.

그가 그렇게 말하고 나선 물과 마실 컵을 가지고 테이블에 가서 앉았다.

김준하:앉아.

???:인성보소. 성의 없기가 아주 그냥..

김준하:닥치고 마시기나 해라.

???:넵.

물컵에 물을 따른 그는 앞에 앉은 상대에게 컵을 주고 말했다.

김준하:그래서. 무슨 일인데.

???:대강 알고 있을텐데.

김준하:그 제안이냐? 그런 거라면 난..

???:일단 들어나 봐라.

김준하의 말을 끊은 채 상대방은 여유롭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야 너 지금 회사일 때려치우고 예전처럼 나랑 같이 일하자.

김준하:내가 왜?

???:솔직히 너에게 딱히 손해 볼 일도 아니고 이 편이 서로에게 안전하지 않아?

김준하:그렇다고 내가 해야하는 일은 아니지.

둘은 잠시 서로를 마주본 채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럼 안 할거야? 이대로 네 능력을 썩힐 거냐고. 더군다나 외부에 계속 노출되면 너만 위험해 질텐데?

그 침묵을 먼저 깬건 상대방이었다.

김준하:애초에 나를 위험하게 만든건 그쪽이고 나는 다시 그일을 할 생각이 없어.

???:네가 그럴줄 알았지.

김준하:그럼 왜 이런 말을 하는거지?

???:솔직히 나도 너에게 이런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아. 너와 나는 오랫동안 함께해온 사이니까.

김준하:그러면?

???:내가 오늘 전해 주는 말은 제안이 아니라 명령이니까.

김준하:....하.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상대방을 향해 조소를 흘렸다.

???:나도 어쩔 수 없어.

김준하:만약 거절 한다면?

상대방은 다소 진지해진 표정으로 답했다

???:너는 국가를 상대로 싸워야 겠지.

김준하:이것도 국가가 하는 일인가?

???:어.

김준하:그러는 너는 이 일이 정당하다고 느끼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하는 일이지.

김준하:그 다른 사람들이 누구지? 국민? 가족? 다른 소중한 사람들? 그냥 너희들에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일이 아닌가?

상대방은 갑자기 얼굴을 굳히며 싸늘한 말투로 대답했다.

???:말을 함부로 하지말아라. 너 큰일 난다.

김준하:내가 아니라 너희들이겠지. 특수 비밀요원 034, 민하현

민하현:....

김준하는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김준하:너희들의 약점은 나야. 내가 과연 당하고만 있을까? 내가 다 까발리면 어쩔려고?

민하현:쯧. 하지만 네게는 별로 신경 쓸만한 일이 아니잖아? 그럴 마음도 없을테고.

김준하는 긍정 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곤 물을 한모금 마셨다.

김준하:맞아. 내겐 별 일도 아니지.

민하현:그럼 그냥 해도 되잖아.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 인상을 쓴 민하현을 보며 김준하는 미소를 지었다.

김준하:그저 그러고 싶지 않아서. 내가 네들 마음대로 따라 줄 필요는 없잖아

민하현:하...성격 하고는.

그는 질린 얼굴을 하며 김준하를 쳐다봤다.

김준하:우린 서로 너무 잘알고 있잖아? 오래 전부터.

민하현:이럴줄 알았어.

민하현은 얼굴을 피며 포기한 듯한 얼굴을 지었다.

민하현:졌다 졌어. 포기! 에휴..

이내 처음과 같은 표정으로 말하는 그의 말투와 표정은 아까와는 다르게 가볍고 편해보였다.

김준하:질걸 알면서 여긴 왜 왔냐?

민하현:그냥.

그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김준하:그럼 나가.

김준하는 단호박처럼 단칼에 그를 향해 축객령을 내렸다

민하현:헐. 마상(마음의 상처)

김준하:다 했으면 가라. 피곤하게 하지말고.

민하현:그래 알겠다 이 자식아.

그는 의외로 그 말을 따랐다. 김준하는 그 말을 끝으로 물컵을 정리한 뒤 방으로 들어가려 했고 민하현은 다시 현관문을 향해 걸어갔다.

민하현:준하야.

김준하:왜.

방문을 열려했던 그의 행동을 민하현의 부름이 잠시 멈추게 했다.

민하현:내가 방금했던 말 진심이야. 한번 생각해봐.

김준하:이미 말했잖아.

민하현:알겠어. 대신...부탁할 일 있으면 말해라.

김준하:(피식) 그래.

철컥-

현관문이 닫히고 그는 한동안 방문 앞에 서있었다.

*
*
*

민하현:후-

깜깜한 뒷골목에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분과는 어떻게 되셨습니까?

민하현:...뭐 예상했던 대로. 거절했어.

???:그나저나 그 분은 누구시길래..우리도 함부로 못하는 겁니까?

민하현:그 놈은 한 10살 때쯤 부터 특수시설에서 커왔지.

???:특수설이요?

민하현은 피어올랐다 이내 사라지는 연기를 보며 다시 그의 대해 말했다.

민하현:그래. 그 곳은 지옥이었어. 매일매일 참혹한 현장이 펼쳐졌지. 고문과도 같은 훈련을 계속해서 받아야하는..뭐, 여러가지로 사람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었지.

???:그랬군요.

민하현:문제는 그게 국가가 비밀리에 한 일이라 밝혀지면 큰일나지.

???:확실히 위험부담이 큽니다.

민하현:그 녀석은 특히나 그 곳에서 위험한 녀석이었어. 아마 그곳에 모든 인원이 덤벼도 그녀석을 이길 수 없을 만큼 그 놈은 살인병기였지.

???:살인병기라..

민하현:물론 힘만 쎄면 좋은데 그 자식은 힘과 머리, 재능 모든 걸 갖췄지. 특히나 무서운 건 자신의 성격을 마음대로 바꿔 사용하는 능력이랄까나?

???:성격을 마음대로 바꿔 사용한다고요?

민하현:어. 자신이 그 상황에 필요한 성격을 마음대로 바꿔사용해. 차분한 성격, 불 같은 성격, 온화한 성격, 수줍은 혹은 까칠한 성격등 여러가지 변신을 하지.

???:허..

민하현:변장술도 뛰어나고 여러모로 자신을 잘 숨기는 놈이라 그의 진짜 모습은 나도 잘 몰라. 그만큼 자신의 모든걸 숨겨 주변인들을 속이지.

???:....

민하현:뭐가 진짜인지는 그 녀석만 알수..아니, 그 녀석도 모를지도.

???:그렇다면...아까 말한데로 그 정도의 실력을 가진 자라면 위험하지 않습니까?

민하현:일단은 두고 보자고. 크게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알겠습니다.

민하현:그럼 이만 출발하지. 시간이 너무 흘렀어.

???:네.

스르륵-

검은색 차량에 탄 그들은 조용히 뒷골목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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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6-20 23:59 | 조회 : 1,759 목록
작가의 말
Talia

와 불량조절을 못 했네요..ㅠ 뭔가 점점 내용이 산으로 가는 느낌? ㅜㅜ 그래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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