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재민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율리아가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하준님.”
“아, 율리아 왔어??”
“네, 무슨 용무로...”
“나 심심해. 뭐 할만한 거 없을까?”

어이가 없었는지 기껏 왔더니...하는 표정으로 나를 흘겨보는 그녀였다.
그런 율리아의 표정을 철저히 씹고 말을 이어나갔다.

“하루종일 하는 것도 없고 지루하단 말이야.”
“... 그걸 왜 나한테.”

얼핏 기분 나쁘다는 투의 말이 들렸지만 들리지 않은 척 했다.

“.. 하아.. 그럼 요리라도 배워보시겠습니까? 전에 요리를 배우고 싶으시다고..”
“요리..?.. 그럴까? 마침 오늘 저녁식사 즈음에 미샤가 온다니까, 맞추어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뭐.. 그럼 따라오세요.”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율리아의 뒤를 쫓았다.
그런데.....
.....................

내 뒤를 꽉 막고 있는 물체를 잊고 있었다...
걸으니까 이상하게 흥분되잖아..!

“아흣......!”

헉.........!!!
율리아가 들었겠지.............??

“....?? 왜..그러십니까..?”
“아...아무것도 아니야.. 계속 가.”

나도 모르게 처지는 걸음을 이끌고 걷다보니 겨우 큰 부엌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은 주방기구들이 없는 건 없고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곳이었다.

“무슨 음식 만들거야??”
“일단 손부터 씻으십시오.”

요리에는 나름의 자부가 있는지 꽤나 단호하게 얘기하는 율리아..

“소고기 뻴몌니(러시아식 만두)를 만들겁니다.”
“이왕 만드는 거 미샤가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자.”
“아.. 딱이네요. 보스가 가장 좋아하시는 것이니까... ㅋ”
“그럼 뭐부터 하면 돼?”
“제가 밀가루 반죽을 할테니 제 지시에 따라주십시오.”
“알았어.”

오늘따라 그녀가 이상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기분 탓이겠거니 하며 그녀의 지시를 따랐다.

두 시간쯤이 지났나.. 그렇게 완성된 만두를 우드트레이에 담아두고 방으로 돌아왔다.

혼자 남게 되자, 자극되는 그 부분에 의해 여태 참았던 신음이 쏟아져나왔다.

“하아............ 흐읏.....”

또 눈치없이 발딱 서버린 그곳..

참지 못하고 그것을 꺼내어 천천히..
..... 쾌락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하아......”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그 생각은 잊은지 오래라는 듯 오직 나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만 움직였다.
점점 숨소리도 거칠어지고 방 안은 그 열기로 가득 채워졌다.

“아아...... 하아...... 하응...”

그렇게 한참을......
절정에 다다랐을 때쯤....

“흐읏!!!”

벌컥.

갑자기 재민이 들어왔다.

“!!!!!!!!!! 하, 한재민...!”

놀란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뒤를 도는 재민.

“아, 아니 그게..”

급히 핑계라도 대보려 했지만..

“보스께서 전화.. 하셔서.... 여기.. 두고 가겠습니다.”

보란 듯이 실패. 완전 망했어...
바닥에 휴대폰을 두고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는 재민.

“야, 야..!”

계속 이런 꼴을 보이다니.......

옷을 추려입고 시끄럽게 울려대는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여보세요..?”
“하준, 뭘 하고있었지?”
“!!...그.. 그게.. 아무것도....”

뜨.. 끔....

“무슨 일 있어? 목소리가 왜 그래.”
“에,에? 아냐.. 그나저나 왜 전화를..”
“그냥, 너무 보고 싶어서. 내가 그대에게 전화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새벽의 그 꿈 때문일까....
무언가 평소와 다른 그..

“그러게.. 내 주제에 무슨.. 그건 그렇고 오늘 늦게 들어와..? 준비.. 한 것이 있는데..”
“흠.... 아니, .... 오늘 일찍 들어갈게, 같이 밥 먹자.”
“응..”
“..할 일이 많으니 얼른 끝내야겠군, 끊지.”

무언가 슬퍼보인다..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로 알 수 있다.
무얼까.. 그토록 강해보이던 미샤를 이리도 슬프게 만드는 것은...

-똑똑-

전화가 끊기고 한참을 생각하는 도중 들려오는 노크소리

“하준님.”
“어, 어..?”
“재민 입니다.”
“아.. 왜..?”
“전에도 말했다시피.. 자위는 금지.. 입니다. 보스가 아시면 화내실 겁니다.”
“........ 아, 알겠어.. 알겠으니까 그 얘긴 이제 그만...!”
“보스께는 보고하지 않겠습니다.”
“.... 응.. 이거 휴대폰이나 가져가.. 밖에 그러고 서있지 말고.”
“네.”

재민이 방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그런데.. 혹시 오늘 무슨 날인가요?”
“음? 왜..?”
“아까 율리아와 함께 요리실에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음식을 만드시는 것 같길래..”
“아..아니, 그냥.. 뭐.. 넌 나랑 놀아줄 생각도 없어보이고... 또 심심은 하고...”
“어떤 것을 만드셨습니까?”
“음, 비밀이야.”
“아, 그러십니까.”
“뭐야 그 반응? 조금은 궁금한 척이라도 해야지!”

............
....................
...............................

그 놈의 만두가 문제였다.
별 것 아닌 음식 하나가... 날 이렇게나 후회하게 만들 줄은 몰랐는데...........

차라리........
재민에게 만두를 만들었고, 미샤가 돌아오면 줄 것이라고...
미리 말을 했더라면 이 사태까지 가지는 않지 않았을까.....?
.........
재민이 조금이라도 궁금해 했더라면.. 그래서 내가 만두를 만들었다고 그에게 미리 말만 했더라도...

지금......
이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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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9-27 05:12 | 조회 : 3,830 목록
작가의 말
귤떡콩떡

요일 연재 Top10 이 뭔가요오..?! 3위에 들었던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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