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화 기쁜 소식을 안고 집으로(1)

13-1화 기쁜 소식을 안고 집으로(1)

다음날 나는 진, 알데, 핀과 함께 집으로 향하는 마차에 올라탔다.
유드그라실의 배려인지 그 주는 학교의 배려로 학생에게는 마차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마차는 우리의 영지, 레아스로 향했다.

"아, 정말 오랜만에 엄마 아빠 보러 가네~."

현재 난 지니와 알데 셋이서 마차 안에 있었다.
핀은 마차 밖 뒤에 걸터앉아 있었는데, 답답하다는 이유로 같이 타지 않았다.

"응, 어서 내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

알데는 두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기대만발이였다.
거기서 배운게 어지간히 자랑하고 싶은지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모습이였다.
하긴, 아직 12살이니까. 정신연령은 어리지.

"지니는 어때?"

"전 유드그라실에 남아있고 싶었습니다만..."

지니는 정자세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만이 좀 있어 보였는데, 지니의 말로는 학생이 되면 도서관을 사용할 수 있다는 모양이였는데, 이 남는 시간에 도서관에 가고 싶었던 모양이였다.
우리 영지에도 책은 많으니까 괜찮겠지 뭐.

"아, 날씨 좋다...."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여니 따사로운 햇살이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지금은 겨울이라 좀 춥지만, 그래도 엄청 춥지는 않았다.

"열고 있으면 춥고 완전히 닫기는 싫은데...."

항상 이게 고민이다. 사람이 살면서 한번씩 고민해 보는 것중 하나.
창문을 완전히 닫을 것인가 열것인가.
창문을 완전히 닫으면 답답하고, 열면 바람 때문에 춥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금만 열어놓는 것.
하지만 이 방법도 그닥이다. 왜냐하면 열어놓으면 추워지기 때문이다.
그때 닫고 나중에 다시 여는 방법도 있지만, 지금은 안된다.
왜냐?

''내가 지금 잘거기 때문이지!''

그러므로 이 문제는 다른이에게 넘기자, 지니는 왠지 안할 것 같고, 남은 것은 알데다.

"알데, 추우면 창문 닫아."

"응, 알았어! 린!"

나는 따로 챙겨놨던 모포를 몸에 두르고 눈을 감았다.
서늘함과 따뜻함이 적절하게 섞여 난 점점 졸다가, 거기서 기억이 끊겼다.
내가 깨어났을 때는 지니 외엔 마차에 없었다.
앞쪽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 앞 커튼을 살짝 젖히니, 핀과 알데가 마부아저씨에게 뭐라뭐라 듣고 있었다.

"뭐해....?"

좀 잠긴 목소리와 반쯤 감긴 눈으로 물으니, 각각 마차 모는 법을 배운다고 했다.
알데는 그렇다치고 핀은 좀 많이 신기해서 물어봤더니,

"뭐, 뭐 일단 배워두면 좋으니까 배우는 거지!"

하고, 뭔가를 들킨 애처럼 소리쳤다.

"흐응....."

나도 모르게 미소가 조금 지어졌더니, 핀은 ''뭘 웃어!''라며 얼굴이 붉어졌다.
알데는 나에게 나중에 커서 내가 타는 마차를 계속 몰아주겠다고 했다.

"왜 그게 하고 싶어?"

"내가 모는 멋있는 마차에 타서 손을 흔드는 린을 보고 싶어서!"

이렇게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데 알데가 너무 귀여웠다.
나도 모르게 머리에 손을 올리며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래....힘내라~."

그러고 다시 앉아서 졸기 시작하려는 찰나, 지니가 뭐라 말했다.

"......전 마법으로 더 빨리 안전하게 태워드릴 수 있습니다."

".....응? 으응, 그래...."

아직 잠이 덜 깼기도 하고, 난 지니의 발언을 그러려니하고 넘겼다.
그러기에는 아직 잠이 깨지 않았고, 눈을 감으니 바로 잠의 수마가 나를 덮쳤기 때문이다.
내가 다시 잠에서 깬 것은 마차가 멈춘 느낌이 들어서다.

"다왔습니다, 아가씨."

눈곱을 때며 기지개를 펴고, 창밖을 바라보자, 어느새 우리는 마을 안에 들어와 있었다.
해가 막 지기 시작하는 시간대 였는데, 마차에서 내리자 부는 바람이 내 잠을 깨워 주었다.

"아가씨, 마차는 이미 대놓았고, 여관을 잡을까요?"

"네, 아저씨가 잘 아는 여관으로 부탁해요. 좀 깨끗하고 친절한 곳으로."

"그럼 고급 여관으로 잡겠습니다."

"아뇨, 고급 여관은 말고요."

"예? 하지만..."

"아저씨, 고급 여관은 제외하고 잡아 주세요. 아저씨를 믿을게요. 앞으로의 신뢰가 보상이고요."

"..네, 알겠습니다."

지금 우리는 넷 밖에 없다. 어린애 넷.
그런데 4명이서 고급 여관에서 자라니, 소문이라도 퍼지면 곤란하지...
그리고 우리가 무슨일이 생기면 마부에게도 큰 타격이니 딴 생각을 할리가 없다.
그리고 난 아저씨에게 옷가게도 물어보았고, 예약을 하면 그곳으로 와달라고 했다.

"애들아, 옷만 안보이게 로브 둘러."

우리는 관심의 대상이 보이지 않도록 비싼 옷이 보이지 않게 로브를 두르고 옷가게로 갔다.

"주변에 아무도 안보이지...?"

"네."

"응."

"가자....!"

옷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를 맞이한것은 수수한 차림의 여성이였다.
머리카락은 갈색에 두갈래로 길게 땋아 앞으로 늘어뜨리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저희들 크기로 옷 4벌 주세요."

"죄송하지만 저희들 가게에는 귀-"

나는 귀족이라는 말이 튀어나오기전에 여성의 입을 막았다.

"싼 옷으로 주세요."

내 말에 여성은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흐응~''하는 소리와 함께 활기차게 말했다.

"네~안으로 들어오시죠 꼬마 손님들!"

가게 안은 여러 옷가지들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바닥도 깨끗해서 이곳 주인이 잘 관리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정도면 괜찮겠지?"

여성이 가져온 옷은 딱봐도 평범한 옷이였다.
다만 너무 빳빳하지도 않은, 적당히 구김있는 옷이였다.
이곳 주인은 매우 눈치가 빠른것 같다.
플러스1점.

"네, 아주 좋아요."

우리는 로브를 벗었다.
우리는 부모님께 바로 합격한걸 보여드리기 위해 교복을 그대로 입고 있었는데, 우리 옷을 본 여성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희, 유- 아니, 학생이구나!"

또 플러스1점.
우리는 각자 탈의실에 들어가서 옷을 입고 나왔는데, 사이즈도 딱 맞고, 움직이기 편했다.

"세상에, 원판이 워낙 좋으니 뭘 입혀놔도 딱 맞네.."

우리는 옷의 대금을 지불하고, 옷가게를 나왔다.
옷가게를 나오자 마부 아저씨가 대기하고 있었고, 우리는 아저씨가 예약한 여관으로 가기로 했다.

"나중에 또 놀러와~!"

우리가 가게에서 멀어질 쯤, 여성이 가게 밖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역시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니까.

"여기가 제가 묵었던 여관중 가장 좋았던 여관입니다."

마부 아저씨가 소개한 여관은 ''겨우살이''여관이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 또래의 점원이 웃는 얼굴을 하며 마중을 나왔다.

"어서 오세요! 처음이신가요?"

"아니, 예약했습니다."

소년 점원은 마부 아저씨의 얼굴을 보자 기억났는지 ''아, 아까 예약하신 분이군요!''라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다시 나와 우리를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깨끗하고, 내부가 깔끔하다."

안으로 들어가서 본 여관의 느낌은 고급진 나무집에 들어간것 같았다.
내 말에 점원의 얼굴에는 미소가 걸렸다.

"그럼요, 저희 여관의 자랑중 하나랍니다."

2층으로 올라간 점원은 안쪽에 있는 방에서 멈췄다.
그리고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저희 여관에서 제일 크고 좋은 방입니다."

방문을 열자 보인것은 커다란 침대 2개와 깨끗한 탁자, 그리고 옷장, 중요한걸 보관하는 것같은 상자가 있었다.
지니와 나는 반응이 별로 없었지만, 핀은 의식적으로 두리번 거렸고, 알데는 감탄을 연발했다.

"좋네-너무 좋다! 저희 여기로 할게요!"

점원은 고개를 끄덕이고선 열쇠를 건넸다.

"하루에 20은화이고, 식사는 아침식사외에 별도입니다.
세탁과 욕실은 공짜로 쓰실수 있으시고, 나가실때는 저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고 점원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계단을 내려갔다.

"아저씨는 어디에 머무실거에요?"

"저는 가까운 곳에 묵겠습니다. 언제 떠나실지 말씀해주시면 마차를 몰고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그럼 내일 아침8시 30분에 앞에서 뵈요."

"네, 그럼 편안한 밤 되시길."

마부 아저씨도 내려가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내려갔다.
메뉴는 대부분 6동화에서 비싼건 1은화까지 있었다.
우리는 적당히 싼 음식들을 시켰고, 음식도 기대한대로 맛있었다.

"이집 국밥-아니, 음식 잘하네."

"응, 맛있어!"

우리는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왔다.
나와 지니는 씻으러 욕탕으로 바로 내려갔고, 핀과 알데는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다행히 이곳은 여탕과 남탕이 나뉘어 있었다.

"이곳 욕탕은 어찌 될려나~"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욕실이 아닌 1인용 욕탕만이 있었다.
아무래도 한명이 들어가면 못쓰게 하는 시스템인가보다.

"아 여기 있네."

입구에 사용중이라는 팻말을 뒤집어 놓고, 나는 탕안에 발을 담궜다.

"아~시원하다...."

''아차, 나도 모르게 그만 아저씨처럼 목소리를 내고 말았네.''

원래는 여기서 때도 벗겨야 좋지만, 그런것도 없고, 여기선 품위도 없으니까....
문뜩 아버지 생각이 나 우울해졌다.

''생각해보니 지금이야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흑화는 하지 않겠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는걸 막고 나면 나는 뭘하지?
모르겠다.....그 뒤에 일도, 내가 뭘 할지도...

"....그래도 개운하다."

씻고 나오니 어느새 밤이 깊었다.
바람마법으로 가볍게 머리를 말리고, 방으로 돌아가니 지니는 책을 읽고 있었고, 핀과 알데는 한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지니는 안자?"

"나중에 자겠습니다."

"그래."

나는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지금 일은 지금 생각하고, 미래일은 나중이다.

''그것까지 생각하기에는....나에겐 너무 벅차...''

근심이 없는 밤은 아니였지만, 나름대로 밤은 잘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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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2-20 23:32 | 조회 : 1,237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다음주에 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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