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 5명이 모이면 그 중 한명은 비정상(1)

5-1화-5명이 모이면 그 중 한명은 비정상

"왜 그렇게 썩은 표정 하고 있어? 아, 여기는 내 새로운 친구, 데하카라고 해."

율리유스의 팔에 붙들려 있는 데하카를 보고 난 놀람과 동시에 연민을 느꼈다.
미래의 기사단장이라는 사실과- 막무가내인 율리우스에게 잡혀있는 것.

"안녕하세요, 데하카씨."

"그래."

"전 린 아그네스 리그렛이라 합니다."

"....데하카."

그리고 대화가 끝나 버리자 율리우스가 분위기가 서먹해지기 전에 말을 이었다.

"이놈은 낯을 가려해서 말이지! 아, 네 뒤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

"아, 제 시종들 입니다. 모두 자기소개를."

"알데하이트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지니입니다."

"핀...입니다."

율리우스는 세 명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나에게 가까이 와서 속삭였다.

"너도 혹시 감 같은 걸 같고 있냐?"

"...감입니까?"

"그래, 내 감이 저 애들도 커서 큰 사람이 된다고 가르쳐 주는데."

난 율리우스의 말을 듣고 얼굴을 굳혔다.
정확히는 ''으엑'' 하는 얼굴.
이 놈은 대체 무슨 감이 이렇게 정확해?
이런 감은 주인공들에게 보통 적용되는 혜택 중에 하나다.
이렇게 뭔가 문뜩 알게 되는 것도 있고, 자동적으로 영웅의 재목을 끌어모으는 힘이라던가, 재능을 볼 수 있던가.
내 예상으로는 율리우스가 이번 주인공일 것 같다.
정확히는 ''후보'' 일려나.

"안녕! 난 율리우스. 나이가 비슷한 것 같은데 말 놔도돼."

율리우스가 데하카를 잡고 있던 팔을 풀고 셋에게 다가갔다.
데하카는 한숨을 쉬더니 옷매무새를 고치며 발걸음을 옮겼다.
난 잠시 데하카를 따라가기로 했다.

"하지만....귀족이신데..."

"여기선 그런거 없잖아? 난 그리고 그렇게 쪼잔하지 않다고."

"정말 그래도 되는거지?"

"피...핀...!"

"정말이라니까?"

"그래, 그럼 잘 부탁한다. 율리우스."

친화력이 뛰어난 율리우스답게 벌써 말을 놓는 단계에 들어갔다.
난 잠시 그들을 봤다가 조용히 데하카를 따라갔다.
좀 떨어졌을 무렵, 난 데하카를 멈춰-

"왜 따라오지?"

역시 기사단장의 감은 매섭다.
아직 미래의 이야기지만.

"서로 통했네요, 저도 데하카씨를 부르려했는데."

"용건이 뭐야."

"그렇게 날 세우지 마세요. 단지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거니까."

"그럼 아까 말했으면 되잖아."

"율리우스가 있으면 분위기가 안맞아요."

난 데하카의 옆에 섰다.

"잠시 걸을까요?"

"....."

데하카는 말없이 걷기 시작했다.
수락의 의미겠지?

"딱 보니까 조용한 걸 좋아할 것 같아 잠시 거리가 벌어질 때까지 기다린것 뿐이에요."

"그럼 지금 내가 싫어하는 짓을 하는 걸 알고 있겠네."

"그럼 친구 못사귀어요."

"그런거 없어도 돼."

"그러지 말고요, 율리우스가 만들어준 인연이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친하게 지내면 좋잖아요?
거기다 신학기라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요."

".....쯧."

치열한 공방이 오고가는데 혀 차는 소리가 들리자 난 마음속으로 짜증이 났다.

''아니, 좀 친하게 지내자는데 왜 짜증이야!''

하지만 속으로는 화내도 겉으로는 화를 내지 않는 법.
지금 화내봐야 본말전도다. 지금 화내면 옳다구나 하고 화를 낸걸 구실로 대화를 거부할지도 모르고.

"어차피 내 가문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거잖아."

"가문이요..?"

그러고 보니 데하카의 가문이....에스쿠도가네..?
여기서 에스쿠도가란? 제국초기부터 존재해온 유서깊은 가문이다.
제국의 변방에서 외적들을 막고 있는 가문이기도 하다.

"그래, 어차피 그게 목적이겠지."

아무래도 우리 데하카씨는 단단히 오해하고 있나보다.
그럼 이참에 확실히 교육을 시켜줘야겠지. 대한민국표 말빨, 여기서 보여주마!

"저기, 착각하고 계신것 같은데."

"뭐?"

"전 데하카씨가 누군지도 몰랐다고요?"

물론 거짓말이다. 누군지도 알고,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될 것 까지도 안다.

"게다가- 정말 순수하게 친해지고 싶어서 온 사람에게 가문? 어머나, 데하카씨는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가봐요?"

"웃기지 마, 우리 가문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

"그래요, 모르는 사람도 없겠죠. 하지만 난 가문은 알아도 데하카씨는 몰랐어요. 그리고, 데하카씨는 성을 밝히지도 않았잖아요?"

".....!"

이제야 깨달은 표정이네. 아, 상쾌하다!
내 개인적인 지식으로 인해 이미 아는거지 보통을 상정하면 데하카는 그의 풀 네임을 밝히지도 않은 상태다.
그러니 애초에 가문을 알리도 없다.
한 마디로 자기 설레발 치다가 된통 당한거다.

"......"

자기도 그걸 깨달은 것인지 입을 다물고 침묵 중이였다.
애초에 어른스럽게 행동하는데 아직 모두 12살이다. 어린 나이인 것이다.
그러면 여기선 더 추가타다. 대놓고 약올리는 말투 장전.

"어머~? 그럼 데하카씨는 상대가 자기가 누군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신거내요?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시는 걸까?"

"....."

"애초에 친구가 필요없으시다고 하셨으면서, 남들은 자기를 다 알기를 원한다?"

"....."

"남들에게 멋져보이고, 쿨해보이고 싶은 거군요. 그래요, 다 알아요. 누구에게나 그런 시기가 있다는 걸."

"....그만."

"어라? 누가 말한거지? 자기애가 너무 강하고 혼자 망상하는 그런 애의 말이라 안들리는걸?"

"그만해라!"

데하카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인적이 드물어서 다행이지 사람이 많았으면 어쨌을 거야.
내 팩폭이 너무 아팠는지 데하카는 얼굴을 붉히고 있는 중이였다.
이게 팩폭의 위험성입니다, 여러분.
무심코 던진 팩폭, 누군가가 맞아 죽을 수 있습니다. 조심합시다.

"그래서, 이제 알았죠?"

"뭘?!"

"단지 친해지고 싶은 거라구요."

"....."

데하카는 입을 다물었다.
아까보단 훨씬 차분해진 모습이였다.
우와...이렇게 보니까 훨씬 잘생겼잖아...
로드 오브 판타지는 일러스트도 확실히 잘 뽑는 회사였다.
처음 일러스트를 보고 한것 같은데, 데하카의 기사단장 모습의 얼굴을 빼다 박았다.

"미안하다."

"네?"

"미안하다. 내가 오해한 탓으로 너에게 폐를 끼쳤다."

데하카는 나에게 사과했다.
머리는 숙이지 않았지만 이렇게 확실하게 사과해주니, 어딘가 시원해졌다.
난 배시시 웃었다.

"그 사과, 받아들일게요."

데하카와 좋은 관계를 맺을수 있을 것 같다.
그 전에 일단, 난 데하카의 손을 잡았다.

"응?"

"아직 제 시종들 소개를 못 들었잖아요? 그러니까 어서 가요."

"....그래."

데하카가 대답하면서 살짝 피식 하며 웃었는데 순간 이미지가 달라졌다.
이야, 역시 싹은 다르다는 건가. 나중에 크면 여자 여럿 울릴 상이다.
이건 100%다. 분명해.

"앗, 린 아가씨...!"

"엇, 너희 언제 없어졌었어?"

데하카를 데리고 율리우스가 있는 쪽으로 돌아가니 율리우스와 나머지는 벤치에 앉아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모양새가 빵과 빵 사이에 끼어있는게 햄버거 같다.

"그새 뭘 먹고 계시는지?"

"이거? 맘모스의 손길이야. 먹어볼래?"

자기가 먹던 걸 그대로 내미는 율리우스.
어쩜 그리 미연시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행동패턴이 나오는지.
저거 그냥 천연이겠지?
저번 문을 열 때는 그냥 뭔가 멋있는 행동을 했는데 말이야.
혹시 막 중요한 걸 할 때는 진지하고 평소에는 그냥 생각없이 행동하는 패턴인가.
...그런 것 같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맛있는데.....그보다, 너희 언제 그렇게 친해졌어?"

"무슨 말이지."

"둘이서만 어디 갔다온거잖아."

"아, 그게..그렇게 되네요."

그러고 보면 내가 데하카를 따라갔지만 율리우스가 느끼기에는 그렇게 느껴지는 거다.
뭐, 그렇게 칠까.

"내가 잠시 가지고 했다. 망할 놈."

순간, 데하카가 한 말에 난 토끼 눈으로 데하카를 봐라봤다.
데하카는 율리우스의 빵을 빼앗아 들어 한입 베어물었다.

"애초에 레이디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실례다."

"그런 거였어...?"

데하카는 빵을 율리우스에게 던지듯 돌려주었다.
아슬아슬하게 받은 율리우스와 떠들석한 알데하이트, 쩝쩝거리며 먹고 있는 핀, 묵묵히 먹고 있는 지니.
데하카는 그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아까의 빚이다."

"뭘 그런 것까지.."

"그리고, 저 지니라는 애..."

"무슨...?"

"좀 눈치가 빠른 것 같던데."

잠시 지니를 보았는데 한순간 눈이 마주쳤다.
한순간 본것으로는 모를 만큼 미묘한 변화라, 자연스럽게 지니는 마저 빵을 먹었다.
나도 잠시 지니를 계속보다 율리우스에게 다가갔다.

"율리우스씨, 저희는 이 구역을 돌아다니는 중인데, 동행을 부탁드려도 될련지?"

"어?! 그래, 그럼 가야지!"

어차피 말 안해도 같이 다니자고 할 것 같아, 난 율리우스에게 먼저 말했다.
데하카를 돌아보자 데하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지금얼른 갈까요?
이곳은 매우 넓어서 서두르지 않으면 다 못 볼지도 몰라요."

"그래, 얼른 가자."

"기대된다!"

"쩝쩝."

그렇게 난 병아리 5명을 데리고 나머지 구역을 다 함께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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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7-06 00:13 | 조회 : 1,405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나머지 분량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변명 같지만 피치 못할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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