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미치겠다

턱..

"...?" 어깨에 무언가가 올려졌다. 레이크가 슬 뒤돌아보았다. 분홍색 긴 머리카락이 제일 먼저 눈에 띄였다.

"무슨일이야, 세피아...?" 레이크가 딱딱하고 진지하게 굳은 그녀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세피아가 주변을 두어번 둘러보더니 레이크의 얼굴 가까이로 훅 들어왔다.

"엑..!"

레이크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세피아는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나 너한테 할 말이 있어. 나중에 방과후에 뒷문 벤치로 와."

레이크의 얼굴이 물음표에 가득 찼다. 아니 잠깐만.. 이씬은 설마 대부분 고백할때 확 나오는 씬이 잖아.. 그의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세피아는 항상 언 얼굴로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에게 웃음을 보인다? 레이크는 설마하면서도 기대되는 마음이 앞섰다. 고백을 받을까 안받을까 김칫국을 마시며 방과후때까지 맘을 졸였다.








"여." 레온이 레이크의 손목을 잡으면서 뛰어 왔다.

"어디 가? 기숙사 안 들어가고."

"비밀!"

레온은 황당하고 수상했지만 애써 침착한 척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 형님한테도 말해주시지! 응?"

"네가 언제부터 내 형이였냐?"

레이크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마지못해하며 세피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레온은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이상하다.." 그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뭐가?"


"흐엇..?!" 그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세피아가 허리에 손을 올리고 그를 째려보고 있었다.

"너, 잠시만 나 좀 따라와." 세피아가 레온의 팔을 잡아당겨서 벤치 뒤쪽으로 갔다. 레이크는 머리라도 한 대 얻어밎은 얼굴로 멍하니 서있었다.





"레오나르 카레벨, 아니 신 리안의 사자." 세피아의 목소리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레온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하. 이거 참.." 그가 한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손가락 사이로 보일락 말락한 눈에서는 살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세피아는 굉장히 침착했다.

"처리하러 왔어, 너." 그녀의 말에 레온의 눈썹이 꿈틀했다. 지금까지 레온에게 덤빈 실력자는 매우 많았다. 아무리 실력자라도 신의 사자 앞에서는 겁을 집어먹기 마련.

설마..

"너..도 신의 사자로군." 그의 목소리가 갈라져나왔다. 세피아는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 레온이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배후가.. 신이구나."

안돼.. 이건 무리야. 아무리 신 리안의 사자여도 리안 그 이럴때만 쓸모없는 자식이 없으니 난 진거나 마찬가지다.. 일단 레이크가 이상함을 느끼고 도망갈 수 있을 시간을 끌기라도 해야한다.

상대는 신과 함께 날 상대할 것이다.. 하.. 오늘 어디 하나는 부러질지도 모르겠다.

"그래..힌번 해보자 이거야?" 레온이 마력을 소환했다. 괜히 리안의 사자가 된게 아니다. 엄청난 량의 붉은 마력이 그의 손가락 끝에서 뿜어져 나왔다.

"바라던바." 세피아의 진홍빛 마력은 아른거리다가 물체를 이루었다.

검..?

레온은 마력 과포화 상태가 되지 않도록 봉인구를 빠르게 설정한 뒤 마력을 원반 모양으로 여러개 모았다.

<대천사의 심판>

레온의 선두 공격을 시작으로 두 신의 사자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으.. 왜 이렇게 안나오지?" 들어간지 1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슬슬 애가 타는 레이크였다. 그는 슬쩍 뭐하는가 볼까 싶었지만 프라이버시를 지켜 주기로 했다.

난 착한 남자니깐~







그시각 들뜬 그의 마음은 몇분뒤 세차게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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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23 08:36 | 조회 : 2,290 목록
작가의 말
하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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