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오랜만에 본 옛 정인이 매춘부라니..
웃기지도 않는 일....
이 놈을 2년간 찾아다녔다니...
이리도 가까이 있었는데..찾지를 못했던 것도 이상하고.
무슨 일이 있었군.
날 보면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도 생각하였다.
그의 변한 모습도 생각했다.
어쩌면 폭삭 삭았을 수도 있단 생각도 했다.
색기가 흘러넘치는 모습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
많이 자랐을까..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리를 헤집었다.
그렇지만 정작 2년만에 만난 그는 똑같았다.
생기가 사라진 것만 빼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자의 표정이었다.
똑같이 어린 청년의 모습,색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맑은 얼굴.
하지만..나를 봐주는 눈빛이 다르다.
겁먹은 것?
아니..화난 것?
슬픈 것?
그의 표정이 애매해졌다.
모든 감정이 얽힌 것같다.
재밌어졌다.
2년 전보다 더 흥미로운 아이가 되었네..
순간적으로 머리를 쓰다듬을 뻔 했다..
이 놈의 망할 습관은 어딜 가지도 않네.


뭐하자는 것이지..
왜 머리를 안 쓰다듬어 주는 거야?
그 말을 내뱉을 뻔했다.
이젠..난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야...
난 한낱 그의 욕구해소용 기구다.
더 이상 기어오르면 안된다..
나의 한계를 루오가..루오 테니르가 정하였다.
그의 아래였다.
난 언제나..
열등감에 찌들어가면서...
그러다가 나보다 우등인 루오가 날 좋아한다고 고백하였을 때.
엄청난 생각이 떠올랐다.
그를 망쳐버리자.
내게 빠지게 하여..망치자..그의 정신을..망쳐버리자.
그래서 밑에 깔려서 앙앙대주었다.
그는 나 없이 살 수 없게 만들기를 성공하였다.
변수였을 거다..
그가 날 무시하고 깔보고 성관계 상대로만 본 것..
무슨 문제였을까..
분명히 내가 그를 조련했는데..
역으로 조련당한 느낌이었다.
그와의 성관계 중에서 느꼈다.
그가 날 길들였구나..
내가 놀아준 게 아니라..내가 놀아난 것이구나..
나는 그의 몸이 아니면 못 느끼는 것일까..
그가 전쟁으로 자릴 비웠을 때 외로웠다.
너무나도 외로웠다.
차라리 밤마다 허리를 아프게 했던 것이 더 좋았다.
그래서 다른 이와 관계를 맺었다.
똑같이 아프다.
똑같은 쾌락을 느낀다.
근데 이건 무슨 느낌일까..
허전해..
그가 아닌 사람의 것은 들어오는 게 싫다.
아니야..내가 그럴 리가 없어..
일부러 많은 이와 관계를 맺었다.
아...나는 그에게 길들여졌구나..
그가 내가 많은 이와 몸을 섞을 것을 알기바랬다.
그가 날 떠나면..이 기다림도..비참함도.사라질까..
그리 생각했다.
루오 테니르가 날 미워해서..혐오해서 내게 모지게 대해서.
그럼..루오에 대한 정이 떨어질까..생각했다.
틀렸다.
그가 그리웠다.
내 이야기는 모두에게 퍼져서 루오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가 날 피해 다니기 시작했을 때.
바로 깨달았다.
아..내게 정나미가 떨어졌구나..
비교적 쌀쌀해진 그의 태도로 인하여 그에 대한 나의 생각도 바뀌었을 거라는 예감은.
날 비웃듯이 완전히 틀렸다.
''아..외로워 뒤지겠네..''
그를 붙잡고싶었다.
그는 날 뭐로 생각했을까..
역시 단순한 섹스상대였구나..
그가 날 모욕한 것은 나에 대한 복수였구나
그는 내가 이 기사단을 떠나길 바라는구나.
그럼..내가 떠나줄게.
너가 욕한 더러운 새x는 이제 없어.
그래서 떠났는데..
너는 날 왜 찾은거야??
너가 그렇게 싫은 티를 내어서..내가 떠난 것이잖아.
이제 와서..

아즈마.
내가 좋아했던..아니..지금도 좋아하는..소년.
그는 내가 싫겠지..
당연한 것을 새삼 부정하게 된다.
내가 그때 그 아이의 심정을 알았더라면..
너는 기사단에 남았고 좀 더 좋았겠지.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을 나는 쉬운 줄 알았다.
그렇지 않아..너무 어려웠어..
너를 기다리는 것은..
그때 파견근무인 줄 알았다.
그래서 기다렸다.
바람 핀 괘씸한 놈이지만..내가 졌다.
그의 페이스에 졌다.
지금은 이긴 것처럼 그에게 허세를 부린 것이다.
내가 그를 깔은 것처럼..
그가 떠나버린 것을 알자마자 밤이 외로웠다.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다.
이성애자다.
그를 제외하면 말이다.
많은 여자를 품었다.
창녀부터 꾀어낸 여자,순진한 소녀.
그의 향을 지우고 싶었다.
성관계 날이면 그의 품에 머리를 박고있으면 나던 그의 달콤한 향기.
일부러 여자들과 관계를 맺을 땐 머리를 그녀들의 품에 박았다.
향수 냄새,여린 살 냄새,화장품 냄새,담배 냄새.
각종 냄새가 났다.
그래도 그와 비슷한 향은 없었다.
아즈마는 담배도 피웠다.
가끔은 관계할 때 담배향을 없애려고 향수도 뿌렸다고 하였다.
그러면 분명히 역한 향일 텐데..
그의 담배향과 섞인 향수향은 지독하였을 것이다.
그것마저 내겐 달달하였다.
어찌 된 것인지는 이미 안다.
내가 그 자식을 좋아했구나.
내가 그와 어울려준 것이 아닌 것이 새삼스레 강하게 느껴졌다.
내가 그를 ㅈㄴ 좋아했구나..
아니..사랑하였다.
ㅁㅊ..그것을 이제야 안 나는 너무나도 멍청하였다.
그 뒤로 그를 엄청 찾았다.
미친듯이 밤낮으로 찾았다.
사람을 매수하고 교통편을 뒤졌다.
유명한 황궁의 기사단의 기사가 나간 것을 아무도 신경을 안 썼을 수가 없다.
2년 간을 미친개처럼 살았다.
찾았단 전서구가 오자 당황했다.
내가 느낀 감정이 당황함이라니..
그를 찾았다는 것은 그를 다시 볼 수 있단 것이었다.
너무 무서웠다.
날 원망할 게 당연하다.
그리 생각하며 어렵사리 나간 것인데..
이거 너무 좋은데?
내 앞에서 떨다니..
내가 무서운 거야?
정말...그런 거야?
나는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휙-.
그는 고개를 돌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하..웃기네?

루오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무서워..
목소리도 안 나와..
제발..누가 도와줘..
휙-.
그때 누군가 날 잡아 뒤로 끌었다.
"루오님,늦어서 죄송합니다."
결국엔..루오의 똘마니구나..
슬쩍 뜬 눈 사이론 루오가 떨고있었다.
분한지 입술도 깨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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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22 22:01 | 조회 : 2,474 목록
작가의 말

예상 내용이랑 완전 다르게 지었네요..(예상 외로 단편 회수가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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