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4)

아이들 중 가장 덩치가 컸던 아이가 손을 높게 치켜 들었다.
그냥 놔두면 저 작은 아이의 몸은 공중으로 날아갈 것이었다.
이들은 어리긴 해도 신의 힘을 갖고 있기에 자칫 힘 조절을 잘못한다면 얼굴이 뭉개지는 것도 일도 아닐 것이었다.
에디스는 빠르게 날아가 그의 팔목을 거칠게 낚아챘다.
12살 아이였던 에디스보단 조금 작았던 아이는 에디스에게 팔목을 잡히자 목청을 높이며 저항했다.

"넌 뭐야?! 이거 안 놔?"
"이거 놓으면 이 애를 때릴 거잖아."

에디스는 맞고만 있던 아이를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
나이가 몇 살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작은 등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키의 어린 아이였다.
아이 주위에 모여있던 아이들이 헛웃음을 쳤다.
물론 그 아이도 함께.

"맞을 짓을 하니까 맞는 거고. 제 3자는 이만 빠져 주시지?"

그의 눈빛이 무섭게 빛났지만 에디스는 전혀 겁 먹지 않았다.
오히려 저 살기 등등하고 경멸의 눈초리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에디스는 속으로 그 이상한 느낌에 대해 의문을 품을 뿐 달리 입을 열지 않았다.
너무나도 태연한 그녀의 모습에 도리어 당황한 건 상대 아이들 쪽이었다.

"맞을 짓을 하니까 때렸다고? 그걸로 폭력이 정당화 되지 않아."

아이가 분노로 얼굴이 붉어진 채 에디스 뒤에 있던 아이를 향해 손가락질 하며 소리쳤다.

"쟨 더럽다고! 쟨 신의 아이가 아니란 말이야! 타락 천사의 아이라고!"

주위가 단 시간에 술렁거렸다.
타락 천사라고 하면, 신계의 규율을 어겨 천사 직을 박탈당하고 인간 계나 마계로 쫓겨난 천사를 말했다.
그라고 신계에서 타락 천사에선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였다.
흔히 말하는 ''일탈자''가 타락 천사였으니까.
타락 천사라는 말에 에디스의 등 뒤에 있던 아이가 흠칫 몸을 떨더니 에디스에게서 떨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에디스가 그 아이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아이는 안절부절 못한 표정으로 에디스를 올려다 보았다.
에디스는 아이가 자신을 보던 말던 신경쓰지 않고 상대 아이들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눈동자 속엔 경멸의 빛이 일순 풍겼다가 사라졌다.

"그게 뭐 어쨌는데?"
"...뭐?"
"그게 너희들이 이 아이를 폭행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잖아."
"하지만...쟤는 타락 천사의......!"

에디스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아이의 손을 잡고 날았다.
아이가 무서운지 짧게 비명을 질렀다.
에디스는 그런 그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었다.
무섭지 않다고 말하듯이.
그들이 도착한 곳은 보건실이었다.
그 곳에는 에디스의 담임 교사인 의술의 여신, 메디치나가 있었다.

"디나 선생님."
"에디스 아니니? 어디 아픈 거니?"

에디스는 고개를 저었다.

"이 애 좀 치료해주세요."

그러자 메디치나의 눈동자가 옆에 있던 아이에게로 옮겨갔다.
그녀의 눈동자가 차갑게 식었지만 에디스는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메디치나는 다시 원래대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누군가한테 맞은 상처구나."
"네. 그러니까 안 아프게 치료해주세요."
"그래. 알겠어."

메디치나가 아이의 어깨에 손을 살포시 올리고 신력을 쓰자 아이의 몸을 두르고 있던 시퍼런 멍들이 사라졌다.
그러자 메디치나는 빠르게 손을 땠다.

"이제 된 건가요, 선생님?"
"그럼~. 이제 다 나았으니 이만 가보렴. 수업 늦겠구나."

애디스는 ''네!'' 힘차게 대답하고 아이의 손을 잡고 보건실을 나왔다.
아이들이 나가자 메디치나는 더러운 것이라도 묻은 양 신력으로 자신의 손을 씻었다.
그리고 인상을 썼다.

"사랑스러운 아이 옆에 왠 벌레가 붙는 군."

메디치나의 본 모습은 절대 상냥한 모습이 아니었다.
상냥하고 다정하다고 한다면 사랑의 여신인 아모르가 적합하였다.
메디치나의 본 성격은 ''인형''이었다.
인형처럼 무표정한 얼굴과 아버지인 케일룸의 의견이 절대적이었다.
그런 그녀가 케일룸이 정한 규율을 어겨 쫓겨난 천사의 아이가 곱게 보일리가 없었다.
메디치나는 서둘러 케일룸에게 보고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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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16 11:42 | 조회 : 1,169 목록
작가의 말
달님이

네~남주 등장이요! 남주의 이름은 다음 편에서 공개 됩니다(그 때까진 비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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