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황녀, 에디스(3)

에디스가 12살이 되던 날, 여느 때처럼 에디스는 자신의 아버지인 황제를 찾아갔다.
오늘은 자신의 생일이니 이따가 홀에 들어갈 때, 황제가 자신을 에스코트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에디스는 자신의 아버지인 황제를 본다는 생각에 잔뜩 들뜬 마음으로 자신의 궁인 황녀궁을 나와 황제궁으로 향했다.
시종장의 말에 따라 황제의 집무실로 향하던 그녀는 조금 열려져 있던 문틈 사이로 황제와 재상이 이야기 하는 걸 듣게 되었다.

".......안 되잖습니까, 폐하?"

'뭐가 말이지?'

"상관 없다. 어차피 그 누가 진심으로 축하해주겠는가."

'뭐를...?'

재상이 복잡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황녀님께서 무척 서운해하실 겁니다."

'응? 나?'

황제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마치 '오늘의 날씨가 참 맑군.' 같이 별 흥미없는 것처럼.

"제국의 황녀이면서 아직도 그런 유치한 장난만 치고 다니는 그 아이를 난 축하해줄 생각이 없다. 어떻게 갈수록 심해지기만 하는지......"

황제가 혀를 찼지만 그 소리는 에디스의 귀에 들릴 수 없었다.
에디스는 눈 앞이 깜깜해짐을 느꼈다.
자신의 딸이 왜 장난을 치는 지 그 이유조차 물은 적이 없으면서.
왜 그녀가 그렇게 행동항 수 밖에 없는지 묻지도 않았으면서.
황제는 에디스가 그간 해왔던 모든 행동을 '유치한 장난'으로 통합해버렸다.
그리고 황제의 말이 이어졌다.

"저렇게 황녀답지 못해서야 원......차라리 딸 하나 없는 편이 더 나았다. 이렇게 내 속을 썩일 바에야......!"

없는 것이 더 나았다니......결국 에디스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에디스는 그대로 황제궁을 뛰쳐 나와 황녀궁으로 향했다.
에디스는 속히 이 곳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었다.
그녀는 달리고 또 달렸다.
오늘 황제가 말한 게 그냥 환청, 꿈이라고 되새기며.
황제께 볼 일이 있다고 나간 황녀가 땀 범벅이 된 채로 들어오자 그녀의 유모인 릴리안이 눈을 크게 떴다.

"황...황녀님? 이게 어떻게 된......!"
"릴리, 미안한데......나 잠시 어머니를 뵈러 다녀와도 될까?"

그녀의 어머니인 유라카 황후의 시신은 황족 공동묘지에 묻혔지만 그녀가 쓰던 곳, 황후궁은 그녀가 썼던 모습 그대로 보전되어 있었다. 릴리안은 에디스를 안쓰럽다는 듯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1시간 정도 있다가 오셔야해요. 오늘 파티의 주인공은 황녀님이시니까요."

에디스는 태연하게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릴리안은 보았다.
그녀의 입가가 파르르, 경련이 일듯 떨리는 것을.

'설마 황제폐하께서 또 화를 내신 걸까?'

걱정스러움에 자신도 함께 나서려고 하자 에디스가 말렸다.

"오늘은 나 혼자 인사드리고 싶어. 여기서 기다려 줘."

릴리안은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지만 기우라 여기고 황녀의 명을 따랐다.
그것이 릴리안이 본 황녀, 에디스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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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0-21 13:18 | 조회 : 962 목록
작가의 말
달님이

모뚜 함께 말해볼까요? "황제 개ㅆ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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