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루프 - 3

"인사 안했다매, 할 말 없어?"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나도 묻고싶었다. 하지만 일을 저지른 너희들에게 물어봐도 아무런 답도 없었던 것만이 사실이였다.

그리고 궁금한 점도 하나 있을것이다. 얘들과 대화를 하면서 일이 이지경이 되었냐고.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금까지 다 짜고 쳤던 것이였다. 이 사실도 충격이였지만, 다른것에 비해 뒤에서 일어난 일이 더 충격적이였다. 뭐 본론으로 다시 가보면 알게 될 것이다.

"어제 니 말 무시나 하지 말라고 우리한테 톡 보냈지? 미안한데, 인사도 안하고 무시했던건 너였어."

"무시? 나는 너희들한테 인사 했다고 몇번이나 말했고 너희는 들은 척도 안하고 내가 인사 안한다 무시한다 뭐라하는데, 도대체 어쩌라는거야? 이렇게 질질 끌거면 도대체 왜 학교에서 얘기하자고 하는건데?"

너희들의 고집불통 때문에 더이상 대화하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어졌다. 이정도면 그냥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 않다는 뜻일텐데, 아니 이럴거면 도대체 왜 얘기하자고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때, 너희에게서 핸드폰이 울렸다. 누구에게 카톡이 왔던건지 슬쩍 보고선 이렇게 얘기했다.

"미안한데, 우리 가봐야 할것 같다. 얘기는 그냥 톡에서 하거나 다음에 얘기해."

도대체 무슨 카톡이 왔던 거였는지 카톡 때문에 그냥 가겠다고 하니까 화가 머리 끝까지 솟아올랐다. 이럴거면 그냥 얘기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너희들의 팔목을 세게 붙잡고 폰을 빼앗으면서 그동안 마음속에 묵혔던 생각들을을 앞에서 대놓고 말했다.

"뭐하는거야? 빨리 폰 내놔."

"이렇게 할거면 그냥 얘기하지 마. 사람 불러놓고 이렇게 가지고 노는게 취미야? 갈거면 최소한 내가 했던 말에 대꾸라도 하고 가던가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는게 정상 아니야? 아니 진짜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는거야?"

"아 그냥 나중에 얘기하자고 폰이나 내놔."

아무리 말해도 너희는 가려고만 했다. 그래서 나는 너희의 핸드폰에 와 있었던 카톡을 확인했다. 그 가톡은 그룹채팅방으로 되어있었고 너희와 어딘가에서 많이 본것 같은 이름인 사람이 그룹채팅방에 있었다. 설마 해서 프로필에 적혀진 전화번호까지 확인했다. 전학을 오기 전에 친하게 지냈던 너였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거지..? 심지어 카톡의 내용은 더 충격적이였다.

.

.

.

- 3월 11일 월

"걔 백퍼 속는다ㅋㅋ 내가 장담해."


"그럼 안속겠냐ㅋㅋㅋㅋ."


"야야야 속았어ㅋㅋㅋㅋ 인사 안했다고 하니까 속았음ㅋㅋ"


"대박 전학 오기 전에도 잘 속더니ㅋㅋ."


"그래서 잘 속는 이유가 있었어ㅋㅋ."


- 3월 13일 수

"야 얘 상태메세지 바꿨는데?

"헐 뭐냐? 장난친건데 그거 가지고 저런다고? 전학가니까 본성 나오는거 보소ㅋㅋㄱ 그냥 카톡파서 얘기해."


"그래서 낼 학교에서 얘기하기로 했음ㅋㅋㅋ"

- 3월 14일 화

"야 어케됐엉??"


"나 근데 지금 너희 동네 근처야"


"왜 읽었는데 대답을 안해??"







"나보고 속았다니..?"


"아 뭐하냐고! 폰 내놔."


"빨리 대답이나 해. 지금까지 너희끼리 짜고 친 거야?"


"....."


"인사 안했다매, 할 말 없어?"


"...."

몇 분간의 정적이 흘렀다. 너희는 끝내 내 말에 대답해주지 않았고 그에 맞게 나도 폰을 주지 않았다. 결국 너희는 포기라도 한듯 돌아갔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친하게 지냈던 너에게서 연락이 왔다.

"마침 연락하려던 참이였는데, 먼저 연락했네."

1
이번 화 신고 2019-08-08 04:18 | 조회 : 951 목록
작가의 말
깜지

흐엉엉ㅠㅠ 휴재 기간을 너무 잡아먹어서 죄송합니다ㅠㅜ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