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어린인형 이야기

-지하 중앙광장



강아지인형:"흐암~졸리다..."

루희:"그러게..어제 일찍 잘 걸 그랬나봐.."

강아지인형:"맞다! 너 아직 달팽이인형 안 만났지?"
-지하
루희:"달팽이인형? 아직 안 만났어..
근데 달팽이인형은 누구야?"

강아지인형:"아...우리한테 가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거든. 가끔 찾아가면 사탕도 주고."

루희:"우와~ 그럼 오늘은 달팽이인형한테 가서
이야기 듣자! 나 이야기 듣는 거 좋아해!"

강아지인형:"우리한텐 아주 중요한 인형이지.
이곳은 우리들의 이야기로 운영되니까.
달팽이인형의 역할은 엄청 중요하거든."

루희:"흠~ 일단 만나러 가보자!"




-달팽이인형의 방


달팽이인형:"응? 안녕~ 오랜만에 손님이네?"

강아지인형:"안녕!"

루희:"우리 이야기 들으러 왔는데..
정말 이야기 들려주는거야?"

달팽이인형:"당연하지! 자 저쪽 의자에 가서 앉아.
금방 따뜻한 코코아랑 오늘 구운 쿠키를
가져올게. 이야기에 간식이 빠지면 안되지!"

(잠시후)

달팽이인형:"자..어디보자~ 어떤 이야기가 좋을까나~?
그래! 너희는 아직 어리니까,
어린인형이야기 동화를 알려줄게!"






-동화part. 어린인형




옛날 옛날 아주 작은 마을에

작고 어린인형이 하나 있었어요.

그 인형은 어른인형과 함께 작은

오두막집에서 살았답니다.


하지만 어린인형은 늘 궁금했어요.

어째서 자신은 이렇게 어린지,

왜 다른인형보다 작은지 말이에요.

그래서 어린인형은 항상 어른인형에게 물었어요.



[왜 나는 이렇게 작아? 왜 나는 이렇게 어려?]
[내가 너무 작아서 다들 날 놀린단 말이야.]
[어른이 되는 법을 알려줘.]

{오, 아가. 그럴 필요 없단다.}
{아직 알 필요는 없단다.}
{나중에. 나중에 알려주마.}
{네 키가 담장너머 사과나무만큼 크면 알려주마.}





너무나도 궁금했던 어린인형은 키가 크기 위해

매일매일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았어요.

그리고 어느새 어린인형은 담장너머에 커다란

사과나무만큼 자랐답니다.



[이제 나는 사과나무 만큼 컸어.]
[키는 컸지만 여전히 난 작아. 여전히 난 어려.]
[어른이 되는 법을 알려줘.]

{오, 아가. 그럴 필요 없단다.}
{아직 알 필요는 없단다.}
{나중에. 나중에 알려주마.}
{네가 20살이 넘는 그 해에 알려주마.}



그 말을 들은 어린인형은 기다렸습니다.

20살이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몇년이 지나자, 어린인형의 나이는 20살을

넘었습니다. 어린인형은 다시 물었습니다.




[난 이제 20살이 넘었어.]
[하지만 여전히 난 작아. 여전히 난 어려.]
[어른이 되는 법을 알려줘.]

{오, 아가. 그럴 필요 없단다.}
{아직 알 필요는 없단다.}
{나중에. 나중에 알려주마.}
{네가 공부를 잘 할만큼 똑똑해지면 알려주마.}



그 말을 들은 어린인형은 실망했습니다.

어린인형은 공부를 잘 할만큼 똑똑해질 뇌가

없었습니다. 만약 이대로 어른이 안되면 어쩌나 싶었습니다.

어린인형은 밤새도록 글을 읽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어린인형은 뇌가 있는만큼 똑똑해졌습니다.

곧장 달려간 어린인형은 다시 물었습니다.



[난 이제 공부를 잘 할만큼 똑똑해졌어.]
[그래도 여전히 난 작아. 여전히 난 어려.]
[이번에는 어른이 되는 방법을 꼭 알려줘.]





{오, 아가. 하지만 괴로울거야.}
{어른이 되면 분명 괴로울거야.}
{어른을 알면 분명 괴로울거야.}

{넌 아직 작아. 넌 아직 어려.}
{너는 아직 알 필요가 없어.}
{너는 몰라도 돼.}

{하지만 네가 묻는다면 나는 알려줄 수 있어.}
{넌 분명 슬플거야. 넌 분명 화날거야.}
{아직 너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아.}

{다 컸을때까지 널 지켜주고 싶어.}
{넌 분명 후회할거야.}
{넌 분명 외로울거야.}

{너희는 아직 너무 작아.}
{너희는 아직 너무 어려.}
{그런건 몰라도 돼.}

{어른들 앞에서 뛰어놀아.}

{너희는 눈물을 참기보다는}
{눈물을 흘릴 나이야.}

{감당할 수 있겠니?}
{그 증오를 이겨낼 수 있겠니?}
{그럴 준비가 되었다면 알려주마.}


잠시 망설이던 어린인형은 대답하였습니다.


[응. 알고싶어. 어른이 되고 싶어.]


그 말을 들은 어른인형은 안심한 듯 말하였습니다.


{그동안 너는 너의 모습조차 보지 않고 살았을거야.}
{서쪽언덕 위에 연못으로 가렴.}
{그러면 네가 원하는 어른의 모습이 너에게 있을거야.}


어린인형은 활짝 웃었습니다.

오랜시간 끝에 드디어 어른이 될 수 있다니!

너무 좋아서 어린인형은 서쪽언덕까지

열심히 뛰고, 달렸습니다.

그리고 어린인형은 서쪽언덕 위에 있는

작은 연못에 자신을 비추어 보았습니다.


[...!]


어린인형은 놀랐습니다.

연못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은

키도 작은 데다가, 주름이 많은 얼굴.

그리고 이미 늙어버린 인형이었으니까요.


어린인형은 더 이상 어리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는 늙은인형이 되어버렸으니까요.

그리고 어린인형은 알았습니다.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른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불쌍한 어린인형! 가엾은 어린인형!

지금까지 자신이 믿어왔던 멋진 어른의 모습이

그런 흉측하고 더러운 모습이었다니!


어린인형은 괴로워하였습니다.

어린인형은 슬퍼하였습니다.

어린인형은 분노하였습니다.

어린인형은 이 감정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진실을 알게 된 어린인형은

그 늙고, 추악한 모습을 한 채

작은 연못에 뛰어들고 맙니다.




불쌍한 어린인형! 가엾은 어린인형!

지금까지 믿어온 모습을, 진실을, 희망을!

전부다 잊은채 물 속에 가라앉아 갑니다.





그렇게 연못에 가라앉은 어린인형은....

자신의 모습도, 가족도, 친구도...

그리고 자신의 감정도...






전부다 잃어버린채 다음 생을 기약합니다..


그땐 부디 어린인형이 아닌 진짜 '어른'으로 태어나길..



Little Doll story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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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1-20 17:56 | 조회 : 1,742 목록
작가의 말
짭짤

여러분이 생각하는 어른은 과연 진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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