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삐에로인형(외전) [열쇠]

모두가 나를 좋아해.
모두가 나를 싫어해.

그런데도 두려워.
이렇게나 무서워.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의 수군거림이 무서워.

너무 오래전에 내 얼굴을 지워서
나 조차도 기억나지 않는 내 얼굴.

너무 오래전에 내 얼굴을 묻어서
나조차도 싫어하는 흉측한 내 모습.

보고싶지 않아.
보여주고 싶지 않아.

그래서 도망갔어.
미안해.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오랫동안 갇혀있었어.

문은 눈 앞에 있지만,
문 손잡이에 키가 닿지를 않아.

나를 보는 사람들의 증오에
질리도록 갇혀있었어.

이제 손잡이에 키는 닿지만,
잠겨있는 문에 열쇠를 잃어버렸어.

나를 보는 아이들의 공포에
계속해서 갇혀있었어.

열쇠를 찾았지만
문을 여는 방법을 몰라.

그래서 계속 갇혀있었어.
미안해.




사람들의 싫어하는 내 모습.
나 조차도 증오해는 내 얼굴.

그래서 삐에로 가면을 썼어.
아무도 내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그래서 내 모습을 감췄어.
너무나도 흉측한 내 얼굴을.

그래서...

그래서 무서웠어.



미안해...













하지만, 난 다시 돌아가지 않아.

예전에 서커스로 돌아가지 않아!

절대로 내 길에 방향을 돌리지 않을거야.

그러니 너희도 내 방향을 바꾸지 마.


사실은 문을 여는 방법을 몰라서
못 열은게 아니야.

문을 여는 방법을 알지만,
무서워서 안 열었어.

이젠 아니야.




난 겁쟁이가 아니야.
난 괴물이 아니야.


역시 내가 돌아올 거라고?
난 여전히 미움받을 거라고?

아니, 너희가 틀렸어!

그건 너희가 겁쟁이라서
내게 하는 말일뿐!




난 겁쟁이가 아니야!

너희 역시 계속 갇혀있어.
나에게 소리치고 있어.

돌아오라고.
도망가지 말라고.


하지만 난
다른 소리를 들었어.

도망가라고.
멀리 멀리 떠나라고.



이젠 당당하게 손에
열쇠를 들고 문앞으로 설거야.

이제 더이상은
괴물취급 받지 않을거야.


키가 닿지 않는다는 건
자신을 위한 핑계일뿐!

열쇠를 잃어버렸다는 건
잊고 싶어서 그랬던 것 뿐!

문을 못 연다는 건
그럴 용기가 없다는 세뇌일뿐!


지금 너희에 손에 열쇠를 쥐어주면
너희는 문을 열 수 있을까?

아니!
문을 여는 방법을 잊어버렸겠지.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았겠지.






겁쟁이는 내가 아니라 너희야.

괴물은 내가 아니라 너희야.

날 그 어두운곳에 쳐넣은 너희야.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그곳에서 나와!

지금이라도 할 수 있어.
어두운 말은 무시해!

지금이라도 시도할 수 있어.
도망치려고 노력해!

문을 열 수 있도록.



그리고 찾았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곳을!

그리고 발견했어!
가족과 친구를 만들 곳을!

그리고 행복해졌어!
우리들의 미래가, 추억이, 기억이!


이제는 우리들이 열 수 있는 문을 찾았어.
우리들이 얻을 수 있는 열쇠를 찾았어.




이곳은 아무도 모르는 인형가게에 지하!
누구든 신경쓰지않는 그런 세상!

아무도 이곳을 알지 못하더라도!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더라도!

괜찮아. 괜찮아.
우리가 기억하면 되니까.




연극이라기엔 진부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Clown doll (Abduction) [key]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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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1-14 15:21 | 조회 : 1,856 목록
작가의 말
짭짤

우리가 기억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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