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하트 8, 이건 스페이드 3...'
한번씩 다 봤다.
"끝!"
"응? 벌써?"
"네!"
"그럼 얘기 해봐."
"네. 하트 8, 스페이드 3, 에이스, 하트 6, 클럽 7..."
"헐...다 맞았어!"
"진짜야?"
웅성웅성.
또 다시 모두 놀란 것 같았다.
난 다 맞춰서 뿌듯했다.
"이제 촬영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래, 하은아. 일주일 후에 방송 나올거야. 꼭 봐!"
"네!"
일주일 후, 방송이 나왔다.
시청률이 10%를 넘었다. 기자들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아빠가 다 막아주었다. 아빠는 정말 대단하다.
그래서 기자들은 '상위 0.00001% 천재 소녀 하은, 그녀는 누구?'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그 방송, 기사 이후 나에겐 어린이모델 요청이 오기 시작했다. 난 아빠한테 해도 되냐고물었고 아빠는 허락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최하은입니다."
"제가 하은이를 모델로 삼은 이유는 유명하기도 하고 얼굴도 너무 예뻐서에요. 이런 아이는 흔치 않거든요."
이 광고는 어린이 옷 광고였다. 옷을 몇십벌을 입어봐야한다고 했다. 아니 중학생일때도 그런적이 없는데 4살짜리가... 그래도 난 보통 4살이 아니니까.
신이 준게 모델능력도 있었나보다. 촬영장은 나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했다.
"잘한다."
"하은이는 못하는게 뭐야?"
"정말 대단하다."
칭찬은 나를 춤추게 한다.
이 광고가 나감으로서 내 이름은 유명세를 탔다.
그리고 간간히 광고도 찍었다. 그러자 나를 아역배우로 출연시키고 싶다는 사람도 많아졌다.
나는 영화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영화 '세자'에 나를 '공주'로 출연시키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난 나가고 싶다고 말하기 위해 전화했다.
뚜루루루ㅡ 뚜루루루ㅡ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하은입니다."
-안녕하세요.
"저 그 영화에 나가고 싶은데요."
-정말요? 정말?
"네."
-하은이가 영화 출연 하겠다고 합니다!
전화기를 떼고 다른분들에게 얘기하는 소리도 작게 들려왔다.
-그럼 내일 오디션 보러 3시까지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디션 보러왔는데요."
"이쪽으로 오세요!"
"자 하은아, 이거 보고 연기하면 된단다."
[흐읍. 아닙니다 저 울지 않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잘못했습니다.]
몇개의 대사를 연기하고 심사위원 같은 분들은 나를 바로 캐스팅하셨다.
근데 왜 대사가 이딴거밖에 없어?
며칠 후 다른 배우들과 연기를 맞추어보는 시간이 왔다.
"안녕하세요."
"안녕, 네가 하은이구나?"
모두들 나를 환영해주었다.
기뻤다.
"자 시작합니다."
나부터 시작이다.
[어머니!]
[가라.]
[어머니 제발!]
[가라고 했다.]
[흐윽...흑...]
[끌고가라.]
[네!]
후우. 어머니 역을 맡은 배우는 '최연하'라는 유명한 배우였다. 연기를 엄청 잘했다. 신이 나에게 능력을 준것과는 다르게, 재능과 노력이 꽃피워낸.
"와 너무 잘한다. 와...."
"대단해!"
"하은이 처음한거 맞아? 눈물도 잘 쏟는데?"
기분 좋다.
[살려주세요! 흐윽.]
[무엇하느냐. 빨리 죽여라!]
[어머니! 흑흑. 어머니 제발 살려주세요!]
[죽여라.]
휘익. 검이 휘둘러지고.
[흡!]
난 죽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하은이 못보겠네."
"너무 잘해줬어."
"하은아 가끔 촬영할때 와줄거지?"
"네!"
두근. 또 그 모습을 본 모든 사람들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안녕히계세요 ."
"잘가 하은아!"
내 역할은 내 오라버니, 그러니까 세자가 분노해서 세자가 왕비의 목을 베고 왕비의 가문도 몰살하기 위해 죽는 역할이랄까. 그리고 왕비 때문에 일찍 철이든 공주.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었던 시간이였지만 참 즐거웠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