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화 _ 가면무도회 (4)

[레이첼x소피아] 잃어버린 품격은 황실에서 찾는다



* GL입니다. GL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 게임소설이여도 레이첼과 소피아의 설정과 성격이 원작(게임)과 다를 수 있음을 사전에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소설 속에서의 레이첼(이름)은 황실의 선택 이벤트에 나와있는 <황실의 품격> 세트, 여캐릭터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제 맘대로 지었습니다.

-

Write. soyee소이

​제 23화 _ 가면무도회 (4)


초대된 손님들은 이 무도회장이 인형의 집이라고 생각하지 못 할 만큼 웅장함과 화려함을 느꼈다.
크게 틀어놓은 클래식 음악이며, 이 곳을 환하게 비추는 샹들리에며, 무도회장답게 넓고, 테이블 위에 온갖 음식들과 음료가 가득했다.


로봇들로 이뤄진 웨이터들과 폴과 그의 부하들이 웨이터들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손님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을 때, 웨이터 중 한 명이 암살자한테 귓속말로 속삭였다.


"형님, 손님들이 왔습니다만, 어느 쪽이 의뢰인이 말씀한 소피아일까요."


그렇다. 황실 인원을 살해하고 소피아를 데리고 오란 의뢰를 받았지만, 어느 쪽이 소피아인지 알 수가 없었다.


"네가 먼저 말했으니까 옆쪽으로 움직이면서 말하는 걸 듣고 와."
"네, 형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곤 그들의 옆쪽으로 슬그머니 이동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척하면서 그들이 하는 대화를 엿들으려고 하눈 것이다.


"소피, 엄청 좋은 곳이다! 그치?"


레이첼이 소피를 보면서 해맑게 웃었다.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속으로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곳에서 암살이 진행될 테니까.
그래도 어쩔 수 없지. 같이 기분 좋은 것처럼 웃을 수밖에.
아직까진 안전하다는 걸 다행으로 여기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옆에서 가만히 듣던 웨이터는 소피아가 연분홍색의 긴 머릿칼에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것을 알았다.
같이 춤을 추자며 유인하듯이 끌고 가면 그 뒤로는 일이 순순히 풀리지 않을까 싶었다.


그는 둘이 걸어간 쪽으로 서둘러 걸어갔다. 구두굽 소리가 뒤쪽에서 들릴 때, 소피아와 레이첼은 뒤돌아봤다.


왜 이쪽으로 오는 거지? 쟁반이나 트레이도 없는 웨이터가 수상했다.
보통 손님이 있는 곳으로 뒤따라온 거면 쟁반이나 트레이를 끌고 오면서 음료나 음식을 권하는 게 당연한데… 그는 그러지 않고 둘에게 도착한 뒤에 멈추었다.


소피아는 이에 의아함을 느끼며 눈을 가늘게 뜨곤,


"…무슨 일이죠?"


딱 봐도 경계하는 고양이 같이 행동했다. 레이첼을 지키듯이 양쪽 팔을 뻗어 옆쪽을 막았다.
이에 레이첼도 소피아의 뒤쪽으로 움직였다.


"손님분이 무척 아름다우셔서 춤을 추고 싶습니다! 가능하겠습니까?"


다른 손님이 제안하는 거면 모를까, 웨이터가 그런 제안을 하다니… 황당했다.
한 때 날카로웠던 눈매가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오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요. 춤을 추고 싶지 않네요. 이만 돌아가 주시겠어요?"


자기 나름대로 저중하게 거절하곤 뒤돌아서 다시 원래 가려던 길로 가려고 했을 때였다.
그가 어떻게 해서든 데려가겠단 듯, 소피아의 팔을 잡았다.


강한 힘이 소피아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가지 않으려고 해도 억지로 끌려갔다. 구두 소리로 인해 마찰이 생겨 바닥에 소음이 생겼다.


"…이거 좀 놓으시죠?"


짜증이 나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해 보아도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소피아는 지금 이렇게 된 것을 후회했다. 자신이 드레스 안에 괴도 복장을 입고 이것을 입었더라면, 괴도일 때 필요한 도구를 들고 왔더라면 이리 끌려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레이첼과 단 둘이 있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이 사람에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싫었다.
미간이 저절로 구겨지고 팔을 빼내려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는 소피아를 중앙 홀로 데리고 왔다. 이 모습을 본 다른 웨이터는 흘러나오고 있던 음악을 다른 것으로 변경했다. 남녀가 추기에 안성맞춤인 왈츠로.


"부디, 저의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저는 이 한 곡이면 충분합니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는 꼭 춤을 추고 싶어하는 것 같고.
이 남자의 말처럼 한 곡만 추고 얼른 레이첼에게로 가야 겠다고 다짐했다.


"…딱 한 곡만이에요. 그 이상은 없다는 걸 명심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이들은 흘러나오는 왈츠에 리듬을 맡기고 춤을 우아하게 추기 시작했다.
춤을 추는 소피아는 마치 한 마리의 백조 같았다. 그만큼 빛났고 아름다웠다.


소피아가 없어질 무렵, 레이첼은 넋이 나간 것처럼 멍한 얼굴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웨이터가 소피아에게 춤을 요청하며 멋대로 끌고 가 버렸으니까.


이에 사라진 그녀처럼 당황해하면서도 정지화면처럼 가만히 있었다. 평상시라면 따지고도 남았을 텐데… 그러지도 못 했다.
자신의 말보다 그의 행동이 앞섰으니까.


답답해서 손을 주먹 쥐고 자신의 가슴을 몇 번이나 두들기고서야 한숨이 나왔고,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소피아랑 같이 있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잖아!
아, 몰라. 몰라. 음식이나 먹으면서 이 스트레스를 풀어야 겠어."


뺨이 크게 부풀려지면서 고개를 옆쪽으로 돌렸다. 팔짱을 끼면서 테이블쪽으로 걸어갔다.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들려오면서 음식이 있는 쪽으로 다와가자 걸음은 멈추었다.
고급스런 음식들이 한가득이기에 자수정 같은 눈동자의 눈빛이 한 차례 반짝였다.


미리 마련되어 있는 접시에 나이프로 케이크 한 조각을 들어올려 낳두었다. 옆에 나란히 놓여진 포크로 잘라서 입 안에 넣었다.
케이크의 달콤한 맛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눈꼬리가 휘어지며 양쪽 손을 얼굴에 갖다대며 행복해했다.


로봇 웨이터가 쟁반을 들고 레이첼쪽으로 다가왔다.
집게로 되어있는 손으로 칵테일이 담긴 유리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손을 얼굴에서 떼고 유리잔을 건네받은 레이첼은 칵테일의 아름다움에 반했다.
자신이 소피아를 좋아하는 마음처럼 분홍색이였다. 이를 알고 분홍색 칵테일로 준 걸까?


아니, 그럴 리는 없다. 웨이터가 알 리가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홍색인 게 썩 마음에 들었다. 눈으로 오래 담아두고 싶어서 빛깔을 바라봤다.


선명히 들어오는 분홍빛. 색이 고와서 마시기에는 아깝다.
경호원들은 이미 다들 테이블에 모여있으면서 음식들을 맛보고 준비해놓은 칵테일도 마셨다.


이를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웨이터는 음악을 담당하는 같은 동료에게 더 크게 하라는 신호를 보냈고, 왈츠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경호원들이 손에 들고 있던 유리잔 여러 개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한 거 번에 들렸다. 하지만 음악소리에 묻혀 쨍그랑 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비명소리가 들릴 법도 한데, 이 독은 괴로움이 느껴지기 보다는 편안하게 잠드는 건가 보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눈꺼풀이 스르륵 감기고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것처럼 깊은 잠에 빠져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음악 소리 때문에 모든 소리가 묻혀 레이첼은 이를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칵테일을 입에 넣으려고 했다.


왈츠는 끝났다. 음악소리가 더 커지고 나서 얼마 안 가서.
그러나 그는 아까전처럼 집요하게 계속 붙잡았다.


"…그쪽이 먼저 잘못하신 거예요."


한숨을 작게 내쉬곤 뾰족한 구두 끝으로 그의 발을 세게 눌렀다. 느껴지는 아픔에 그는 소리를 질렀고, 소피아는 이 틈에 레이첼에게로 가기 위해 드레스 자락을 붙잡고 최대한 뛰어갔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호흡을 고르게 하곤 다시 뛰어가자마자 레이첼이 보였다. 보인 것까진 좋았다.


깨진 유리잔, 바닥으로 흘러진 분홍색 액체, 그 옆에 쓰러진 건장한 체격의 경호원들.
그리고 그녀마저도 칵테일을 마시려고 하고 있었다.


막지 않으면 저들과 똑같이 되고 말 거야!
지금만큼은 필사적으로 막아야 했기에 그녀에게로 다가가 소리쳤다.


"레이, 칵테일 마시지 마!"


너무나도 큰 소리가 그녀에게 들린 탓인지 하던 행동을 멈추고 자신을 쳐다봤다.
얼굴 표정에는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되어 있는 듯 했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그녀가 들고 있던 유리잔을 손으로 쳐냈다.


유리잔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쨍그랑, 소리를 내며 깨졌다.


***


아돌프는 헬기를 타고 상륙하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이런 날에 헬기를 상륙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상륙해서 움직인다고 해도 기류가 불안정해서 이륙에도 무리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바람이 그쳐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나서 바로 실행해 옮기기로 결정을 내렸다.


소피아 공주님께서는 무사히 계실까…….


ⓒ 2020. SongYiNa All Rights Reserved.

0
이번 화 신고 2020-06-22 13:07 | 조회 : 50 목록
작가의 말
soyee소이

주 1회 연재입니다. 1부 완결되어서 블로그에서 Q&A 받아요. :)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