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화 _ 가면무도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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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소설이여도 레이첼과 소피아의 설정과 성격이 원작(게임)과 다를 수 있음을 사전에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소설 속에서의 레이첼(이름)은 황실의 선택 이벤트에 나와있는 <황실의 품격> 세트, 여캐릭터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제 맘대로 지었습니다.
* 소설 첫부분에 서로 옷을 입혀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에 불편함이 있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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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soyee소이

제 20화 _ 가면무도회 (1)


둘 다 어울리면서 멋부릴 수 있는 골랐다. 드레스 룸에 마련되어 있는 피팅 룸으로 들어가 각자 따로 갈아입아려고 했는데, 레이첼이 들어가려는 소피아의 등을 민 다음 자기도 같이 들어갔다.


"……?"


순간, 당황한 소피아는 눈을 크게 뜨고 깜박이며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려던 찰나,
레이첼의 한 마디에 뇌가 정지된 듯이 굳어버렸다.


"우리 서로 옷 입혀줄까?"


혼자 알아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데, 짖궂게 옷 입혀주자는 말에 3초 간 아무 말도 안 했다가 거절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아니. 안 해도 괜찮아."


피팅 룸 안에서 아무 동작도 하지 않았고, 말도 몇 마디 하지 않았고, 그저 가만히 있었는데도 열기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안 그래도 좁은 공간에 사람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라서 그런 걸까.


"레이첼, 덥지 않아?"


후끈후끈하게 자꾸만 올라오는 열기에 한쪽 손으로 부채질하며 그녀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더운 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자신의 드레스는 한쪽 손으로 들고 있으면서 나머지 손으로는 내 드레스를 빼앗으며 씨익 웃었다.


"소피는 여기서 얼른 나가고 싶지?"
"…?"


그건 당연하지 않는가. 엄청 더워죽겠는데. 이러다가 땀까지 흘릴 것 같다.
왜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건 당연한 거 아냐? 더운데."
"그렇다면 말이지~."


자신에게서 빼앗은 드레스를 내 앞으로 내밀면서 다시 또 씨익 웃었다.


"서로 옷 입혀주기 하자~."


에메랄드빛 눈동자에서 반짝이는 눈빛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듯 했다. 이에 싫다고 거절하면서 팔을 뻗어 양손을 앞으로 밀었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할 것인지 물러설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레이첼."
"응?"
"내가 안 한다 해도 할 거지? 네 맘대로?"


레이첼은 아무런 말 없이 침묵을 유지했다. 이렇게 나온다는 건 자신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나 다름없다.


"그래, 그래. 알았어.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
"정말? 무르기 없기다~."


한숨을 푹 내쉬곤 뒤돌았다. 머리를 한쪽으로 정돈해 드레스 지퍼가 보이도록 했다.


"어서 해."


레이첼의 손 끝이 드레스 지퍼에 닿았고, 곧이어 지퍼가 아래로 내려가는 소리에 들렸다.
가녀린 손이 드레스를 붙잡고 천천히 아래로 내린 뒤에 가면무도회에 입고 갈 드레스를 놔두었다.


"소피."


고개를 끄덕이곤 발을 들어 원래 입었던 드레스를 구석에 놔두고, 새로운 드레스에 양쪽 발을 집어넣었다.
레이첼은 그것을 위쪽으로 서서히 올린 뒤, 팔을 집어넣는 부분에서 멈췄다.


이를 알아차린 나는 양쪽 팔을 집어넣었다. 다 올리고 나서 손 끝으로 지퍼를 닫았다. 지퍼를 닫았을 때, 그녀의 손 끝이 맨살에 닿았다.


손 끝만 닿았을 뿐인데 등에서 닭살이 돋았다.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자신의 손이 소피아의 살에 닿았는지 모르고 지금 하는 일에 열중했다. 그러고 난 뒤,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았다.


다 해서 뿌듯함을 느낄 때쯤에 잔뜩 겁이 난 듯 움츠러든 어깨를 보았는지,


"어깨를 당당하게 펴야지!"


레이첼이 양손으로 어깨를 잡고서 폈다. 저절로 어깨가 퍼지고, 피팅 룸에 있는 거울로 본 나의 모습은 당당함과 기품이 넘쳤다.


옷이 날개란 말이 맞는 듯 했다. 이 드레스를 입으니, 공작이 우아하게 활짝 날개를 편 것과도 같았다.


"소피랑 엄청 잘 어울려!"


씨익, 하고 웃으며 말하다가도 거울로 말고 온전히 자신의 눈으로 담고 싶은지 나를 뒤돌게 만들었다.
그러곤 나뭇잎처럼 초록색인 눈동자가 나와 드레스를 쭉 내리훑었다.


"머리에 장식이랑 귀걸이나 목걸이만 하면 더 예쁘겠다. 그치?"


그녀는 말하면서 내 머리와 귀, 목 주변을 어루만졌다. 머리를 만질 때는 몰랐는데, 귀와 목 주변을 만지니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왜 또 이러는 걸까. 또 아픈 걸까. 이제 그만 아프면 좋겠는데…….


마치 빨리 달리기를 한 것마냥, 뭐라도 잘못해서 숨기는 거마냥 심박수가 빨라짐을 느꼈다.


내 심장은 지금 서서히 요동치고 있다. 이런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내가 레이첼을 뒤돌게 했다.


"…이제 내가 해 줄 차례인가."
"응, 그러네."


레이첼도 내가 한 것처럼 똑같이 했고, 나도 그녀가 한 것처럼 똑같이 해 줬다.
레이첼은 아무런 변화나 느낌도 느끼지 못 한 듯 했다. 내심 아쉬웠지만, 이는 밝히지 않았다.


그녀도 나처럼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해변가에 돌아다니는 순수한 소녀 같았다. 여기에서 모자만 쓰면 딱 그랬다.
내 마음의 소리가 입으로 튀어나왔다. 거의 감탄사였지만.


"레이첼이랑 엄청 찰떡이야. 아름답다."
"어머, 정말? 마음에 드네. 후후…. 이제 화장이랑 치장을 마무리하는 데로 갈까?"


피팅 룸과 드레스 룸에서 나와 화장대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곧이어 얼마 안 가 전문인이 들어왔고 우리에게 맞는 화장을 해 주었다.


브러쉬가 얼굴에 닿아 톡톡 건드릴 때마다 간지러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오랜 시간 끝에 끝났고, 끝났다는 말과 함께 악세사리를 들고 오겠다고 해서 잠시 쉬는 시간이 생겼다.


"오래 앉아있는 건 힘드네."


그리 말하면서 레이첼을 쳐다보는데, 익숙해보였다. 나처럼 지쳐보이지도 않았다.


"레이는 안 힘들어…?"
"응. 이 정도는 괜찮아. 황실에서는 익숙하거든."


덤덤한 표정과 말투. 정말 그래보였다. 레이첼은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있길래 저리도 무덤덤해 할까.


오래 서 있고, 돌아다니는 자신과는 달랐다.


그러고보면 그녀도 어엿한 황실 인원이다. 그렇다는 건 나중에 황후가 된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황후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고, 사교계 모임에도 참석할 테지.
나보다 더 오래 앉아있을 만하다. 공부하느라 머리가 복잡할 것 같다.


똑같은 일상은 사람을 익숙하게 만드는 듯 하다.
익숙함 때문에 소중함을 잃어버리기도 한다던데, 레이첼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트레이가 끌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온 사람들은 우리의 드레스와 어울리는 악세사리를 골라주었다.


레이첼에게는 달 모양 귀걸이와 진주목걸이를, 자신에게는 가공된 보석이 박힌 머리핀과 귀걸이를 착용시켰다.
보석색은 푸른색이였다. 사파이어나 아쿠아마린이 연상되는.


"흐음. 이 드레스엔 안 어울리지 않아? 소피에게 한 귀걸이는 빼고 다른 걸로 해 줘요."


소피아는 고개를 내저었다.


"난 이게 좋아. 빼 주지 않아도 돼요."


그래도 레이첼은 마음에 안 드는 것인지 뾰루퉁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내 마음에 드는 것을 해야 자신이 만족하지, 상대방 마음에 드는 것을 하면 상대방의 만족만 생기기 때문에.


치장까지 마친 우리는 각자 고른 구두까지 신었다. 모든 것이 척척 이뤄졌고 완벽했다.


***


한편, 이 둘을 초대한 암살자와 그의 일행은 가면무도회를 주최하기 전 필요한 것이 있었다.
하나는 저멀리서 사람을 쏠 수 있는 저격수였고, 대량의 로봇들을 움직일 거였기에 건전지 여러 개가 필요했다.


그는 가게에 들어가 건전지 여러 개를 한 거 번에 구입한 후, 봉지에 담아서 나왔다.
저격수를 고용하기 위해 또 뒷세계로 들어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고 일처리를 확실히 할 것 같은 남성을 고용했다.


필요한 것도 다 구했겠다, 초대한 손님들이 오기 전에 미리 준비를 끝내야 한다. 이들은 스텔라왕국으로 향했다.


폴은 또 다시 입맛을 다셨다. 한 왕국 내부가 사람들의 시체와 피냄새로 가득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아아~ 이거, 이거 무척 기대되는 걸?"


입가에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


"자, 빠진 게 있나 없나 확인한 다음에 출발하자!"


나와 레이첼은 혹여나 빠진 것이 있는지 확인하다가 한 가지 깜박한 게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초대장.
그 초대장이 없으면 가면무도회에 참석할 수 없다. 갈 준비를 다 했는데 못 갈 순 없지.


이 둘은 서둘러 급하게 초대장을 찾았다. 한참을 찾고 있을 때, 레이첼이 화장대 위에 올려진 초대장을 발견했다.
어서 손으로 낚아챈 뒤, 들고 오다가 구두가 드레스 자락을 밟아버렸다. 그녀의 몸은 앞으로 숙여져 넘어질 뻔 했는데…….


소피아가 이를 빨리 발견하곤 넘어질 뻔한 레이첼을 받쳐주었다.


"내가 빨리 못 봤다면 큰일날 뻔 했네. 예쁜 얼굴과 아름다운 드레스가 엉망이 되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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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5-07 19:34 | 조회 : 102 목록
작가의 말
soyee소이

주 1회 연재입니다. 1부 완결되어서 블로그에서 Q&A 받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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