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화 _ 간질거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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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소설이여도 레이첼과 소피아의 설정과 성격이 원작(게임)과 다를 수 있음을 사전에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소설 속에서의 레이첼(이름)은 황실의 선택 이벤트에 나와있는 <황실의 품격> 세트, 여캐릭터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제 맘대로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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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soyee소이

제 15화 _ 간질거림 (1)


아침이 찾아왔다. 창문 사이로 환하게 비추는 햇님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 소피아와 레이첼은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 둘은 각자 서로를 바라보다가 낯선 모습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럴 만도 했다. 항상 단정하게 고데기로 웨이브를 넣은 머릿카락, 기초화장으로 깔끔하게 정돈이 된 얼굴, 화려하게 치장된 드레스만 입는 모습만 보고 잠자고 일어난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있었다고 해도 그건 레이첼만 그럴 것이다. 레이첼은 소피아를 깨우기 위해 직접 방까지 간 적이 있었기에. 하지만 소피아는 레이첼의 화장기 없는 깨끗한 얼굴과 정돈이 되지 않은 머릿카락, 잠옷차림을 본 적이 없다.


같이 잔 것도 이번이 처음이였다. 서로는 각자의 얼굴을 보다 어색하게 시선을 회피하곤 웃었다. 지금 이 상황을 웃음으로 넘어가려고.
소피아는 레이첼보다 먼저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고 로션을 얼굴에 발랐다. 얼굴이 촉촉해지고 있다.


양치를 하고 샤워실로 들어가 머리를 깜았다. 그녀보다 머리 길이가 길기에 시간은 그만큼 오래 걸렸다.


레이첼은 조금만 더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나태해진다는 걸 알기에 몸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냉장고에는 작은 생수병이 하나 들어가 있었고, 뚜겅을 열어 여러 모금씩 마셨다. 목이 마르는 갈증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냉장고에 다시 집어넣고 훤히 보이는 창문을 지그시 쳐다봤다. 날이 밝았다. 오늘은 기필코 같이 연극을 보러 가리라. 속으로 굳게 다짐하곤 화장실을 쳐다봤다.


"소피, 아직 멀었어?"
"거의 다 했어. 조금만 더 기다려 줘."


곧 이어 화장실에선 드라이기 소리가 들려왔다. 멈추고 나선 무슨 소리가 더 들리더니, 문을 열고 나왔다.
아마 화장실 주변을 정리하느라 그런 것 같아 보였다.


"난 이제 다 했으니까 하러 들어가도 돼."
"응, 알겠어."


레이첼은 바로 들어가서 양치 먼저 한 다음, 세수를 했다. 촉촉하게 로션도 바르고. 그 다음에 머리를 깜았다. 소피아보다 머리가 짧아서 그리 오래 걸러지는 않았다.
그 사이, 소피아는 잠옷에서 원래 입던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자신의 물건들도 다 챙겼다. 레이첼만 다 하면 나갈 준비만 하면 되는 상태다.


레이첼도 다 한 모양인지 나왔다. 벌써 나갈 채비를 다 한 그녀를 보곤 빠르다고 말하며 금방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니야, 천천히 해도 괜찮아."


우리가 늦게 일어났다면 모를까, 일찍 일어나서 괜찮았다. 어제 볼 수 없었던 연극도 볼 수 있다. 오늘 시간은 충분히 많고 넘칠 터였다.


곧 레이첼도 준비를 끝마쳐 조금만 걸어가자 어제 보았던 극장이 보였다. 오늘은 문에 <Open>이라는 펫말이 걸려있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갔다.
매표소에 오늘 하는 연극표 2장을 예매한 뒤, 얼마 안 가 그것을 건네받고 극장 안으로 입장했다.


극장 안은 조용했다. 좌석에 앉은 사람들의 수도 적었다. 아마 일찍 온 듯 했다.


"레이첼, 그 연극 몇 시부터 하는 거야?"


레이첼은 아까 받았던 표를 꺼내 확인해 보니, 오전 9시 거라고 답했다. 극장 안에 있는 시계는 오전 8시를 가리키고 있다. 넉넉하게 온 거긴 해도 너무 서두른 듯 하다.
아직 아침도 먹지 않았던 터였다. 지금 나가서 끼니를 떼우고 다시 들어갈까 싶어 그녀를 쳐다보니,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거렸다.


"왜 그래? 너 답지 않게."
"아냐, 나는 원래부터 나 다웠어!"


조금 발끈하는 포인트의 핀트가 어긋난 것처럼 보이지만, 레이첼의 다른 면모를 알게 된 것 같아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조용할 때도 때론 좋지 않아? 여기에 같이 있자."
"그래, 그러자."


아침은 점심 겸 해서 먹어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어 앉아야 하는 좌석에 가서 착석했다.
극장에 놓인 의자는 푹신했고, 봤을 때 가장 잘 보이는 자리였다.
소피아는 극장 내부를 천천히 살펴보다가 옆에 앉은 레이첼을 보며 이름을 불렀는데,


"레이첼…."


너무 일찔 일어난 탓인지 눈꺼풀이 스르륵 내려왔고 새근새근 자는 소리가 가까이서 들렸다.
차 안에 먼저 잠든 것은 자신이였는데, 지금 이 곳에서는 레이첼이 먼저 잠들었다.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올려 그녀의 머릿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Good Night."


***


레이첼이 깨어났을 때는 연극이 시작되기 15분 전이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각하자마자 옆에 있는 소피아를 보니까 어느샌가 잠들어 있었다.
잠든 소피아를 깨울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보러 왔으니 깨우는 게 맞다고 여겨 어깨를 밀었다.
생각보다 강하게 민 탓인지 눈을 뜨며 놀라는 그녀였다.


"잘 자고 있는데 왜 깨워!"


꽤나 큰 소리였기에 레이첼은 검지를 그녀의 입가에 갖다대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여기는 극장 안이라고.
이에 불쾌함을 느낀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렸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연극 시작 전이고, 다들 각자 할 일을 해서 그런지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조심하고 주의를 한다고 해서 나쁠 것도 없었다.


"…다음부터는 주의할게."
"연극 시작하려면 얼마 안 남았어. 화장실 갈 거면 지금 가."
"아냐, 난 괜찮아. 레이첼은?"
"나도 괜찮아. 그럼 같이 기다리자."


소피아는 고개를 가만히 끄덕이곤 연극이 시작되길 같이 기다렸다.
얼마 안 가 시간은 흘러갔고 막이 올랐다. 보고자 했던 연극이 시작됐다.


연극이 클라이막스를 달려가고 있을 때, 레이첼의 손이 자신의 손을 살짝 스쳤다. 당황해하며 손을 치웠다가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들어왔다.


지금은 잡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첼이 손을 스친 것처럼 용기내서 그녀의 손을 더듬었다. 머리를 쓰다듬었을 때처럼 조심스럽게 붙잡았다.


부끄러웠다. 왜 괜찮단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고.
손을 맞잡은 것이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용기를 내서 붙잡았기 때문일까? 그녀가 좋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설마…….
애써 부정하며 연극에 집중하려던 찰나, 레이첼이 적극적으로 손깍지를 꼈다.
부드러운 손의 촉각이 간질간질 거리는 착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눈이 커다랗게 떠지다가 원상태로 되돌아오면서 심장이 소란스럽게 요동치고 있다.


소피아는 자신만 그럴 거라 생각하겠지만, 이는 그녀 역시 마찬가지이니라.
레이첼도 자신처럼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이 두근거림은 연극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이고, 이 둘은 자신들이 보고 있는 연극에 집중이 되지 않을 것이다.


***


암살자가 초대장을 보내기 위해선 부하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이전에 있던 부하는 잘못으로 인해 자신이 살해해 버렸으니.


이참에 새롭게 만드는 거다. 조직도, 부하도, 모두.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부로 다르다. 명칭을 붙일 것이다.


어떤 이름이 좋을까 고민을 하다 <검은 개>라고 지었다. 앞으로 자신의 조직명은 이렇게 됐다.


"자, 쇼를 시작하기 위한 부하들을 찾으러 가 볼까."


그는 두근거림을 느끼며,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을 법한 뒷세계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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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0-29 16:55 | 조회 : 281 목록
작가의 말
soyee소이

연재는 월간 연재입니다. 11월 29일, 금요일에 다음편이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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