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화 _ 버팀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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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소설이여도 레이첼과 소피아의 설정과 성격이 원작(게임)과 다를 수 있음을 사전에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소설 속에서의 레이첼(이름)은 황실의 선택 이벤트에 나와있는 <황실의 품격> 세트, 여캐릭터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제 맘대로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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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soyee소이

제 14화 _ 버팀목 (3)


차는 릴리스마을 입구에 서 있다가 그녀들이 깬 걸 확인하곤 마을 안까지 들어갔다.
이 왕국의 마을에서 거주하며 생활하는 주민들은 력셔리한 차를 보고 감탄하며, 하나 둘씩 차가 있는 방향을 쳐다보거나 수군수군 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좋은 의미로 서로끼리 말한 거겠지만.


동화스러운 풍경이 차 밖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는 바람에 풍경이 가려졌다. 거기에다가 수다스럽게 떠드는 소리도 같이 들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걸 수도 있겠지만, 소리가 커지는 듯 했다.


"이제 차에서 내릴까?"
"응, 내리자."


레이첼이 차에서 내리고 소피아도 그녀가 내린 방향으로 내리자, 그녀가 손을 뻗었다. 마치 잡으란 듯이.
이에 가볍게 웃으며 내민 손을 꼭 붙잡았다. 이러니까 친구인 데도 연인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둘은 완전히 차에서 내렸고 비서는 그들에게 차를 주차시키고 따로 방을 알아볼 테니, 둘만의 시간을 보내라는 말만 남기고 차를 또 몰았다.
둘만의 시간이란 단어를 보고 서로 이전에 있었던 시간들을 떠올려보았다. 다시 만났던 날부터 자신의 정체가 들통나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화원에도 가고 인형극을 준비하며 보내온 시간들. 전부 하나 하나 다 소중한 시간들이였다.


우리의 만남은, 우리의 시간은 어쩌면 유년시절부터 함께 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우리의 얼굴을 마주보게 되었고 서로 웃었다.


"소피, 배고프지는 않아?"
"그러게. 배고프다. 레스토랑에나 갈까?"
"그래, 가자."


붙잡은 손을 놓지 않고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 걸어갔다. 또각또각 거리는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차 밖에서 보았던 사람들은 그들을 보며 예쁘다느니, 연예인이라느니 자기들끼리 이런 저런 추측을 하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은 무시하고 식당에 도착해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놓여진 메뉴판을 펼치며 뭘 먹을까 얘기를 나누던 도중 레이첼이 생각난 것이 있어 먼저 물었다.


"소피, 차 안에서 무슨 꿈 꾼 거야?"
"어……?"


소피아는 이에 당황해하며 한 발짝 늦은 템포로 대답해 왔다. 아니, 대답이라고는 애매할 수도 있겠다.
그냥 '어.' 이 한 마디로만 말하며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렀으니까. 뭐라 대답해야 좋을까?


"그냥 아무 꿈도 안 꾸었어."


그래, 정말로 아무런 꿈도 꾸지 않았어. 릴리스마을에 오기 전처럼 난 지금도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아마 이는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한테는 고민을 털어놓지 않아서 그러리라.
자신이 이렇게 된 데에도 알아서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레이첼이 아니였다. 소피아가 괴도였을 때 정체를 들켰을 때에도, 저번에 말해주지 않았을 때에도, 지금도 그렇고. 절대 눈치가 감이란 게 없는 것이 아닐 터였다.


"넌 또 회피하는구나."


레이첼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조금만이라도 좋으니, 나에게 의지하며 기대주어도 되는데.
왜 혼자서 끙끙 앓아 애를 쓰려고 하니. 네가 실고 있는 짐을 나눌 수는 없겠니. 너에게 있어 나란 존재는 도대체 뭐야?


이런 말 한 마디도 속으로 삼켜버린 그녀는 턱을 괴며 옆을 응시할 뿐이였다. 소피아는 그녀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고 레이첼이랑 눈을 마주치기 위해 얼굴을 가까이 갖다대었다. 어느샌가 가까워진 소피아의 얼굴에 깜짝 놀란 그녀는 눈을 커다랗게 뜨며 몸을 뒤로 뺐다.


"…뭐, 뭐야! 그렇게 가까이 다가오니까 놀랐잖아!"


레이첼답지 않게 놀라서 소피아는 작게 꺄르륵, 하며 웃었다. 늘 마이페이스를 유지하던 그녀도 이리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때가 있구나, 싶기도 했다.


"널 놀래킬 의도는 없었어. 네가 안 좋아 보이길래."


정말 그랬다. 안 좋아 보였다. 그래서 눈치를 보듯이 눈을 마주치기를 원했다. 조금이라도 안 좋은 기분이 가라앉길 바라서.


"흥, 그게 누구씨 때문인 건 알고는 있고?"


이름을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누군지는 딱 짐작이 갔다. 안 봐도 뻔하지 않는가. 분명 자신일 것이다.


한쪽 손으로는 뺨을 긁적이며, 또 다른 나머지 손으로는 검지를 제외한 손가락을 접고 자신을 가리켰다.
이에 레이첼은 피식, 웃으며 아주 잘 아네, 라고 덧붙였다.


"내가 왜 지금 이런지도 알 것 같아?"
"…아니. 그건 잘 모르겠어."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말해 준다면 고칠 수도 있을 텐데. 물론 사람이 원래 해 오던 것을 고치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걸 알지만.


레이첼은 이걸 솔직히 털어놔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망설이며 입술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그러나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너도 어디 고생 좀 해 보라는 심보로 말하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


"메뉴나 고르자. 여기서 나가면 바로 극장으로 갈 거니까."


극장, 이란 단어에 설렘 반, 공포 반을 느낀 소피아였다.
물론 먼저 극장에 가고 싶다고 말한 것은 자신이기도 했으나,
자신에게 소중한 꿈을 키우게 해 준 곳이면서 괴도 일과 병행하다가 그러지 못 해 꿈을 접게 만든 곳이기도 해서.


하지만 이를 전혀 알지 못 하는 레이첼은 메뉴판을 보며 뭘 먹을 것인지 고민에 잠겼다.
그러다 소피아 쪽을 쳐다보며 물었다.


"소피는 메뉴 골랐어?"
"…어? 아니. 골라야 돼."


생각에 잠기느라 메뉴조차 고르지 못 해 고르려고 한 순간, 레이첼은 웨이터를 불렀다.
웨이터는 우리 둘에게 다가와 물었고, 레이첼은 추천 메뉴를 가리키곤 메뉴판을 건넸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음식을 신중히 고르던 레이첼이였다. 허나 추천 메뉴로 고르는 건 뭔가 이상했다. 왜 그런 거지?
이유가 궁금하여 호기심이 일었고 이는 입에서 질문이 나오게 했다.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 추천 메뉴로 먹어도 괜찮아?"
"응, 괜찮아. 메뉴 고르는 데에 시간이 다 가면 극장에 연극 보러 못 가잖아? 그래서 일부러 추천 메뉴로 고른 거야."


레이첼은 소피아에게 배려를 해 주고 있었다. 비록 같이 연극을 보러 가는 것이기도 했지만, 자신을 위하여 맞춰주고 있는 거였다. 그런 그녀가 내심 고마웠다. 자신은 그러지도 못 하고 있는데…….


고마움이란 감정 때문인지 몸이 먼저 움직였다. 손이 움직여졌다.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잡혀진 손과 소피아의 행동에 또 다시 눈이 크게 떠졌다. 당황한 것이 틀림없었다.


어색해진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먼저 말을 해야 하는데,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상대방에게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가 보다.
속으로 한참동안 우물쭈물 거리자 그녀가 먼저 입을 뗐다.


"응? 왜 그래?"
"그냥 레이가 고마워서. 고마워서 그랬어."


지금 이 말 말고 또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정말 고마워서 그런 거니까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랄 뿐.


"치- 평소에 잘 그러지도 않더니,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래?"
"그러게 말이야. 나도 모르겠어."


오늘이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닌데, 이러다니….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좋다던데, 불길하다던데.


아…. 안 좋다고 생각해 버리니까 진짜 안 좋은 것이 떠올랐다. 기분 좋게 놀러온 날에 이런 기분 나쁜 생각은 버리자. 오늘에 집중하고, 그녀만 생각하자. 그 편이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나을 것이다.


그 사이, 주문시킨 메뉴가 나왔고 서로 음식을 냠냠 먹는 데에 집중했다. 다 먹고 나서 돈을 지불하고 레스토랑에서 나왔다.
레이첼이 말하기를, 이 마을에 오기 위해 극장을 조사했으니 자신만 믿고 따라온단다.


이럴 때는 어린애 같아 보이면서도 어찌 보면 책임감 있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녀만 믿으며 따라오자마자 그리운 극장이 하나 보였다.


"소피가 가고 싶다던 극장이 저기 맞아?"


고개를 가벼이 끄덕였다. 침을 꿀꺽, 하고 삼켰다.


"응. 맞아. 그토록 오고 싶었던 극장이야."


용기를 내어 그녀와 함께 극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건물 밖에 있는 문에는 'Close'라는 문패가 걸려있었다. 문도 잠겨있었다.


"어? 뭐야?"


레이첼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글자와 씨름하는 사이, 소피아는 중얼거렸다.


"레이, 오늘이 무슨 요일이야?"
"응? 당연히 목요일이지!"


이 곳은 목요일마다 연극이 없다. 레이첼에게 아프지 않을 만큼의 딱밤을 날렸다. 이에 아야! 하며 자신을 째려보는 그녀였다.


"이 극장은 목요일엔 연극을 안 해. 그것도 몰랐단 말이야? 난 그것까지 조사하고 온 줄 알았네."


툴툴 거리면서 따지듯이 말하자 레이첼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아! 그렇구나. 미안해. 미처 연극하는 날까지 확인하지 못 했어. 내일 가야 겠는 걸. 방이나 잡아야 겠다."


내일은 금요일이니 문이 열릴 것이다. 그 때는 꼭 재밌게 관람하겠다고 다짐하며, 근처에 예약이 가능한 호텔이 있나 없나 찾기에 바빴다.
그러다가 소피아라면 이 마을에서 연극을 했으니, 공연을 시작하기 전부터 하룻밤 정도는 자고 공연 진행하지 않았을까 싶어 그녀에게 물어봤다.


"소피, 근처에 잘 수 있는 호텔이 있을까?"
"알고 있긴 하지만… 내가 직접 예약한 게 아니라서 잘 모르겠어. 그래도 괜찮겠어, 레이첼?"


하긴. 배우가 예약한다기 보다는, 극장 지배인이 다 해 놓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호텔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가야 한다면 곤란한데….
턱을 괴고 고민에 빠진 레이첼은 폰을 꺼내 집사에게 연락했다. 이럴 땐 집사에게 연락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니라.


잠시 후, 집사는 전화를 받고 나서 용건을 물었다.


"집사. 혹시 말이야. 괜찮으면 호텔에 예약해 줄 수 있을까?"
"갑자기 호텔 말입니까? 연극은 다 보셨습니까?"
"저, 그게……."


그녀는 전화를 받은 상대에게 자초지종을 바로 설명했다. 이에 집사도 고개를 끄덕이곤 호텔을 예약할 테니, 다 하고 나면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통화를 끊고 나서 한동안 이대로 서 있어야 하나 걱정을 하는 동시에 소피아에게 이 소식을 전달해 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곤 방금 전에 했던 얘기를 전달해 주었다.


"그러고보면, 호텔에 필요한 물건들이 다 배치되어 있겠지? 간혹 없는 것도 있던데…."


예를 들면 양치도구나, 클렌징 폼 같이 세면도구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은 필수품이라 없으면 곤란하다.


"가게에 가서 사 올까? 전화가 오려면 시간도 걸릴 텐데."
"그래, 그러자."


24시간 열려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세면도구 2개와 편히 신을 수 있는 슬리퍼 2개를 구입했다. 각자 다른 것이 아닌 똑같은 것으로.
가게에서 빠져나올 때쯤에 집사에게서 연락이 왔고, 근처에 있는 호텔 12층 1206호에 예약을 해 놨다고 전했다.


"고마워! 덕분에 편히 잠들 수 있겠는 걸."
"제 덕분인 걸 알고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집사인 그녀는 진담과 농담을 섞어서 받아쳤다. 이에 웃음이 터져나와 웃었다.
그것을 본 소피아는 뭐 때문에 웃는 건지 궁금했는지 물어봤지만, 끝내 알려주지 않은 채로 예약한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안 가서 그 호텔을 찾았고, 예약해 놓았다고, 호실은 이렇다, 라고 얘기하니 키를 건네받았다.
엘리베이터를 타 12층으로 가서 안내판을 봤다. 오른쪽으로 가면 있는 듯 해서 가 보니, 거의 끝자락에 있는 방이였다.


키로 문을 열어 들어간 뒤, 꽂는 곳에 꽂자 불이 환하게 들어왔다.
소피아는 피곤한 모양인지 침대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많이 피곤했어, 소피?"
"당연히 피곤했지. 레이첼은 안 피곤해?"


레이첼은 말 없이 씨익 웃더니만 양치도구와 세면도구를 들고 화장실로 먼저 들어갔다.
이에 머리를 망치로 한 대 얻어맞는 듯한 감각이 일었다. 선수를 치고 자기 먼저 들어갈 줄이야….


"먼저 들어가는 게 어딨어…!"
"먼저 누운 사람이 누군데~."


화장실에서는 양치하는 소리가 침대까지 다 들렸다. 그저 누운 채로 옆쪽을 쳐다보니, 창문을 통해 별빛이 초롱초롱하게 비추고 있었다. 잠이 물러오는 듯이 눈꺼풀이 스르륵 내려왔다.
그 때, 레이첼이 나와서 자신의 어깨를 밀었다. 일어나서 씻고 자라고 말이다. 그 말에 눈이 번뜩 떠지면서 느릿느릿한 걸음걸이로 화장실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정리를 하지 않아 어질러진 세면대에 있는 도구들을 사용해서 다 씻고 나오자, 레이첼은 이미 잠들어 버린지 오래였다.


이에 피식, 웃으며 그녀의 옆에 누웠다. 나도 금방 잠들었다. 별이 빛나는 밤이다.


***


암살자는 로딘 황실에 가서 죽이는 것 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냈다. 광고 전단지에 나와있는 왕국으로 그들을 초대해 모든 인력들을 처리하는 것이 발견되는 데에도 오래 걸리고, 스릴이 넘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들을 초대하기 위한 초대장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펜으로 글씨를 다 적었다. 이제 이것을 부하에게 보내라고 하고, 맞이할 준비를 하면 끝나는 것이다. 씨익, 웃으며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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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9-29 12:53 | 조회 : 263 목록
작가의 말
soyee소이

아이러브니키 게임 팬픽입니다. 연재는 월간연재입니다. 10월 29일, 화요일에 다음편이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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