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화 _ 버팀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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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소설이여도 레이첼과 소피아의 설정과 성격이 원작(게임)과 다를 수 있음을 사전에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소설 속에서의 레이첼(이름)은 황실의 선택 이벤트에 나와있는 <황실의 품격> 세트, 여캐릭터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제 맘대로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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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soyee소이

제 13화 _ 버팀목 (2)


그가 주운 전단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잘 모를 법한 왕국과 함께 땅에 내동댕이 된 로봇들의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문구는 '잡동사니들만 가득한 곳'이라는 것이였다. 광고인 것을 보면 홍보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 왕국을 홍보하는 내용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였다.


로봇이니까 대부분 건전지가 필요할 것이다. 버려진 이유는 아마 쓸모없어져서 그렇겠지. 사람이든, 로봇이든 버려지는 것은 똑같다.
그래, 자신처럼 쓸모없어져서 버려진 거겠지. 다만, 자신은 그게 아기였을 때 부터고, 로봇은 수명이 다 했을 때라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의 표정에서 쓸쓸함이 묻어져 나왔다.


그러다 쓸데없는 생각을 집어치우고 광고를 빤히 쳐다봤다. 이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 곳을 로딘 황실 인원들을 암살하는 장소로 쓰는 것이다. 굳이 자신의 손을 쓰지 않고 약을 타 영원히 잠들게 하고, 로봇들을 건전지를 갈아끼워 재사용하고, 저격수를 고용해 죽이도록 하자.


"주인공들을 모셔오기 전에 해야 할 일부터 해야 겠군 그래."


물론 암살자가 말하는 주인공들은 소피아와 레이첼임이 틀림없었다. 그는 필요한 준비물부터 사러 갔다. 그 준비물은 건전지와 약이겠지만.


***


소피아는 계속 꿈을 꾸고 있다. 더욱 더 꿈나라에 가 있다가 꾼 꿈은 자신의 유년 시절을 보고 나서 생각에 잠긴 터라 제대로 감상하지 못 했던 방금 전에 나왔던 꿈.


이 꿈에선 자신과 레이첼이 술래잡기를 하며 어린애처럼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다. 이 장면을 보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이만하면 된 것도 같은데. 좋은 추억이였는데.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걸까? 하지만 이제 어른이니까 그러면 안 되는데…….


손을 가슴에 올려놓는다.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지만, 어딘가 아프다. 왜 아픈 거지?
무서워서, 두려워서 심장이 뛰는 거라면 두근두근이 아니라, 쿵쾅쿵쾅 뛰어야 하는데….
아파서 심장이 뛰는 거라면 두근두근이 아니라, 헐떡헐떡 뛰어야 하는데…. 왜 다르게 뛰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아픔에 이 꿈을 꾸는 것이 싫어졌다. 얼른 잠에서 깨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꿈에서 깨지 않고 몸을 이리저리 뒤척일 뿐이였다. 이 아픔도 악몽처럼 사라진다면 좋을 텐데….


하아… 아직은 아플 수 없는데. 레이첼과 같이 있는 순간을 더 만들기 위해서, 레이첼을 지키기 위해선 아프면 안 되는데. 내 모든 것과 바꾼다 해도 그녀만은 내가 지키려고 하니까. 영원히 숨긴다 해도.


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뇌는 오랫동안 간직해야 할 감정처럼 받아들인다.


도대체 이 알 수 없는 감정은 무엇일까. 마치 고요한 바다의 물결에 파동을 일으키는 것 같다.
그리 생각하는 동안 아픔이 사라지고, 떨림이 멈추지 않을 정도로 들려온다. 그것도 심장에서.


펌프질하는 심장이 요동친다. 큰 소리로. 알아달라는 것처럼. 미지의 감정에 눈을 뜨라는 것처럼.


아니, 나는 알아주지도 않을 거고, 이것에 눈을 뜨지도 않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앞날이 좋든, 나쁘든 간에 닫고 있을 것이다. 상황 때문에 그렇다고 핑계를 될 것이다.


그래, 이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자부할 수 있다. 나는 계속 거절할 거니까.


***


"레이첼 공주님, 릴리스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비서가 레이첼에게 보고를 했다. 그 목소리에 잠에서 깬 그녀는 눈이 안 떠지다가 결국엔 떴다.
눈을 양쪽 손으로 비비고 상체를 일으키자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나라, 릴리스마을에 도착해 있었다.


분명 안 잘 거라 생각했었는데, 어느샌가 자신도 소피아와 함께 잠들고 말았다. 자조적인 웃음을 띄웠다. 많이 피곤했었나 보다. 긴장했던 것이 풀렸나 보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물끄럼 쳐다보다가 누구를 잊고 있던 걸 생각해 냈다.


'아! 도착했으니까 소피를 깨워야지.'


아직도 잠들어 있는 소피아의 어깨를 흔들었다. 이에 으음…, 거리며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이자,
이번에도 안 깨워났을 때 사용하는 방법을 이용해 그녀를 깨웠다. 효과는 이전처럼 굉장했다. 단 번에 깨어났다.


그녀가 귀를 막고 눈을 떴다. 사파이어빛 눈동자로 자신을 째릿, 하고 째려봤다. 팔짱을 끼운 것은 덤이였다.


"큰 소리로 깨우지 마, 레이첼! 내 귀는 멀쩡하거든?"
"어머~ 그래? 안 일어날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 않아?"


그녀는 양쪽 뺨을 크게 부풀리며 레이첼은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며 작게 중얼거렸다. 중얼거림이라 해도 여기는 차 안이고, 같이 있는 사람도 고작 2명인 데다가 조용해서 들렸다. 레이첼은 속으로 웃었다.
소피아는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고 투덜거린 거였겠지만 말이다. 이런 그녀가 귀엽게 느껴진 레이첼이였다.


"소피, 내가 소피 마음을 왜 몰라 주겠어? 알아주니까 릴리스마을로 갔고, 도착했잖아."
"……뭐? 정말? 정말로 릴리스마을이라고?"


레이첼이 풍경을 본 것처럼 그녀도 마찬가지로 창문 밖 풍경을 보자마자, 눈을 크게 떴다.
정말 릴리스마을이다. 이 곳은 자신처럼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어딘가 모를 간질거림이 가슴을 타고 흘러내린다. 어쩌면 이 마을이 보고싶고 그리웠을지도 모르겠다.


이 마을에서 배우 생활을 하고 연극이 흥했으니까. 배우로 이름을 날렸으니까.
이 곳 사람들은 날 기억해 주고 있을까? 날 반겨줄까? 괴도인 걸 모르고 기억해주고 반겨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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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8-30 18:24 | 조회 : 328 목록
작가의 말
soyee소이

아이러브니키 게임 팬픽입니다. 연재는 월간연재입니다. 9월 29일, 토요일에 다음편이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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