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화 _ 서로의 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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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소설이여도 레이첼과 소피아의 설정과 성격이 원작(게임)과 다를 수 있음을 사전에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소설 속에서의 레이첼(이름)은 황실의 선택 이벤트에 나와있는 <황실의 품격> 세트, 여캐릭터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제 맘대로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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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soyee소이

제 9화 _ 서로의 꿈 (1)


소피아는 레이첼과 같이 소품들을 정리했다. 그 중에서 들기 힘든 것은 레이첼이 따로 경호원을 불러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정리를 하면서도 아까 전에 자신이 경험했던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았다.


다시 그 순간으로 회상했다. 잊혀지지 않는 만큼 잊고 싶지 않았기에.
마치 그것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사진과도 같았기에.


***


아이들과 선생님의 박수소리와 환호성에 소피아는 마음 속에서 몽글몽글 올라오는 감정을 느꼈다.
살며시 올라온 이 감정은 뭉클함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간 노력한 연습한 날들이 눈 앞에 선명히 나타난 듯 했고, 얼굴 표정이 점차 일그러져갔다.


레이첼도 소피아의 옆에서 그들의 박수소리와 환호성을 들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옆쪽으로 돌려 그녀를 봤다.
소피아의 얼굴이 일그러져 가는 모습을 본 레이첼은 당황했다.


"소피, 괜찮아? 커튼 안으로 들어가 있을래?"


레이첼은 이런 자신을 한 눈에 알아보곤 걱정스러운 눈빛과 표정, 말투로 물었다.
대답도 하지 못할 만큼의 감정이 밀물처럼 들어왔기에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고 얼른 커튼 안으로 들어갔다.


커튼 속에서 크게 우는 소리를 내지 못한 채 숨죽이며 흐느꼈다.


하마트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관객들이 있는 앞에서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어릴 적, <별빛바다>를 연극했을 때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이런 감정까지는 아니였는데.


왜 지금 이런 감정들이 느껴지는 걸까? 마치 한 거 번에 쏟아지는 폭포처럼. 멈추지 않을 기세로.
아무리 노력한 것이 빛을 발한다 해도 왈칵 쏟아질 만큼은 아닌 거 같았는데.


왜일까. 알 수 없다. 그저 울 뿐이다.


레이첼이 자신의 흐느낌이 가라앉는 기미가 보이자마자 커튼을 거뒀다.


"소피… 손님들은 전부 돌아가셨어. 근데 진짜 괜찮아? 정리는 내가 할 테니까 방에서 쉴래?"


같이 준비한 만큼 정리도 같이 하는 게 맞다. 그래서 고개를 내저었다.


"으응, 아니야. 나도 같이 도와야지."


그러는 자신의 눈은 퉁퉁 부어있었다. 여배우의 아름다웠던 얼굴이 눈물로 엉망진창이 된 셈이다.


"으이구, 거울 좀 보고 세수하고 와! 눈이 그게 뭐야?"
"어…? 내 얼굴이 그렇게 안 좋아보여?"
"어!"


너무 심하게 운 탓이였을까. 얼굴에 못난 티가 가득 났나 보다.
가장 예뻐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못났다고 들었다. 원래 기분이 나쁘거나 삐져야 하는 게 맞을 텐데,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얼른 씻고 올 테니까 같이 정리하는 거야. 알았지?"
"그래, 알았어! 그러니까 편히 다녀와."
"응."


소피아는 얼른 무대를 내려와 극장 근처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세면대 앞까지 다가가서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비췄다.


정말 얼굴이 자신이 울었다는 것을 확연히 드러나게 했다.


''정말 심각했구나….''


멍하니 생각하다가 두 손으로 얼굴을 찰싹, 때렸다.
이럴 때가 아니야! 세수를 해야지. 수도꼭지를 틀어 물이 나오게 하고, 어푸어푸 세수를 했다.


휴지로 얼굴에 있는 물기를 제거하고 휴지통에 버렸다.
다시 거울로 쳐다보니, 얼굴에 운 티는 어느 정도 가라앉은 듯 해 보였다.


"좋아. 얼른 가서 도와주자."


극장 내부에 들어가니, 레이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갔는지 한참 극장 안을 돌아다녔다.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아 걱정 반, 두려움 반이였다.


그러다가 다시 무대로 올라갔는데, 커튼이 올라가면서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설마 설마 하고 커튼을 들춰보니, 레이첼이 울고 있었다.


"나한테는 뭐라 하더니, 레이도 같은 꼴이네?"


그녀는 울고 있던 것보다 자신에게 들킨 것이 창피했는지
소피아가 커튼 끝자락을 쥐고 있다가 놓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커튼을 마구 흔들어 놓았다.


"그래도 소용없거든. 울 거면 같이 울던가 할 것이지, 왜 구석진 곳에서 울고 있던 거야?"
"같이 우나, 따로 우나 우는 것은 같잖아. 소피한텐 이런 모습 보이기 싫었어."


툴툴 거리면서도 은근히 말을 다 털어놨다. 이런 모습에 가만히 있다가 머리에 손을 올려 쓰다듬어주었다.


"울지 마. 우리는 잘했잖아. 울면 못한 것처럼 보일 테니까."
"응. 이제 우는 것도 그쳤으니까 슬슬 정리하자."


***


소피아의 회상은 이렇게 끝이 났다. 그러는 사이, 레이첼이 다가와 바로 앞에서 박수를 쳤다.
이에 깜짝 놀라 한 발자국 뒷걸음질했다.


"…뭐야!"
"뭐긴~ 멍하니 있는 것 같아서 장난 좀 쳤지. 그거 마저 정리해. 나랑 경호원이 거의 다 했어."
"뭐…? 벌써…?"


어느새 빨리 끝낸 거지. 분명 같이 정리했을 때만 해도 할 일이 많았는데.
극장 안을 살펴봐도 정리할 것이 남은 것은 지금 자신이 들고 있는 것 뿐이였다.


"내 것도 정리하고 올게. 기다리고 있어."


자신의 것도 마저 끝내고 그녀에게로 갔다. 서로 손을 붙잡고 극장을 빠져나왔다. 이른 아침부터 하다 보니 배는 자연스럽게 고팠다.


둘의 걸음도 식당으로 향할 무렵, 먼저 입을 연 것은 레이첼이였다.


"소피, 우리가 인형극을 무사히 끝냈잖아. 혹시 말이야…."
"그랬는데 혹시 뭐?"


뭔가 다른 인형극을 시도해 보자고 할 셈인가?
그녀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듯 해 보였다.


"소피와 나에게 내리는 보상을 줄까 해."
"……보상?"


뜻밖의 말에 조금은 놀랐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말이였다.
그래도 사람 심리가 보상이라 하면 뭔지 궁금해진다. 그것이 뭔지 궁금해져 시선은 레이첼에게로 이동했다.


"밖에 나갈까 하거든. 어디 가고 싶은 곳 없어?"


딱히 가고 싶은 곳은 없었다. 무사히 돌아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한 번이여도 이미 밖에 나갔는데 또 나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모순인 것 같았다.


황실에 남아있으라는 조건으로 보류했던 조건을 말했던 장본인이 이리 말을 꺼내는 것도 어찌 보면 우스운 일이다.


왜 그녀는 외부로 나가고 싶은 걸까. 저번에 나간 것은 기억에서 지워지기라도 했나.
아니면 늘 있던 이 곳을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은 걸까.


하지만 넌 언제나 자유롭지 않았던가. 유년 시절에도, 현재도, 앞으로 이어질 미래도….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 같아도 전혀 그러지 않다며, 자신에게 늘 툴툴 거리듯이 말하곤 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 보였다. 언제나 레이첼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피아는 그런 그녀와 달리 그러지 않다. 자신의 인생에 자유로움이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적은 수준에 가까웠다. 한정적이였기에 고개를 내저었다.


인형극 속 인어공주가 인어였을 때에는 마음껏 헤엄쳤다.
그러다 보게 된 왕자님을 첫눈에 반해 소중한 목소리 대신 인간이 되는 길을 택했다.


인어공주는 어리석었다면 어러석었다. 그저 그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 셈이니.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도 그를 죽이지 않고 물거품이 되는 길을 택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것. 그것이 그녀의 사랑이었고 사랑법이였다.


그러나 인어공주는 오해하고 있었다. 사랑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맞춰주는 것이다.
그녀처럼 희생이 아니라, 맞춰주는 것. 하지만 지금의 자신과 레이첼의 관계는…….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


아니, 이 관계를 그리 정의 내리고 싶지 않다. 우정이라고 칭하고 싶다. 어릴 적과 지금에서도 변하지 않는 우정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다.


그렇기에 맞춰준다 해도 마지막에는 희생할 것이다.
원래의 목적은 암살자가 들어와 황실에 있는 모든 인원을 암살할 때, 레이첼을 지키는 것이니.


그녀와 같이 있었던 순간이 하나, 둘씩 점점 쌓여가다 보니,
본래의 목적을 잊고 곁에 있을 수 있었던 시간들을 즐기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잠시동안 망각해 버렸다. 다시 목적을 상키시켰다.
실제 정체가 괴도란 사실을 보류하고 황실에 남기로 했던 조건을 허락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였으니까.


소피아는 이것을 기억하기로, 잊지 않기로 결심했다.
잊는 순간, 역할이 반대가 되어 되려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있을 테니.


그것만은 죽게 된다 해도 싫었으니까. 반드시 레이첼을 지킬 것이다.
이것이 소피아의 우정이였고, 우정법이였다.


그래서 슬픈 얼굴과 떨리는 감정을 애써 숨겼다.
특히 그녀에게는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분명 알게 된다면 끝까지 말릴 것이다. 틀림없이 그럴 것을 안다.
물론 말린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그렇다. 하고자 하는 것을 끝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제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 하고 싶은 것을 실행에 옮길 차례다.
적어도 저택을 벗어날 때까지만 마음대로 할 예정이다.


"…아니. 나가고 싶지 않아. 너 혼자 나가."


그냥 기본전환도 할 겸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건 레이첼 혼자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이렇게 거절하고 황실 내부에 있으면서 집사의 연락을 기다리고, 위험 요소를 제거하며 오래 보고 싶은 친구를 곁에서 지켜주고 싶다.


그것이 자신과 그녀의 마지막이라 할지라도.
물거품이 되어버린 공주처럼 된다 할지라도.


레이첼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지 걸음을 멈췄다. 이에 긴장감을 느꼈다. 애써 침착함과 차분함을 유지했다.


"왜 멈춰? 가던 길 가야지."


배고프잖아, 라고 덧붙이며 소피아는 자기만이라도 식당으로 가야 겠다 싶었다.


"정말 안 갈 거야? 앞으로 이런 기회는 잘 없을 거야.
기회가 없어지기 전에 하고 싶었는데… 소피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구나.
넌 항상 숨기는 거 같아. 왜 나한테는 알려주지 않는 거야…?"


소피아는 항상 그랬다. 둘이 만나게 되었을 때도 외면할 뿐,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알고자 했다. 친한 친구의 고민은 곧 나의 고민이기도 하니까.
그런데도 그녀는 이전과 똑같다. 여태껏 보여줬던 말과 행동은 헷갈리게 하는 거였어?
계속 숨기기만 할 거야? 그것만 반복할 거야?
몰랐을 거라 생각했어? 언제라도 알게 될 거란 건 몰랐던 거야?


온갖 생각들이 뇌리 속에 왔다갔다 반복한다. 소용돌이처럼 휘젓는다. 이내 무수한 질문들은 자취를 감춘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 했다. 고개를 돌려 옆쪽을 보니, 레이첼은 고개를 숙이고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아니야. 숨기는 거 없어. 내가 잠시 예민했나 봐. 미안해. 응?"


아이를 타이르는 어조로 말했으나 소용없었다.
가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보니,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할 것 같았다.


어디로 가면 좋을까.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을 반복하다 나온 해답.
릴리스마을에서 <별빛바다>를 연극했던 극장. 그 극장에 가고 싶어졌다.


"…릴리스마을에 있는 극장에 가고 싶어. 내가 솔직하지 못 했어. 정말 미안해, 레이첼."
"…그래? 릴리스 마을이면 며칠 정도 걸려."
"그래도 괜찮아. 레이첼이랑 단 둘이 가는 거니까… 어디라도 좋아."


레이첼이 믿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어도.


그리하여 릴리스마을에 있는 극장으로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지금 우리의 관계는 친구일까, 친구의 선을 넘은 걸까.


ⓒ 2019. SongYiNa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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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7-28 12:33 | 조회 : 319 목록
작가의 말
soyee소이

아이러브니키 게임 팬픽입니다. 연재는 8월달만 주 1회 연재입니다. 8월 8일, 목요일에 다음편이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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