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그러니까, 이걸 왜 쓰고 앉아 있더라..."

알 리가 있나. 소녀는 그저 사고 난 뒤 한 번도 쓰지 않은, 그렇게 보이는 노트를 들고서 아무 단어나 끄적이고 있을 뿐이었다. 참을성이 좋지 않은지 이내 머리를 벅벅 긁어대며 노트를 바닥으로 치웠다. 아니 쳐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새 노트는 아깝게도 구겨졌고 꼴도 보기 싫다는 듯 눈길 하나 주지 않는 그녀는 정말 성격이 나쁜 아이라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참견 일지 모르지만 노트를 선물로 줬던 누군가가 봤다면 아마도 기분 나빠했을 것이다. 불쌍해라... 그러면서도 그녀는 이것을 숨긴다면 화를 낼 것이다. 코 언저리에 앉은 주근깨가, 언제나 빨갛게 달아오른 볼이 그녀를 설명 하고 있다. 아, 그녀가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하지만 알고있다.

그녀가 갈 곳은 어디에도 없다.

0
이번 화 신고 2016-01-08 03:50 | 조회 : 372 목록
작가의 말
챤표

.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