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끝이 붉은 노란 장미

오늘도 너는 형형색색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이 그득한 이곳에 방문하였다.

나는 기다리고 있지 않았던 척 너를 맞이하였다.

너의 어여쁜 미소에 괜시리 긴장이 되어 소매의 단추를 지분거렸다.

아무렇지 않은 척 무표정한 얼굴을 하곤 너의 말에 답하였다.



"야, 이태운 이건 무슨 꽃이냐?"

"뭐"

"이거, 장민가??"

"응, 노란 장미."

"엥 끝이 빨간색인데?"



부모님의 꽃집을 물려받아 운영하게 된 첫날부터 너는 가게 문이 열려있는 날이라면 단 하루도 빠짐없이 꽃집에 들러 내 옆에서 조잘대었다.

어째 학교를 졸업하기 전 보다도 많이 보는 듯한 네 얼굴과 잠시도 쉬지 않고 말을 뱉어내는 네 작은 입술을 보고 신기했지만 기색을 감추고 이어 말했다.



"원래 노란 장민데 끝이 붉게 변한거야."

"헐 그럼 얘도 꽃말 있어?"

"... 사랑으로 변한 우정"

"사랑으로 변한 우정?"

"응"



너는 꽃말도 예쁘다며 그 꽃을 보고 방긋 웃더니 곧 옆에 있던 바이올렛에 관심을 두었다.

바이올렛이 마음에 든 듯 한참을 반짝이는 눈으로 구경을 하는 너를 괜히 씁쓸한 마음으로 쳐다보았다.

'영원한 우정...'



"야! 나 얘 포장해줘"

"뭐, 보라색 꽃?"

"응"



나는 알겠다고 답하곤 바이올렛 몇송이를 꺾어 포장지를 골랐다

고르던 중 자꾸만 끝이 빨간 꽃이 눈에 걸려 결국 여기저기 구경하는 네가 모르게 그 꽃도 몇송이를 꺾어 가져갔다.

예쁘게 포장한 바이올렛을 네가 가기 전에 건넸다.

희고 연한 보라색 꽃들이 섞인 예쁜 꽃다발을 보며 너는 눈을 곱게 접으며 꽃보다 화사하게 웃었다.

꽃다발을 들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뒤돌아 나가려는 너를 보며 끝까지 우물쭈물하다 문을 빠져나가려는 너를 급하게 불러세웠다.



"천유빈!"

"응? 왜 불러"

"이거, 이거 가져가 아까 예쁘다며"



급하게 손에 꽃다발 하나를 더 쥐어주며 너를 쫓아내곤 넓은 보폭으로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와 콩닥이는 가슴을 부여잡고 주저 앉았다.

유빈에게 전한 꽃은 끝이 붉은 노란색의 예쁜 꽃이었다.


🌹
붉은장미 꽃말 - 사랑

노란장미 꽃말 -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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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9-11 03:58 | 조회 : 2,838 목록
작가의 말
식글

사실 이거 그냥 로맨스인 척 학교 글쓰기 공모전에 제출했다가 상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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