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거북
거북이는 언제나 처럼 창문 너머의 이웃집 토끼 총각을 홀린 듯 훔쳐보고 있었다.
토끼 총각과 눈이 마주친지도 모른채 멍하니 방금 씻고 나와 머리와 피부에 물을 머금고 있는 토끼 총각을 바라보던 거북이는 이상하게도 한번도 길게 마주쳐 본 적 없는 그의 붉은 눈과 지독히도 끈적하게 섞이는 자신의 시선을 어렵사리 알아채고는 정신이 든 듯 눈을 크게 떴다.
거북이의 푸른 눈을 끈적하게 쳐다보던 토끼 총각은 곧 동그랗게 커지는 눈을 보고 씨익 웃더니 매우 낮고 색기 넘치게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