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우정이의 과거.

우리가족은 총 5명이다.

나에게는 형 한 명, 여동생 한 명이 있다.

나의 이름은 권우정.

형의 이름은 권우진.

동생의 이름은 권우연.

얼핏보면 닮은것 같은 우리 가족.

하지만 난 안다.

내가 친 아들이 아니란걸.

"엄마, 우리 어디로 이사가요?"

"응? 아~ 우리 우진이 궁금하니?"

"네!"

"저도 궁금해요!"

"너한테는 안물었어. 차안에서 시끄럽게 하지말고 조용히 있어."

".....네."

"아빠! 나 치킨 먹고 싶어!"

"우연이~ 무슨치킨 먹고싶어?"

"정이 오빠가 좋아하는거!"

".....권우정. 좋아하는 치킨이 뭐냐."

"ㅎ,후라이드요..."

"응! 나 후라이드 먹고 싶어!"

"그래, 기다려! 아빠가 시켜줄게."

아빠는 그러곤 나를 찌릿하고 째려보고 갔다.

'시발'

아빤 분명 입모양으로 그렇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싫었던 걸까.

내가 친아들이 아니라고 확신한것은 이때였다.

그날은 늦은 밤.

나는 자다가 목이 말라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마셨다.

그러곤 문 틈새로 불빛이 들어오는 안방이 보였다.

가면 혼날 것 같지만 어쩐지 발걸음이 그쪽으로 옮겨졌다.

"아~진짜.. 여보, 권우정 저 놈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ㅠ"

"그러게나말이야.. 아직 애들이 어려서 말 안하는건데 애들 아니였으면 우정이 저 녀석 그냥 쫒아버려야되는데."

"걍 다 말하고 쫒아내요!"

"그건 안돼. 우연이랑 우성이한테 피해가 갈 수도 있어."

"쳇. 그럼 최대한 빨리 자취시켜요. 내자식도 아닌데 꼴보기 싫어."

"알았어. 내가 잘 해볼게."

그렇다.

역시 나는 친아들이 아닌거였어.

주워온건가.

그날 처음으로 집을 나갔다.

그동안 찬밥신세 당한것도 서러웠는데.

고작 8살 밖에 안된 그 때,

나는 세상의 쓴맛을 알고 말았다.

그래서 그런지 일찍 철이 든것같다.

막막했다.

가출이라고 하기도 뭣하고.

그냥 다시 돌아갈까.

아니.

날 반겨주지도 않는 집으로 가서 뭘 하겠다는 거야.

마침 보이는건 작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생각을 해 보았다.

앞으로 어딜가야하지.

어디서 살아야하지.

뭘 먹어야하지.

구걸이라도 해야하나.

그날은 내 8년 인생중 가장 씁쓸한 날이였다.

깜빡 잠이 졸았는지 눈을 떠보니 우성이형과 우연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정아..."

"정이오빠...어디갔던거야...왜 여깄어... 흑...ㅠ"

뒤에는 이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엄마아빠,아니 아줌마와 아저씨가 서 있었다.

두분은 날 죽일듯이 째려보았다.

그 눈빛이 무서워 고개를 돌렸다.

갑자기 우연이가 펑펑울기 시작하였다.

"흐윽...흐윽 오빠....다시는 나 두고 어디 가디마....흐아앙!!!"

울지마...

니가울면....

난 더욱더 너랑 못 있는다고...

나도 너랑 형이랑 같이 있고싶어...

근데 우린 남매가 아니야...

친남매가 아니라고...

같은 피가 섞이지 않았어...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집으로 향하는 나와 우연이의 마지막 모습이였다.

가던도중 우리는 갑작스럽게 교통사고가 났고

날 지키려던 우연이는 차에 부딫혀 반사신경으로 튕겨나와 땅에 머리가 부딫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나는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유일한 내 편이 나 때문에 희생했다.

엄마와 아빠는 쓰러졌고, 다행히 형의 신고로 두분은 목숨을 구하셨다.

하지만 그후로 나는 차별당하는게 더욱 심해졌다.

하기 싫은 일은 전부다 내게 맡기고 형은 편한일만 시켰다.

나는 어릴적부터 고무장갑없이 설거지를 하였다.

심지어 설거지법을 배운게 아니라 그동안 눈치보이며 설거지하는 모습을 봐온 덕에 할 수 있었다.

못하면 또 뭐라하거나 밥을 안줄게 뻔하니깐.

내손은 부러터지고 못볼정도로 흉하게 변해있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걸까.

이미 이건 아동학대를 넘어선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이 자살시도를 했다고 하면 믿을까.

안믿어도 상관없다.

나는 이미 했으니깐.

그냥 모든걸 포기하고 죽으려 했을때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준건 형이였다.

그날 처음으로 형의 따뜻함과 소중함을 알았다.

항상 내게 무심한것같았는데 사실은 날 걱정하고 있었던게 보였다.

형 덕분에 지금까지 버텨온거다.

그래서 형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내가 더욱더 잘 해야 이 집에서 살아남고 형과 오래 있을 수 있으니깐.

그렇게 결심하고는 잠에 들었다.

1화. 우정이의 과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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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7-31 23:10 | 조회 : 1,971 목록
작가의 말
덕질하는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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