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의 어느 여름날

"윽 이 더운날에 이게 무슨짓이람"

너무 더워서 미칠 것 같았다.

해가 졌는데도한여름의 열대야는 식을 생각이 없는 듯 했고,걸치고있던 얇은 것옷은 이미 벗고 민소매만 남은 뒤였다.

"이게 도데체 무슨 짓이냐고..."

이렇게 더운 여름날 밤,평소랑은 다르게 나는 집에 있지 않았다 .

"민율 얘를 콱. .."

유치원때부터 친구였던 민율이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핸드폰을 주운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민율은 이미 핸드폰을3번이나 잃어버렸기 때문에 엄마한테 들키면 끝장이라며 대신 핸드폰을 받고,

입막음 용으로 사례금을 주고오라는 것이었다.

약속장소는00빌딩3층.

노레방 앞이었다.

"얘는 왜 약속장소를 잡아도 하필..."

문제는 약속장소가 노레방 앞이라는 것이었다.

여기는 학생들만 오는곳이 아닌,제법 알려진 유흥가다. 핸드폰으로 볼때는 몰랐는데 골목이 점점 으슥해져서 괜스레 무서운 것이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않아...삐 소리가 나면"

"이런 썅"

심지어 아까부터 민율네 집 전화가 계속 연결이 안된다.

"설마..."

점점 불안감이 엄습해 오지만 마음을 다잡는다.

민율은 유치원 때부터 친구다.

일부러 자신을 위험하게 할 리가 없다.

그리고...자신은 친구가 민율밖에 없으니 핸드폰을 받아서 돌아오지 않으면 이제 외톨이다.

"띵 3층 입니다."

끼익거리며 불안하게 올라가던 엘리베이터가 멈춰선다.노레방 앞을 보니 어떤 남자가 서있다.

"저기..핸드폰 주인인데요.여기 사례금이랑.."

목소리가 떨리는걸 간신히 참으며 돈봉투를 꺼낸다.

10만원...꽤 액수가 많다.

"니가 민율이야?"

"네 핸드폰 받으러 왔는데요."

순간 남자으 표정이 바뀌면서 내 팔을 잡는다.

"중3이라..풋풋할때네.귀여운 아가씨가 왜 여기 왔을까?"

"어..어?"

놀라서 팔을 빼려는데 그 남자가 팔을 자기쪽으로 잡아당긴다. 아프다.순가 내 몸이 남자쪽으로 다으면서 소름이 끼친다.

"꺄아악"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온 몸이 떨리고 무서워진다. 누가 도와줘.

"헉..헉"

순식간에 계단을 달려 내려왔다.골목을 벗어나 분수대 쪽으로 가니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왔다갔다 하는 연인들과 반짝거리는 조명을보니 마음이 진정된다.

"집으로가야..."

지갑을 본 순간 그곳에 돈을 떨어뜨리고 왔다는걸 깨달았다. 다시 거기 가서 돈을 가져올 생각을 하니 몸서리가 쳐진다.

"내일 민율한태 뭐라고 설명하지..

10만원은 어떻게든 갚아줘야겠다.

민율은 돈에 예민하니까..."

각종 오락실이 있는 유흥가를 뒤로한 체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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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평소와 같이 학교에 도착했다.

그런데...반 분위기가 이상하다.

"김도나 이거 너야?"

같은반 애가 다가와서 폰을 내민다.

보니...어제 내 사진이 담겨있다.

노레방 앞에서 그 남자가 나를 끌어안는 사진.

내가10만원을 들고있는 사진.

옆모습이라 얼굴은 잘 안보이지만 틀림없이 나다.

사진 순서를 바꿔놓으니...완전 내가 원조교제를 하는것처럼 보인다.

"아니...그게..그러니까..."

어제 노레방에 간것도 맞고,돈을 들고있던것도 맞는데 뭐라고 설명해야하지? 나 아니라고 해야하나?

머리가 복잡해지던 찰나

"뭐야 딱 김도나네."

"어제 패북에 올라왔어."

"반박 못하는거 실화?"

하나 둘씩 애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반장 인사해라."

때마침 선생님이 들어왔다.하지만 안심하던 것도 찰나.

"민율은 태국으로 여행간 관계로. 이번주 내내 안온다."

청천병력같은 솔가 들려왔다.

"말도안돼.."

나한테 한번도 여행간다고 말한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내 무죄를 입증해줄 유일한 사람도 없어졌다.

"아침조회 끝. 종례때 보자."

나는 이제 완벽한 외톨이다.

내가 아무잘못이 없다고 해도 믿어줄 사람이 없다.

"헐 민소매봐 .대박..원조교제"

본격적인 마녀사냥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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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5-13 19:58 | 조회 : 783 목록
작가의 말
nic90724818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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