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려한 크리스마스의 축제(1)

커다란 트리 밑에있을 알록달록한 선물상자를 기대하는 아이들. 쉬고싶은 어른들. 크리스마스에 무얼 할지 친구들과 떠드는 학생. 산타할아버지의 흉내를 내는 알바. 각기 다른 사정을 가지고 돌아가는 세상에서 한 남자가 있었다. 머리까지 덮는 흑발의 더벅머리. 밖에는 언제 나가보았는지 알 수 없는 창백한 피부. 어두운 방 안에서 오랫동안 전자기기만을 바라보아 나빠진 시력을 해결하기위한 두꺼운 뿔테안경. 구부정한 허리. 거북목. 다크서클...... 이러한 것들이 그의 일부분이다. 어두침침하고 음산한, 사람들을 꺼려하게 하는 그 특유의 분위기. 한마디로 정리하면, 히키코모리. 다른 말로 니트. 이런 것을 고칠 생각이 없는듯 그의 하루는 매일매일 반복된다.

"아 씨, 여기에서 왜 힐을 안하는건데!"

책상을 주먹으로 쾅! 내리치며 외친다. 손이 조금 빨갛게 물들었다. 작게 욕을 내뱉으며 희고 긴 손으로 머리를 벅벅 문지른다. 아깝게 이벤트용 던전을 깨지 못해서일까, 그의 목소리에서는 많은 분노가 녹아들어 있었다. 지금 책상에 화풀이를 해 보았자 달라질 것은 없다. 잘 알고 있다.

"지금 뭘하고 있는거지"

자기 자신이 한심한듯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내뱉는다. 게임을 다시 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때.

-띠링

문자가 왔을 때 들리는 알람음이 들려왔다. 문자올게 있었나? 아, 맞아! 얼마전에 키보드를 주문했었지. 기대감을 담은 손짓으로 핸드폰 화면을 켰다.

-?즐거운 축제!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으신 분, 놀고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다 하시는 분. 새로운 사람과 만나 가볍게 놀고싶으신 분. 신기하고 아름다운 축제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밑의 링크를 누르시면 자동으로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됩니다.

스팸? 혹시 링크를 누르면 자동으로 돈이 빠져나간다던가 하는 건 아니겠지? 문자를 무시하고 컴퓨터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 돌리려고 했다. 눈치채고 보니 어느새 자신의 손은 링크를 누르고 있었다. 로딩중인 듯 파란색의 원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그리고 떠오른 검은색 화면. 아 뭐야. 역시 스팸이였잖아. 미간을 곱게 구기며 핸드폰을 짜증느럽게 침대위로 던졌다. 그리고, 메세지 하나가 액정위로 떠올랐다.

- ?축하드립니다. 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 - -

새벽 2시쯔음. 달빛이 창문의 틈새로 들어오는 시간. 연속 밤샘으로 충혈된 눈을 비비며 침대로 향했다. 침대위에 있는 핸드폰을 충전 단자에 연결하고 한쪽 구석에 널브러져있는 이불을 끌어와 덮는다. 느긋하게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든다.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눈을 슬며시 떠 보았다. 저 멀리에서 불꽃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고 인형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아니 인형이 돌아다녀? 자신이 잘못 본 것은 아닌지 눈을 비벼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더욱 선명히 보인다는 것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면. 방 안에 자신밖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이 방에 있어도 얻을만한 정보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방문은 탁한 파스텔톤의 보라색이였다. 라일락을 우려낸 차에 우유를 섞은듯한, 그런 색. 깨끗한 은색 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소리도 없이 매끄럽게 열리는 문. 밖으로 나오니 문보다는 보라색이 강한 보들보들한 카펫이 깔려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신겨있는 에나멜 구두에 쓸려 따끔거리는 발목때문에 섬세한 무늬가 그려져 있는 벽지를 감상할 겨를이 없었다.

"안녕! 이 축제에는 처음 와보는 아가니?"

갑작스레 귓가에 들려오는 아이의 목소리에 휙 뒤를 돌아보았다. 목소리의 주인은 초록색 머리의 자그마한 인형. 10센치 정도 되어 보였다. 처음 보는 장소. 이상한 인형. 질문. 답변? 해야하나? 도망치는 것이 답인가? 어떻게 해야하지?

"처음 오는 아가가 맞구나! 많이 혼란스럽지? 이곳은 즐거운 축제야! 꿈의 축제지. 그저 즐겁게 놀다가, 해가 지기 전에 저기 보이는 문으로 나가면 돼!"

초록색 머리의 인형은 창문너머로 보이는 금색의 화려하고 거대한 돔 형태의 문을 가르키며 말했다. 하루동안만 열리는 축제인가? 즐거워보이는 사람들의 미소는 마치 그려낸 것과 같이 밝은 미소였다. 진심으로 즐겁다는 것이 느껴지는 그런 밝은 미소. 조금이라면 놀아도 괜찮을것 같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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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5-13 08:54 | 조회 : 978 목록
작가의 말
모르팀

핸드폰으로 작업하여 오타가 있을 수 있어요!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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