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58화(본편 완결)

“ 너 봤어?”

“ 뭘? ”

“ 아잇!! 그거 있잖아!!! 박성진 토크콘서트!!”

성진이의 결심으로 열리게 된 토크콘서트는 의도하지 않아도 빠르게 사람들의 입 소문으로 퍼져나갔다.
광고라는 발보다도 빠른 것이 말이라는 날개이다.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박성진이 토크 콘서트를 연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광고에 ‘그간을 노래하다 ’ 라는 문구가 있어 사람들은 더욱 그의 콘서트를 가보고 싶게 만드는 호기심을 자아냈다.

아니나 다를까 성진이의 콘서트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되었고, 실시간 검색어에는
‘박성진 토크콘서트’ 관련 내용으로만 구성되어있었다.
다들 몇 번 채널에서 방송되는지 보기 위해 인터넷 앞에서 손을 빠르게 놀렸다.








“ 성진씨 표정이 굳었어요. ”

“ 아, 흠흠.. 좀 긴장이 돼서.. ”

“ 성진씨가 이렇게 긴장하는 모습은 처음보네요. ”
스타일리스트가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내며 성진이에게 옷을 건네주었다.
성진이는 토크 콘서트 티켓이 모두 매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살아오면서 이렇게 긴장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관객이 많고 적고를 떠나 과연 그들이 자신의 말을 믿어줄지에 대한 긴장감이었다.
그의 속을 아는지 스타일리스트는 성진이를 향해 입을 뗐다.

“ 성진씨. ”

“ 네? ”

“ 성진씨가 토크 콘서트에서 진실을 말할지 거짓을 말할지는 저희는 모르는 거예요. 본인이 말하는 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모르는 거죠. 그럼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온 것은 성진씨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거예요. ”

“ ... ”

“ 진실을 고하고 고하지 않음은 타인보다 자신에게 더 힘든 일이에요.
진실을 말해도 문제. 말하지 않아도 나 자신은 알 진실에 힘드니까요. 걱정마세요. 설령 이번 사건으로 악팬들이 욕을 하고 손짓한다고 한들 분명 괜찮을 겁니다. 한 명이라도 당신의 말을 믿는 사람은 반드시 있을 테니까요.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봐온 성진씨의 모습은 저희들이 본 ‘사실’이잖아요. 날 믿는 것은 남 믿는 것보다는 쉬운 일이죠. 저흰 저희가 봐온 성진씨의 ‘사실’을 믿습니다.”

어찌 보면 부담을 심어주는 저 말이 지금은 더 없이 소중하게 들렸다.
성진이는 끄덕이며 감사하다는 의미를 담은 미소를 짓고 마음을 다잡았다.
머리를 단정하게 하고 옷을 여미며 그 어느 때보다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시작하는 순간까지 생각을 정리했다.

“ 성진씨 대기하세요! ”

“ 네 ”

성진이는 대기실 의자에서 일어나 무대 뒤로 돌아가 대기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 저 무대 밖으로 보이는 가득 채워진 관객석, 시끄러운 잦은 소음들도 지금 그에게는 작고 느리며.. 큰 존재로 느껴졌다.

‘ 성진아. ’

포포의 목소리였다.

‘ 뭘 어쩌려고? ’

성진이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했다.

‘ 적어도, 내가 팬들에게 전할 마음은 모두 전할거야. ’

‘ 그걸 왜 하는데?’

‘ 포포 네 말대로, 나는 지금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계속 축복의 힘이 약해지고 있어..어쩌면 이 무대를 끝으로 더 이상 무대에서 전처럼 노래할 수 없을..지도 몰라. 이 무대로 사람들이 더 날 실망할지도 모르지. 그래도.. ’

‘ ..? ’

‘ 뚱뚱하고 못생겼던 성진도, 축복의 힘을 받은 성진도, 결국은 다 나야. ...‘나’라면
그렇게 모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용기’를 가지고 있지 않아. 내 이야기를 들어주려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일지라도.. 내가 생각하는 ‘나’대로.... 나는 노래할거야.. ’

“ 성진씨 올라가세요! ”

“ 네! ”

‘ 차별을 뼈저리게 느껴 나라도 그러지 않기를 다짐하게 만든 내 과거도.., 네가 줬던 축복으로 재능에 대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팬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연예인의 일상도, 사람들이 자리에 와준 지금 이 순간마저도.. ’

성진이는 망설임 없는 걸음으로 무대를 걸어 나갔다.
성진이가 걸어 나온 순간 무대는 순식간에 침묵으로 조용해졌다.

‘ 나는 단 한 번도 축복을 받지 않은 순간이 없어. 고마워 포포. ’

성진이는 마이크 앞에 섰고 조명이 성진이만을 비췄다.
성진이는 무대를 한 번 돌아보다 조용히 입을 떼 고운 목소리를 냈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 박성진입니다. ”

어색한 침묵 속에서 박수소리도, 함성 소리도, 하물며 야유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성진이는 조곤조곤한 말로 이번 스태프 희롱에 대한 글, 그간에 무엇을 했었는지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성진이는 잠깐 말을 멈추다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어찌 보면 상처를 후벼 파야했기 때문이다.

“ 과거. 박성진... 그 부분에 대해서 모든 분들이 당황스러우시고 궁금하실 텐데요. ”

성진이의 무대 뒤 스크린에서 17살의 박성진 얼굴이 떠올라 비췄다.
사람들은 그제야 말을 내뱉었고 경악스럽다는 표현이었다.

“ 먼저.. 이 사진은 제가 17살.. 불과 2년 전 사진입니다. 놀라셨죠? 저 사진의 인물은 제가 맞고 여러분들 앞에 서 있는 저도 동일인물이 맞습니다. 솔직히 실망하신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성진이는 올곧은 시선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 어떻게 본다면..전 두 시선을 모두 받아봤잖아요..? 못생겼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솔직히 굉장히 속상했습니다. 외면적인 부분은 물론 중요한 것이었지만 이 외면으로 한 순간에 입장이 바뀌는 것이 더 없이 괴로웠습니다. 동시에 제 자신에게도 화가 났습니다.
못생겼을 때는 그렇게 자신 없고 왕따를 당하면서도 참았는데, 잘생겨지니 제가 생각할 수 없을 만큼이나 자신감이 생겼어요. 정작 둘 다 나인데.. 나 자신마저도 못생긴 나를 차별하고 있었어요. 나 자신을요. 내게 너무나 미안한 일이었죠.”

성진이는 입 꼬리를 올리며 조금 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그래서, ...말해주고 싶어요. 외면을 안 보고 살 수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마지막엔 자신을 사랑하세요... 제가 여러분들을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램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이 문제 때문에 제게 실망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래도 전.. 저 때의 제 얼굴을 사랑합니다. 저 때의 나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진의 박성진도 지금 앞에 있는 박성진도 같은 저입니다.
모두 소원이 있는 것처럼 잘생겨지고 싶고, 재능도 넘쳐나기를 바랐던 저입니다.
사람들과 평범하게 대화하고 싶고 남들에게 떳떳하고 싶었던.. ”

성진이는 말을 순간 멈추다 숨을 고루고 말을 맺었다.

“ 같은 내면의 저입니다. ”

관객석에 앉은 사람들은 조용히 성진이를 바라보았다.

“ 제가 저를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은 제 소중한 가족들, 제 친구 준우, .. 가끔 모진 순간들, 바라봐준 램프들.. , 믿어준 사람들.. 제 주변에 있어줬던 모든 이들 모든 순간 때문입니다. 제 노래를 들어주셔서, 절 믿어주셔서, 절 바라봐주셔서, 절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

성진이는 그 말을 끝으로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목을 가다듬었다.
다행히 실수 없이 모든 말을 전한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후련했다.
괜히 천장을 바라보기도 하고 입술을 말기도 하며 노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성진이의 첫 곡이었던 ‘신발’의 전주곡이 이 무대의 첫 곡으로 시작을 띄었다.
성진이는 전주가 나오자 관객들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흥을 탔다.

▷「기적의 탑스타 Lv.2」의 능력으로 가창력이 ↑18%상승합니다.◁
▷「기적의 탑스타 Lv.1」의 능력으로 (대)x4 만큼 가창력이 상승합니다.◁
☞가창력 상승 실패. (대)x4의 가창력 버프가 반으로 감소합니다. ☜
▷일정 집중도를 넘었습니다. 가창력이 상승합니다.◁
▷「노래 분위기 메이커Lv.2」의 능력으로 노래의 깊이를 이해합니다. 가창력이 ↑21% 상승합니다.◁
▷관객들의 집중도가 올랐습니다. 가창력이 상승합니다.◁

♬노력이란 말만..- 믿고, 해왔는데♬

이 노래를 부르자 처음 작사했던 순간이 스쳐지나갔다.
함께 작사했던 보민솔 작사님도, 이 노래로 처음 출연했던 ‘더 뮤직’을 떠올리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게 몇 소절을 부르고 있을 때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기적의 탑스타 Lv.3」의 능력으로 가창력이 ↑48%상승합니다.◁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가창력 상승성공. (대)x4 만큼 가창력이 상승합니다.◁

성진이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알림들 속 내용도 놀랄 일이었지만 하나 둘씩 어두웠던 관객석 무대가 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 씩 휴대폰을 들어 성진이의 노래에 맞춰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 작게 시작하더니 점점 그 크기는 커져 전체를 덮을 만큼 커졌다.

♬너무....지, 쳐♬

성진이는 본인의 목소리가 떨림을 느꼈다.
성진이가 결국 등을 돌려 얼굴을 가려야만 했다.
참고 있던 눈물이 한순간에 터지니 주체 할 수 없을 만큼이나 흘러내렸다. 성진이는 멈추기 위해 눈물을 급히 닦았다.
그때 성진이가 부르고 있지 않음에도 ‘신발’의 가사가 들려왔다.

♬ 걷고 걸어- 도착했던, 그 순간을 나는 기억-하죠. ♬

관객들이 ‘신발’을 모두 따라 부르고 있었다.
각각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노래가 성진이에게 그 무엇보다도 좋게 들려왔다.

♬ 너도, 나도 신발을 신고, 각각의 길을 걷고 오늘도 힘내죠.♬

성진이는 눈물이 가득히 맺힌 상태에서 울음을 참으며 노래를 불렀다.
성진이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관객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니 말 그대로 멋지지 않을 수 없었다.
TV앞에 앉은 사람들도 휴대폰, 컴퓨터에 앉은 사람들마저 조용히 따라 부르고 있었다.
그렇게 노래를 마치자 관객들은 성진이를 향해 박수를 보냈고 성진이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야, 완전 좋지 않냐? ”

“ 이번 신곡? 야 말해서 뭐하냐. 개좋지 ”

수다를 떨며 떡볶이를 먹던 여학생 중 한 명이 TV를 가리키며 잔뜩 신이 난 듯
가리켰다.

“ 야야!! 지니 나온다!!”

“ 진짜 저 얼굴은 언제 봐도 보배롭다.”

“ 얼굴만 잘생겼냐? 성격이 잘생겼지 ”

「아, 박성진씨 이번 신곡도 엄청 열풍을 불고 있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
「신인상부터 대상도 받으셨죠? 아- 근데 신인은 아니시지 않나? 기록상으로 그렇다고 해도~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갓성진씨네요. 역시」
「과찬이십니다. 상은 정말 기쁜 일이고, 벌써 몇 개월이 지난 일이지만 토크 콘서트 때 있었던 일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 곡으로 만들게 된 거거든요. 들어주시는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나오지도 않았을 곡입니다.」
「아, 맞죠. 그때 정말 레전드였는데 말입니다. 자 그러면 그때의 감동을 담으셨다는 곡 【축복】 들어 보겠습니다! 뮤직 스타트」

화면에는 밝게 웃음을 짓고 있는 성진이가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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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6-09 00:25 | 조회 : 2,481 목록
작가의 말

마무리가 뭔가 어설프죠? ㅋㅋㅋㅋ 외전 1~2화로 조금 다듬으면서~ 윤현식의 근황과 포포 그리고 조건의 대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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