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13화

크라운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이비스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크라운은 빌을 향해 미세하게 떨려오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 하나에게 건 인장을 풀어 그렇다면 서롤 죽일 일은 없을거야

단순히 네 재미를 위해서 사람을 장난감으로 쓰지 말라고”

빌은 크라운의 마법에 붙잡힌 채로 크라운을 바라보며 눈을 껌뻑였다.

그리고 입꼬릴 소름 끼치게 올려 웃으며 크라운에게 조소를 날렸다.

“ 멜, 아니 아니... 크라운, 생각해봐... 내가 하나에게 건 인장을 풀어버리면 너랑도 싸울 수 없고 무엇이든 허무하게 끝나버리잖아 그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을거야 반대로 내가 하나를 지금 죽이면 ..”

빌은 말을 하다 말고서 크라운의 표정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비스도 순간 크라운에게서 멀어졌다.

크라운은 금안을 번들거리며 자신의 깊고 어두운 마나를 가득 뿜어내고 있었다.

마을 전체를 뒤덮어 가는 크라운의 마나에 빌과 이비스는 오싹해지는 감각을 느꼈다.

빌도 실실 웃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질 만큼 살갗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그만큼 빌을 향한 크라운의 살기가 날카로웠다.

빌은 심장의 박동이 점점 더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 봐봐 이쪽이 훨씬 재미있잖아!! ”

빌이 자신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있던 마법진을 끊고 크라운에게 덤볐다.

무시무시한 스피드였지만 아까와는 달리 크라운은 빌의 손을 막아냈다.

그와 동시에 크라운의 빌의 손목을 비틀어 꺾어 버리자 소름끼치는 소리가 귓가를 강타했다.

빌도 눈을 크게 뜨며 몰려오는 고통에 눈살을 찌푸렸다.

빌이 자신의 손을 부여잡으며 크라운에게 거리를 벌렸다.

그래도 한 때 친구였던 이의 손목을 부러뜨린 것인데 크라운의 눈동자는 흔들림 하나 없었다.

“ 상상이상으로 아프네.. ”

“ 다시 말한다. 하나에게 건 인장을 풀어!.. 풀라고!!......”

크라운이 이를 갈며 입꼬리를 떨었다.

올곧다고 생각했던 크라운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목소리까지 떨려오고 있었다.

“ 난...”

빌이 크라운의 말을 다 듣지 않고 크라운에 볼에 주먹을 강타했다.

그 충격과 동시에 크라운은 강한 충격음을 내며 몸이 붕 떠서 날아갔다.

이비스가 크라운의 뒤에 나타나 크라운을 붙잡았다.

“ 읍..”

이비스는 갑작스럽게 움직인 탓에 약간 힘이 들었다.

속도가 줄어 멈추자 크라운은 입안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맛에 미간을 찌푸렸다.

크라운이 떨려오는 숨을 천천히 내쉬며 무거운 입을 열었다.

“ 친구...와 싸우고 싶지 않다고....”

이제는 친구가 아니라며 곱씹은 크라운이지만 멜이던 시절 단순히 서로 안부 인사라도 할 수 있는 편한 친구가 없던 크라운에게 빌은 사실상 첫 친구였다. 짧은 시간이고 그리 서로 웃음을 주고받을 만큼 친하지 않았지만 싫지 않았던 것은 확실했다.

크라운은 하나를 지키면서 빌의 우정도 다시 세우고 싶다는 과한 욕심을 냈다.

절대로 이루어질리 없는 욕심으로만 가득 찬 희망이었다.

‘친구’라는 말에 빌이 멈칫하며 갈색 눈동자로 크라운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이비스가 그 모습에 눈을 빛내며 희망이 서린 눈동자로 바라보다가

공포가 그녀의 표정에 묻어나왔다.

이비스는 크라운의 허리를 잡고 빠르게 하늘로 올라갔다.

....콰앙!

방금 전 크라운과 이비스가 서있던 자리에 충격음과 함께 땅이 크게 움푹 들어가 구멍이 생겼다. 뿌옇게 번진 모래바람이 금방 사라지자 그 자리에는 빌이 서 있었다.

크라운도 그 모습에 정신을 차리고 공중에 떴다.

빌은 자신이 있던 자리에서 발에 마나를 불어넣어 빠르고 강하게

크라운을 죽일 생각으로 덤벼온 것이다.

이비스가 아니었다면 죽거나 큰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빌이 고개를 들며 크라운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이비스가 크라운을 보며 조용히 불렀다.

“ 크라운.. ”

“ ....”

크라운 또한 이미 자신이 가진 희망이 욕심 덩어리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단념하고 아래쪽으로 몸을 숙였다.

순식간에 빌 앞으로 내려간 크라운은 강화마법을 다리에 걸고 빌의 다리를 걷어찼다.

중심이 무너진 빌의 빈틈을 타서 발로 빌의 복부를 강타했다.

처음 빌의 충격으로 생긴 구멍이 크라운의 공격으로 더욱 깊게 파였다.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음에도 피하지 않은 빌은 입 안에 피를 가득 머금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피 맛과 복부에서 온 강한 타격감에 입이 저절로 열리자

기침과 함께 입 안 가득을 채우고 있던 피가 울컥하고 쏟아져 내렸다.

크라운이 그대로 다음 공격을 주려던 찰나 자신의 어깨를 강타한 마나 덩어리가 보였다.

작은 돌맹이 같은 크기였지만 그 작은 공의 응축된 마나량은 어마어마했다.

간단하게 어깨뼈를 뚫어버린 것은 물론이고 힐을 썼음에도 마나 덩어리가 스치고 간 부분이

아물어지지 않고 상처가 생긴 상태에 변함이 없었다.

어깨에서 욱씬거리는 통증에 쉽게 다음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어느새 자신의 발밑에서 사라진 빌을 찾아 시선을 돌리자 빌이 뒤에서 날카로운 단검을 크라운을 향해 날을 세우자 크라운은 아차 싶었다.

하지만 강한 바람이 빌의 동선을 방해했고 웬만한 바람보다도 강하고 거친 바람에 저절로 빌의 몸이 땅에서 떨어져 크라운에게 멀어졌다.

그 바람을 보며 크라운은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 이비스!.. ”

이비스는 흰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바람을 조종하고 있었다.

지금껏 활발해 보이던 이전에 이비스와 달리 지금의 이비스는 정령들의 위에 선

정령왕의 기품을 가득히 뽐내고 있었다.

“ 2대 1은 비겁한 거 아닌가? ”

빌이 바람을 걷히며 입가에 가득 묻은 피를 소매로 닦아냈다.

크라운은 이렇게 된 이상 빌을 죽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리 선뜻 마음이 서지 않는 이유는 그가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빌이 하나에게 죽으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아서이다.

정말로 그가 크라운을 화나게 해서 재미를 보려는 심산이라면 이미 하나를 죽이고도 남았다.

하나를 죽인다면 인장의 주인의 인장은 저절로 사라지기 마련이지만 그의 배에 보이는

인장은 그가 하나를 죽이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크라운은 또다시 갈등했지만 그에겐 결국 빌을 죽이는 선택지 밖에는 없었다.

“ 이비스, 시간을 끌어줘 내가 마무리를 지을께 ”

크라운의 말에 이비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바람의 정령들은 소환하기 시작했다.

크라운은 마음을 차분히 먹으며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빌은 그 모습에 재차 크라운에게 달려들었지만 이비스가 막았기에 크라운의 털 끝 조차도 닿질 않았다.

‘ 빌을 죽이려면 「메테오」를 써야만 해 그러나 보통 메테오로는 안 된다..

더 강력해야 해...’

크라운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크라운의 주변을 둘러싸는 검푸른 마나가 날카롭게 휘몰아치며 모여왔다.

이비스는 차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신에게 대적한다는 것은 상상이상으로 두려운 일이였다.

이비스의 가는 손가락이 파르르 떨려왔다.

이비스의 마음에 두려움이 가득 차서 넘쳐 흘렀지만 힘을 모으고 있는 크라운을 보며 심호흡했다.

“ 이걸론 날 상처 입히기도 힘들텐데?..”

빌이 이비스를 바라보며 조소를 날렸다.

이비스는 그에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 난 널 죽이는게 목적이 아냐 내 목적은 오직 크라운이 힘을 모으도록 시간을 버는 것

크라운 한테는 절대로 못 가 ”

‘ 반드시 크라운을 지켜야 해.. ’

이비스는 양 손을 말아 쥐며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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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26 01:51 | 조회 : 1,893 목록
작가의 말

오랜만이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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